끝판 대장의 끝판
Lazenca, (둥!둥!) Save Us
Lazenca, (둥!둥!) Save Us
2025년 9월 30일 화요일.
가을은 82년생 동갑내기이자 삼성의 수호신 끝판대장 오승환의 은퇴 경기를 시청했다.
같은 해 태어났다는 자체만으로도 친근함을 느끼는 건 가을뿐일까. 야구를 좋아하는, 특히 삼성 라이온즈를 좋아하는 우리나라의 82년생들은 가을의 마음을 공감할 것이다. 그리고 40대 중반인 가을은 안다. 이 나이가 되면 몸 상태가 어떤지를. 아무리 관리하더라도 2, 30대의 컨디션은 아니라는 것을. 그래서 가을은 그의 말처럼 박수칠 때 떠나지 않고 박수받기 위해 노력하는 그의 모습에 더욱 감명을 받는다. 물론 올 시즌 그의 활약에 큰 상심한 적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잘 해냈으면 하는 간절한 기도빨이 먹히지 않을 때가 많았지만, 가을은 경기장에서 종소리와 함께 그의 등장곡이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웅장해짐을 느꼈다. 가을은 아직 낭만의 시대를 살고 있는 것에 큰 위로를 받는다.
기아 타이거즈와의 경기 9회 초.
종소리와 함께 라팍에 울려 퍼지는 그의 등장곡 "Lazenca, Save Us",
불펜에서 나와 그라운드에 등장하는 그를 향해 존경을 표시한 삼성의 투수들,
마운드에 직접 올라와 그에게 생애 마지막 공을 건네주며 포옹하는 동료이자 감독인 박진만 감독,
대타로 등장하여 그에게 존경을 표한 오랜 벗이자 동료였던 최형우,
그의 마지막 돌직구를 받은 배터리 포수 강민호,
마운드를 내려올 때 그의 마지막을 함께 한 구자욱을 포함한 그의 동료들,
마지막으로, 그의 마지막을 함께 한수만 명의 팬들까지.
이 짧은 순간, 가을을 비롯한 모든 이들에게는 긴 여운으로 남아 있겠지.
5:0 삼성 라이온즈의 승리
그리고 오승환 선수의 은퇴식
그는 9월의 마지막 날, 새롭게 맞이할 10월의 멋진 날을 꿈꾸며 야구 인생에서의 마지막 공을 던졌다.
그의 손을 떠난 공은 불안정하게 포수에게 향했지만 그를 신뢰하는 포수 강민호는 아주 멋지게 캐치했다.
이후 오승환-강민호 배터리는 오승환의 시그니처 세리머니를 하기 위해 마운드와 홈플레이트 사이 어딘가에 만났다. 그의 생애 마지막 오른손과 검지 손가락을 하늘 위로 치켜올렸다.
얼마나 떨렸을까. 실수하지 않기 애썼지만 몸이 굳은 상황에서 제대로 던지기란 쉽지 않았을 터, 하지만 강민호의 멋진 포구는 그에 대한 존경의 표시였을 터.
이처럼 오승환이 새롭게 맞이하는 인생에서도 그의 돌직구와 같은 묵직하면서 강력한 삶이 아닐지라도 마지막 공처럼 가족들은 그의 공을 안정적으로 받아줄 것을 기대하며,
가을은 이렇게 삼성의 끝판 대장, Final Boss 오승환을 떠나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