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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Answer Jul 30. 2020

그곳을 다시 가고 싶다

부부여행단의 이탈리아 여행-피렌체 1편

평범한 일상 속 비범함     


많은 사람들이 자기소개서“취미”란에 여행이라고 쓰곤 한다. 하지만 육아와 직장, 경제적 여건 등의 사정들로 인해 여행을 업(業)으로 그들과 달리 여행을 쉽게 떠나지는 못한다. 

우리 부부도 마찬가지로 선뜻 용기를 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행여나 여행을 갈 기회가 되면 그 시간 동안만큼은 더 뜻깊은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커진다.


그렇게 어려운 여건 속에서 떠난 이번 여행의 행선지는 이탈리아였다. 그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피렌체에서의 추억을 글로 담고자 한다. 

우리는 이곳에서 머물었던 시간 동안 명소를 탐방하기보다는 거리 곳곳에서 느껴지는 피렌체만의 향과 맛, 그리고 멋에 집중했고, 사람들을 기억하려고 애썼다. 

역사와 예술의 혼이 흐르는 피렌체의 감성을 눈과 마음에 담고 싶었다. 


낭만의 도시


우린 베네치아를 떠나 기차를 타고 피렌체에 도착했다. 

다행히 비가 그쳤고 햇살이 도시를 따스하게 비추고 있었다. 

베네치아에서 피렌체로 향하는 기차안에서 본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의 풍경.

여행 내내 궂은 날씨 탓에 움츠렸던 우리 마음도 덩달아 풀렸다.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곧장 숙소로 이동해 짐을 풀고 꿈에서 그리던 피렌체 두오모를 보기 위해 바삐 움직였다. 

피렌체의 산타노벨라 역의 외관 및 역 내 모습

보고 싶은 마음만큼 발걸음도 빨랐다. 하지만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던가. 중세시대의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이곳은 우리에게 미로와 같았고 그 덕분(?)에 골목길에서 한 동안 길을 잃었던 것이다. 

한참을 돌아다녔고 슬슬 지쳐갈 때쯤 별 기대 없이 모퉁이를 돌았다. 

그 순간! 두오모의 상징인 지름 45m의 거대한 주황색 돔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는 14세기에 지어진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웅장한 두오모의 위엄에 압도당했다. 

다가갈수록 우리가 느끼는 경이로움도 함께 커져갔다. 

두오모와의 첫 만남이 너무나 강렬했는지 그때의 기억과 감동이 마치 어제의 일처럼 생생하다. 

피렌체 두오모의 파사드의 모습
피렌체 두오모의 양 측면의 모습
조토의 종탑 모습

한편 이보다 더 잊지 못할 것이 있었으니, 피렌체 골목골목마다 풍기는 분위기가 바로 그것이다. 

강렬하거나 자극적이지는 않지만 은은하게 스며들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향수와 같다. 

우피치 미술관, 두오모, 베키오 궁전, 시뇨리아 광장 등 명소들이 즐비한 이곳을 더 멋스럽게 해주는 양념과도 같았다. 

어쩌면 피렌체를 르네상스의 시작과 예술의 절정에 이르게 한 원동력이었는지도. 

이런저런 생각이 든 채 첫날밤이 지나갔다.

피렌체의 낮과 밤의 골목 풍경들
피렌체 골목 저 멀리서도 보이는 두오모 돔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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