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파란배꼽 Oct 27. 2024

엄마도 그래...

숨고 싶은 그곳

    어느 날, 딸아이가 달려와서 말했다. 

    "엄마~ 나, 엄마 뱃속으로 들어갈 거야."


'한번 그러고 말겠지!' 하고는 넘어갔다. 그런데 너무 자주 그러길래 '왜 그럴까?' 생각했다. 어쩌면 딸아이에게도 슬픈 일, 속상할 일, 억울하고 답답한 일, 그리고 왠지 모를 우울함이 있지 않았을까? 아이라서 그저 행복하고 즐거울 거라는 착각으로 지내온 엄마는 아니었는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할 때쯤, 딸아이가 또 달려왔다. 

    "엄마~ 나, 엄마 뱃속으로 들어갈 거야." 

    "에고~ 우리 딸, 무슨 일 있었어?"

자기 생각을 온전히 전할 수 없는 36개월밖에 안 된 딸아이는 그저 내 치마폭으로 들어오더니 얼굴을 비빌 뿐이었다.



    엄마인 나도 가끔 '엄마 뱃속으로' 들어가고 싶을 때가 있다. 아무것도 모를 때로 돌아가고 싶을 때가 있다. '아내라는 이름'도 '엄마라는 이름'도 잠시 잠깐 내려놓고 싶을 때가 있다. 다른 이들의 삶을 돌아보느라, 결국 나의 흐트러진 삶 하나 바로잡지 못할 때는 더더욱 세상과 단절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 어떤 어려움조차 모르던 시간으로...

#엄마도그래 #감정 #감동에세이 #에세이 #엄마품 #엄마 #표현 #숨고싶은곳 #회귀 #갈망 #소통 #사랑 #우울감 #부모의마음 #아이의감정 #자아탐색 #가족 #가정의이야기 #부모의역할 #엄마의생각 #모성애 #자기회복 #일상 #소중함 #딸아이 #행복 #가족의유대 #부모의사랑 #회귀하고싶은시간 #추억의소중함 #아이와의소통 #공감 #공감에세이 #옥희진 #옥희진작가 #@heejin_ohk



이전 08화 짙은 본드 냄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