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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도슨트 임리나 Sep 14. 2023

문장 제목의 유형들: 평서문, 명령문, 의문문

제목부터 써라 12

제목에는 책의 주제를 명확하게 나타내는 지배적인 단어가 포함되어야 합니다.
인간의 본성을 제목에 넣으면 좋습니다.
실제 생활과 책이 연결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보통 사람의 로맨스, 모험, 즐거움에 대한 욕망을 담아야 합니다.
-홀드먼 줄리어스

처음부터 강조했지만 내가 말하는 제목은 잘 팔리는 제목이 되기 전에 '글을 쓰기 위한' 제목이다.

내가 글쓰기 수업을 하면서 '제목 쓰기'를 강조하게 된 이유는 막연한 글쓰기로 인한 어려움과 또 그로 인한 시간낭비를 줄이기 위해서다.

글을 쓸 때는 분명히 내가 왜 이 글을 써야 하는지 이유가 있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모호하게 두리뭉실하게 쓰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되면 본인도 무슨 글을 썼는지 모르고 또 읽는 사람도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 이유는 글에서 ‘주제’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는 모든 글에는 '주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제가 없는 글은 읽을 때는 재미있을지 몰라도 읽고 난 후에 아무것도 남기지 못한다. 물론 글을 읽고 꼭 무엇인가 남아야 하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독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쉬울 것이다.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투자해서 글을 읽었는데 재미, 감동, 정보 등 어느 하나라도 남지 않는다면 손해를 본 느낌이 난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개인의 시간을 뺏는 것들은 너무 많아졌고, 할 일이 많아졌고 심지어 놀 것도 많아졌다. 그래서 우리는 무언가 이득이 없다면 '시간 낭비'라는 생각을 쉽게 한다. '차라리 그 시간에 잠을 자는 게 낫다'라고까지 생각한다. ‘기회비용’이라는 경제적 용어를 따로 말하지 않더라도 현대인의 생활 속에는 ‘가성비’든 ‘가심비’라는 일상용어가 있지 않은가.


글을 시작하기 어렵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혹은 글을 쓰고 있는 중에 더 이상 쓰기가 어렵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슬쩍 '제목부터 써보라'라고 조언한다. 그러면 의외로 뚝딱 글 한편을 쓰거나 막힌 글이 풀리는 경우를 종종 본다.


'제목'에 대해 유형을 길이로 정리하자면 한 단어. 두 단어, 문장이 있을 수 있다. 이 중에 '문장 제목'이 글을 쓸 때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문장 제목은 말 그대로 문장을 제목으로 쓰는 경우인데 이 경우에도 유형이 있다.

가장 편하게 글을 쓸 수 있는 제목이 '평서문'일 것이다.

에버랜드의 귀염둥이 판다 푸바오 책의 제목은 <<푸바오, 매일매일 행복해>>이다. 공무원 이야기를 쓴 <<90년대생이 온다>>, <<죽어도 떡볶이는 먹고 싶어>>는 죽음과 떡볶이를 연결한 문장으로 사람들에게 제목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요즘에는 <<나는 경비원입니다>> <<나는 고슴도치 엄마 이재은입니다>> 등의 자신을 설명하는 제목도 많이 있다.


또 제목으로 많이 쓰이는 문장은 '명령문'이다.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말하듯이 써라>>, <<사랑하라, 한 번도 사랑받지 않은 것처럼>>, <<생각하라 그리고 부자가 되어라>>, <<단순하게 살아라>>, <<힘든 일을 먼저 하라>>.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이 경우는 제목에 주제도 확실하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정확하다. 그리고 또 즉각적으로 독자에게 행동을 하게 하는 힘이 있다.


세 번째로는 '의문문'이다.

의문문의 경우는 스스로 답을 찾기 어려울 때 제목으로 쓰기 좋다. 글을 써가는 것과 답을 찾는 여정이 동시에 진행될 수도 있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우리의 시간은 공평할까>>, <<나는 어떻게 삶의 해답을 찾는가>>,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제목은 뭐로 하지?>>,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는가>> 등이 있다. 독자에게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좋은 유형이다. 필자가 쓴 <<인어공주는 왜 결혼하지 못했을까?>>는 인어공주 동화에 의문을 던지는 제목으로 남녀관계부문에서 베스트셀러였고 지금까지도 십여년이 넘게 팔리는 스테디셀러이다.


지금까지 "제목부터 써라""에서 다룬 이야기는 글을 쓰기 위한 제목이었고, 글을 다 쓴 후의 제목은 주제도 잘 담아내면서 사람들의 시선을 끌 제목으로 바뀌어야 할 수도 있다. 그때의 제목은 마케팅과 비즈니스의 영역이 된다. 그렇지만 영감은 언제나 작가가 처음 붙인 제목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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