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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도슨트 임리나 Sep 06. 2023

제목에 자주 쓰이는 단어는?

제목부터 써라 11

지혜는....나이에서 저절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교육과 배움에서 나옵니다.
-안톤 체호프


제목에 유독 많이 쓰이는 단어가 있다.

그 이유는 작가와 독자 양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을 텐데 일단 독자 입장에서는 마음이 끌린다는 것이겠고, 작가 입장에서는 최고가 되면 좋겠지만 아니더라도 무난한(중박정도는 하는) 제목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주관적 의견일 수도 있겠지만 제목에 많이 쓰이는 단어 중에 하나는 '수업'이 아닐까 싶다.

어렸을 때 교과서에도 나왔지만 알퐁스 도테의 단편 소설 <마지막 수업>의 영향이었을까. '수업'이라는 단어가 책 제목에서 많이 눈에 띈다.


<<인생수업>>, <<라틴어 수업>>, <<자존감 수업>>, <<엄마 수업>>, <<강신주의 감정 수업>>, <<김미경의 마흔 수업>>, <<작가 수업>>, <<쿠키 한입의 인생수업>>, <<사랑 수업>>, <<배우 수업>>, <<부모 인문학 수업>> , <<초등자존감 수업>>, <<최성애의 행복 수업>>, <<문해력 수업>>, <<외로움 수업>> 등등.


전 연령은 물론이고, 각 분야에서 '수업'이란 단어가 불은 책이 거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제목에서 끝나지 않고 부제에 '수업'이란 단어가 달린 책도 많다.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에는  '살아 있는 이들을 위한 열네 번의 인생 수업'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고,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에는 '숲 속의 현자가 전하는 마지막 인생 수업 '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이쯤 되면 '수업'이란 제목에 붙이는 마법의 단어가 아닐까 싶다.

'인생 수업'이라는 단어로만 검색해도 300권 가까이 책이 나온다.


교육열이 높은 한국이라서일까. '수업'이란 제목을 붙이고 또 사는 이유가.

그러나 나는 교육열에서 한 걸음 더 나가 드는 생각이 있다. 교육열 때문인지 '독학'에 대해서도 동경이 크다.


부모님의 지원을 받아 학교와 학원을 열심히 다니고 좋은 대학에 입학한 경우보다 '독학'으로 합격했다고 했을 때 더 훌륭한 사람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개인이 노력해서 어떤 결과를 얻었을 때는 다 칭찬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싶은데 공부에서만큼은 독학을 더 노력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스포츠는 좋은 감독밑에서 훈련받아 금메달을 따면 감독도 훌륭하다고 해 주는데 말이다.


그렇다면 독학이란 무엇인가?

독학은 혼자 공부를 하는 것이지만, 사람에게서 배우지 않고 '책'으로 공부하는 것이다. 책도 없이 과연 독학이 어떻게 가능하단 말인가. 하긴 요즘이라면 인강도 독학의 개념이라고도 하지만 예전에는 오로지 책이었다. 그래서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독학'에는 책이 빠질 수가 없다.


그래서일 것이다.

공부를 한다고 생각하면 수업을 등록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 비슷한 숫자로 책을 구입할 것이다. 아니 책부터 구입하고 혼자 할만한지 가늠해 보고 어렵다고 생각하면 그다음에 수업을 찾아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런 독특한 한국 문화에서 '수업'은 제목에 자주 쓰이는 단어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직 '수업'이란 제목을 써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전에 말한 부제를 바꿔서 '막힌 글이 술술 풀리는 29가지 수업'으로 하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책을 마칠 때쯤이면 과연 이 책의 제목은 무엇이 될지... 부제와 제목이 바뀔 수도 있으니 말이다.

제목을 고민하고 있다면 '수업'이 들어갈만한가 한 번쯤 심사숙고해보는 게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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