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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원한 바람 Feb 03. 2023

잠깐 도쿄에 다녀왔다

꿈꾸던 것을 즉시 실행할 수 있다는 것

 우연히 오사카의 사는 사람들 유튜브를 보다가 일본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몇 편을 몰아보다가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일본 어디를 갈까 도시를 정하고, 계획을 세웠다. 2 주 후에는 숙소를 예약하고, 항공권을 잇따라 예약했다.

 

일본은 뭐 바로 옆인데 뭘 이라는 생각도 할 수 있겠지만, 두 아이를 데리고 한국, 싱가포르에서 휴가와 재택근무를 해야 하는 일정에 간신히 끼워 넣은 여행이었다. 게다가 아이들을 부모님께 맡기고 간다는 야심 찬 계획이었다.


 그리고 이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사실 그게 어디든 갑자기 계획하고 아이들과 떨어져서 여행을 간다는 생각 자체가 큰 설렘을 주었고 내가 아주 자유로운 삶을 살고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했다. 이런 기분을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고, 그냥 자연스럽게 며칠 놀다 올게라는 애매모호한 말로 부모님과 아이들에게 통보를 하고, 넌지시 조금 시간이 지난 후에 도쿄 간다고 말을 흘렸다.


 속으로는 키득키득 신나는 감정이 차올랐다. 며칠 안되지만, 그렇게 먼 곳도 아니지만, 충동에서 시작된 작은 여행이지만, 하고 싶은 일을 즉시 실행에 옮길 수 있다는 그 사실 자체가 주는 기쁨이 컸다.


 내가 모르는 언어만 들리는 낯선 세상에서의 일상은 감각을 새롭게 일깨웠고 그런 자극만으로도 이 여행의 의미는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아침마다 이방인이면서 또 현지인처럼 보이고 싶은 이상한 마음으로 옷을 입고, 저녁 늦게까지 세상 여유로운 사람인 것처럼 거리를 걸었다. 


새로운 곳을 아무렇지도 않게 탐험하던 젊은 시절처럼, 언제든 하고 싶은 것은 뭐든지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된 것 처럼 도쿄를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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