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직장인들 사이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는 '노벨문학상'과 '한강' 일 것이다. 오죽하면 종로구에 사는 지인은 한강 작가와 행정구역으로 같은 구區에 산다는 이유만으로도 뿌듯해할 정도이니깐. 그렇다면, 내가 또 숟가락을 얹을 수 있지 않을까?
네가 먼데?라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하겠다.
"행정구역 상으로는 한강 작가님 바로 옆 구區인 서대문구에 살고 있으며(광의의 '이웃사촌' 개념), 출퇴근할 때마다 매일 한강漢江을 건너며 하루에 최소 2번 이상 한강을 보고있다. 무엇보다, 문학을 동경하는 꼰대 직장인이다."
이 정도로 숟가락을 얹는 타당성을 스스로 부여하며, 평범한 직장인이 잡담 활용을 위해 필요한 소소한 정보 및 꿀팁을 몇 가지 전한다.
한강漢江. (위쪽 왼쪽) 지난 주말에 난지 공원에서 찍은 한강 (위쪽 오른쪽) 롯데타워에서 찍은 한강 (아래) 출근길에 찍은 한강
(존경하지만 글의 흐름을 위해, 이하 존칭 생략)
1. 노벨상
-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알프레드 베르나르드 노벨(1833~96, Alfred Bernhard Nobel)이 기부한 유산 3100만 크로나를 기금으로 하여 노벨재단이 설립된 후 1901년부터 매년 인류의 복지에 공헌한 사람이나 단체에게 수여되는 상
- 노벨은 사망 1년 전 재산을 헌납한 후 5개 부문(평화, 문학, 물리학, 화학, 생리·의학, *경제학은 1969년 추가)에 걸쳐 전년도 인류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들에게 매년 상을 수여하라는 유언장을 남김.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 노벨이 노벨상을 만든 이유로는 다이너마이트가 군사적으로 이용되는 것에 대해 회의감을 느껴, 인류에 어떤 식으로든 공헌하고자 유산을 기부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함.
- 일설에는 1888년 알프레드 노벨의 형인 루드비그 노벨이 사망했을 때 한 신문에서 실수로 알프레드 노벨이 사망했다고 기사를 실었는데, 그 기사에 노벨을 '죽음의 상인'이라 지칭했고, 이에 충격을 받은 동생 노벨이 자신의 사후 이미지를 걱정해 상을 만들었다는 주장이 있음. 하지만 해당 오보의 원본이 발견된 바 없으며, 심지어 노벨상 공식 홈페이지 등에서도 이러한 이야기를 언급, 인용한 바 없어서 잘못 알려진 풍문일 가능성이 높음. (출처: 나무위키)
2. 한강 작가
- 70년생 전라남도 광주 출생.
- 초등학생이던 1980년 즈음 가족이 광주에서 서울로 이사함. 서울로 이사한 뒤 아버지 한승원 작가가 80년 5월 광주에서 학살된 이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첩을 보여주었다고 함. 작가는 "열세 살 때 본 그 사진첩은 내가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하게 된 비밀스러운 계기가 됐다"라고 밝힘.
- 대학 졸업 후 잡지사 ‘샘터’에서 근무하다 1993년 시인으로 먼저 등단한 후 이듬해에 소설가로 등단함.
3. 주요 작품
- <채식주의자>,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소설 주인공 영혜가 음식 섭취의 규범에 복종하기를 거부하고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그림. 주인공 영혜, 비디오 아티스트인 시동생, 영혜의 언니의 각기 다른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감.
- <소년이 온다>, 1980년 5월 18일부터 열흘간 있었던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의 상황과 그 이후 남겨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임. 소설은 여섯 장으로 구성되며, 각각 여섯 명의 시선으로 풀어감.
- <작별하지 않는다>, 1940년대 후반 대한민국 제주도에서 일어난 학살 사건에 대해 얘기함. 주인공을 관찰자 시점으로 사용하고 주인공과 사건에 관계된 인물들이 이야기를 풀어감.
4. 노벨문학상 선정 이유
- 공식 선정 이유: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력한 시적 산문(for her intense poetic prose that confronts historical traumas and exposes the fragility of human life)"
- 안나 카린 팜 노벨문학상 위원은 "한강의 작품 중 어떤 것을 가장 먼저 추천하겠느냐"는 질문에 <소년이 온다>를 꼽음. 그는 "1980년대 광주 민주화 운동에 관한 감동적이면서도 끔찍한 이야기"라며 "트라우마가 어떻게 세대를 넘어 계승되는지를 다룬, 역사적 사실을 아주 특별하게 다룬 작품"이라고 평가함.
- 작가 본인은 노벨문학상 측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작품부터 시작하는 게 좋겠느냐"는 질문에, 모든 작가가 가장 최근의 책을 좋아한다고 생각한다며 <작별하지 않는다>를 꼽음.
5. 숨은 공로, 번역
- 세계적인 문학상을 받기 위해서는, 한글을 심사 기준의 언어인 영어로 번역하는 작업이 중요함.
- 한강 작가가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2016년 맨부커상 국제부문에 <채식주의자>가 선정되면서부터임. 이때, 영국인 데보라 스미스 씨가 번역을 담당하였는데, 번역의 공로를 인정받아 맨부커상을 공동 수상함.
- 이후에도, 데보라 스미스 씨는 <소년이 온다>, <흰> 등의 번역함과 동시에 작품의 홍보도 열성적으로 함.
2016년 맨부커상 공동 수상한 데보라 스미스씨와 한강 작가
6. 그렇다면 다음 한국인 노벨문학상 후보는?
- 지극히 개인적으로 황석영 작가가 떠오름.
-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선정 사유가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력한 시적 산문"인데,
- 내가 읽은 황석영 작가의 작품은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강인함을 드러낸 애절한 서사"로 표현됨.
- 실제로 황석영 선생님은 2019년 맨부커상 국제부문에 <해질 무렵>으로 후보에 올랐고, 올해 <철도원 삼대>로 다시 후보에 오름.
- <철도원 삼대>가 후보로 선정되며 받은 평가로는, "일제 강점기로터 시작해 해방을 거쳐 21세기에 이르기까지 보통 노동자들의 삶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서구에서 거의 볼 수 없는 한국에 대한 광범위하고 종합적인 책으로 한 나라의 역사적 서사와 정의에 대한 개인의 추구가 섞여 있다"
7. 그 외
- 문학가 집안으로 유명함. 아버지 한승원 작가 또한 유명한 소설가이며, 오빠 한규호도 소설가 겸 동화작가이고 동생 한강인은 소설가 겸 만화가임. 남편 홍용희는 문학평론가임.
- 남편인 홍용희 평론가는 아내인 한강 작가를 "한 줄 한 줄 혼신을 다해서 몸이 아플 만큼 쓰는 체질, 그렇게 열심히 쓰고 고치고, 다시 쓰고 고치는 과정이 옆에서 보기에 굉장히 존경스럽고 경이롭다"라고 전함.
- 그리고 노벨문학상 수상이 확정되고도, 한강 작가는 두문불출하고 기자회견을 안 하기로 함. 그 이유는 아버지인 한승원 작가께서 대신 전달했는데 "러시아, 우크라이나 또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이 치열해서 날마다 주검이 실려 나가는데 무슨 잔치를 하겠느냐" 며 기자회견을 고사했다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