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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그다드Cafe Oct 07. 2024

직장인의 오타니와 김도영 활용법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배려

여기, 당신의 잡담 능력이 필요한 두 가지 상황이 있다.

 

#상황 1


K직장인 김 차장은 비즈니스를 위해 일본 출장을 갔다. 상대방은 깐깐하기로 소문난 J직장인 아이모토 본부장.

김 차장은 어떻게 미팅을 풀어나갈 수 있을까? (힌트: 아이모토 본부장은 야구 광팬이다)


#상황 2


김 차장은 A거래처의 J전무님을 만나 미팅을 해야 한다. 하지만 J전무님은 무뚝뚝하기가 끝판 대장으로 소문난 분... 김 차장은 어떻게 미팅을 자연스럽게 시작할 수 있을까? (힌트: J전무님은 기아팬이다)


#상황 1에 대한 잡담 대처


김 차장: 아이모토 본부장님. 제가 어제 놀라운 경험을 했습니다.


아이모본부장: 어떤 경험이지요?


김 차장: 어제 일본에 하루 먼저 도착해서 저녁에 초밥집에서 혼자 식사를 했는데, 뉴스에서 오타니 쇼헤이의 소식이 나왔습니다. 포스트 시즌 1차전에서 3점 홈런을 날렸죠! 역시 대단합니다.


아이모토 본부장: 오!! 오타니를 알고 있습니까??


김 차장: 당연히 알고 있죠. 오타니의 실력은 같은 아시아인으로서만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경외심을 불러일으킵니다.


아이모토 본부장: 오...


#상황 2에 대한 잡담 대처


김 차장: J전무님. 올해는 아쉬웠습니다.


J전무: 엥? 머가요?


김 차장: 김도영 선수가 40-40 클럽(한 시즌에 홈런 40개와 도루 40개를 동시 달성하는 기록)에 아깝게 실패했습니다.


J전무: ㅎㅎㅎ 김 차장은 롯데팬인 걸로 아는데요. 


김 차장: 네. 전무님. 저는 롯데팬이지만 국내선수로는 처음으로 40-40 클럽에 도전하는 김도영 선수의 도전 자체를 응원했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와 고향 영향으로 롯데팬이긴 하지만 이종범 선수를 제일 좋아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J전무: ㅎㅎㅎ 나도 광주 출신이지만, 고 최동원 선수를 좋아하고 존경합니다.


김 차장: 역시... 전무님께서는...


상황 1은 내가 어제 오키나와의 어느 초밥집에서 혼밥을 하며 느낀 점을 살려 상황을 구성해 봤다. 실제로 나는 이번 달 말에 아이모토 본부장과 미팅이 예정되어 있는데, 오타니를 잡담 주제로 활용할 예정이다.


https://brunch.co.kr/@humorist/220


상황 2는 나의 장인어른과의 대화를 일부 각색했다. 장인어른은 실제로 광주 출신에 기아의 광팬이고 김도영 선수를 좋아한다. 그리고 엄청 무뚝뚝하시다! 나와 둘이 앉아있으면 거의 대화가 없다. 예를 들어,


장인어른: 자네 밥 먹었는가?


나: 네.


<대화 끝>


또 예를 들어,


장인어른: Hoya(손주, 나의 자식)는 어떤가?


나: 네, 잘 있습니다.


<대화 끝>


어느 날, 장인어른과의 대화가 더 이상 이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김도영 선수에 대해 살짝 언급했다. 그러자 장인어른께서 즐거워하셨고, 오랜만에 (어쩌면 처음으로) 깊게 대화할 수 있었다. (실제로 장인어른이 고 최동원 선수를 좋아한다고 하셨다)


그렇다면, 오타니 선수와 김도영 선수를 잡담에, 비즈니스에 활용하기 위해 야잘인(야구를 잘 아는 사람)이어야만 할까? 나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다음에 나오는 몇 가지 내용만 기억하면 된다.


STEP 1. 상대방에 대한 관심


- 자연스럽고 호감 가는 잡담이 비즈니스 미팅에 필요한 것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 그렇다면 상대방에 대한 어느 정도 관심이 필요하다. 너무 깊은 관심 말고, 평소에 상대방이 어떤 운동을 좋아하고, 관심 분야가 어딘지 정도만 알면 충분하다.


STEP 2. 상대방의 관심 분야를 알고 난 후, 그 분야에 대한 약간의 준비


- 우리는 성공적인 비즈니스 미팅을 위해서 실제 준비를 많이 한다. 통계 자료, 계약서 등등

- 상대방 자체에 대한 준비는 소홀히 한다. 언뜻 관계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 하지만 비즈니스도 결국 사람이 하는 법. 관계없어 보이는 상대방에 대한 공부가 미팅 분위기를 좋게 만들고 생각지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 그렇다면 어느 정도 준비해야 할까? 내 생각으로는 평소 그 사람에 대해 정보가 어느 정도 있다고 하면, (그 사람에 대해 상상해 보고) 포탈 메인에 언급되는 정도만 알아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STEP 3. 편향된 자세 버리기.


- 상대방을 배려하긴 하지만, 편향된 자세를 취할 필요는 없다.

- 예를 들어, 오타니를 좋아하는 이유는 같은 아시아인이 아니라, 선수로서의 오타니, 인간으로서의 오타니를 좋아하는 식이다. 김도영 선수도 마찬가지.

- 편향된 시야를 벗어나면 국경과 나이를 넘어 누구나와 친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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