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할 때 나를 돌보는 방식, 솔구 (@녹기전에)

내 마음을 돌보는 디저트여행기 6편 by.OV5

by 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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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셀프 인터뷰 하기

조금이라도 마음이 불편하다 우울하다 싶으면 집요하게 들여다보는 편이다. 마음에 있어서 만큼은 ‘그냥' ‘뭔가' 같은 단어를 두지 않으려고 한다. ‘별일 아닌데 왜 이렇게 다운되지? 왜 이렇게 스트레스받지?’ 하고 스스로 질문을 하면 의외로 꽤나 오래된 뿌리가 있음을 발견한다.


회사에 다닐 때 진상 고객과 싸워서 기분이 너무너무 나빴던 날. 처음으로 셀프 인터뷰를 해봤다.


Q. 그때 느낀 감정을 모~~두 나열해보자 : 너무 화가 남. 억울함. 괘씸함. 논리적으로 이기고 싶음. 무조건 굽혀야 해서 짜증남.


Q. 어떤 부분이 “특히” 불편했는지? : 사과를 해도 계속해서 꼬투리를 잡으며 비난하는 것.


Q. “어느 정도”로 힘들었는지? : 내가 당한 것 그대로 내가 그의 사업장에 가서 똑같이 하고 싶었음. 내가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지 왜 나는 회사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지 원망스럽고 진심 퇴사하고 싶음.


Q. 이 사건은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 내 동료들을 지키기 위해 내가 해결해야 하는 일. 하지만 나도 잘 해결하지 못해서 스스로가 실망스럽다. 내가 어떻게 평가받게 될지 두렵다.


Q. 같은 일이 예전에 있었는지 : 어렸을 때 내가 저지른 잘못에 비해 과도하게 비난받은 적이 많다. ‘네가 그럼 그렇지'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뭐냐' ‘인간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 하면서 몰아세워졌을 때가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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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상담 선생님이 나에게 할 법한 질문들을 스스로 던지고 답해보면서 나의 마음을 최대한 깊게 최대한 넓게 알아보려고 한다. 그러면 ‘개빡친다'같은 큰 감정의 덩어리가 더 작고 구체적인 감정들로 쪼개지고 나의 마음이 더 또렷하게 보인다. 어떤 감정도 절대 ‘합당하다 아니다', ‘잘못했다 잘했다’ 스스로 판단하거나 평가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오로지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서 계속하다 보면 ‘아 이래서 내 기분이 그렇게 더러웠구나’ ‘난 이럴 때 이런 생각을 하고 이런 감정을 이만큼 느끼는구나' 하고 아하 모먼트가 오는데 그걸 이해한 뒤엔 이미 불쾌한 감정은 많이 날아가 있을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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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무리 작은 일도 남에게 이야기 하기

만약 셀프 인터뷰를 하지 않아도 그만큼 깊은 대화가 가능한 친구가 있다면, 내 속내를 여과 없이 드러내도 안전한 관계가 있다면 제일 좋겠지만 그게 어렵다면 셀프 인터뷰로 내 마음을 1차로 정리한 뒤에 주변 사람에게 그 이야기를 한다.


물론 듣던 사람이 내 감정에 대해 성급하게 판단하거나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충고할 수도 있다. 하지만 거기서 상처받고 입을 닫아버리면 안 되고.. (그렇게 10년을 입 닫고 산 나란 사람) 그런 걸 가볍게 무시하고!! 끝까지!! 상세하게!! 말을 해야 내 마음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고 상대방도 제대로 공감할 수 있다. ‘얘는 왜 이렇게 성격이 지랄 맞지?’가 아니라 ‘얘는 이런 부분에서 불편함을 느끼는구나. 분명 이유가 있을 텐데 궁금하네?' 하고 마음을 같이 탐구해주고 이해를 받으면 셀프 인터뷰보다 훨씬 더 강력하게 마음이 녹아내리는 느낌을 받는다.


예전엔 혼자 도닦으면 되는 줄 알았고 혼자 감정을 처리하고 해결하는 게 상대방을 더 위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사이가 멀어지고 외로워지더라. 사람은 관계의 동물이라는 말처럼 고통도 행복도 함께 나누는 것이 훨씬 훨씬 더 강력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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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마음이 아플 땐 몸을 쓰기

기억이 안 나는데 어떤 책에서 몸이 아플 땐 머리를 쓰고, 마음이 아플 땐 몸을 쓰라는 말을 읽은 적이 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햇빛을 받으면서 걷는 것. 전 회사에 다닐 때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고 매일매일 불편한 사건이 생기곤 했는데 그때마다 자리를 박차고 나가서 햇빛 속을 걸었다. 잠깐 그 공간을 벗어나서 하늘도 보고 심호흡도 하면 ‘에라이 잘하지 말고 하기만 하자' ‘나도 사람인 걸 어떡해' ‘괜찮아 인생 쫑나는 거 아니야 아님 퇴사해’ 마인드로 바뀌면서 머리가 가벼워지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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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소확행 대확행 같이 하기

자기만의 소확행을 찾으라는 말, 내가 행복해지는 행동을 하라는 말들이 요즘 자주 들린다. 그래서 나도 여러 개 해봤는데 일시적인 행동은 정말 일시적으로 좋아지더라. 예를 들면 단 것을 먹거나, 여행을 가는 것은 잠깐 내 기분을 달래는 정도에 그치는데 꾸준히 운동을 하거나, 꾸준히 할 수 있는 취미를 가지거나, 꾸준히 마음을 교류하는 것은 내 성격을 만드는 것 같다. 그래서 이왕이면 레버리지를 만드려고 한다. 단 것을 먹으면서 좋아하는 사람과 수다를 떨고, 여행을 가서 책 읽고 운동하고. 더블 트리플로 확실하게 행복해지는 리스트를 만드는 중이다.



추신. 디저트 여행은 매주 수요일 어두워지는 언젠가 연재됩니다.


위치 : 서울 마포구 백범로 127-24 (염리동)

한 줄 소개 : 쌀 같은 스테디셀러와 더불어 매일마다 달라지는 다양하고 신기한 맛들의 젤라또를 만날 수 있는 곳.

밍키평 : 알록달록한 맛이 입안에 펼쳐지는, 을밀대 평양냉면 후 완벽한 후식

솔구평 : 인위적인 단맛이 아닌 찐 과일맛에 샤베트처럼 사르르 녹는 인생 아이스크림!


OV5 1st Project '내 마음을 돌보는 디저트 여행'

사진 : 솔구

글 : 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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