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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기 힘든 사소한 일에 대하여

내가 가볍게 여긴건 무엇일까

by 망토리 Feb 02. 2025

사람은 고쳐 쓸 수 없다는 말에 얼마나 공감하는가

오직 나만이 나를 바꿀 수 있다는 이 말에는 또 얼마나 공감하는가


사람은 고쳐 쓸 수 없지만 나는 나를 바꿀 수 있다? 두 문장 모두 일리가 있지만, '변화'라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기본적인 기질, 성격, 성향 등이 타고나거나 오랜 시간 고착화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각고의 노력 끝에 자신을 변화시킨 사람들이 '뼈를 깎는 노력'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나에게도 변화하기 힘든 일들이 있다. 그 일들은 대부분 철인 3종 경기처럼 큰 결심과 의지가 필요한 일이 아니라, 오히려 사소하고 일상에 가까운 것들이다. 예를 들어, 과식하지 않기, 물건 잘 챙기기, 설거지 깨끗이 하기, 야채 챙겨 먹기 같은 것들 말이다. 이런 것들은 대단한 노력보다는 약간의 의지만 있으면 해결될 법한 일들이지만, 나는 늘 실패한다. 메모를 습관화하려 하지만, 번번이 실패하곤 한다. 식탐 때문에 위보다 항상 많이 먹어 소화제를 달고 산다. 설거지를 했다가도 다시 설거지를 하는 비효율적인 행동을 반복하기도 한다.


생각해 보면, 이런 불편은 일상에 작은 지장을 줄 뿐, 크게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그래서인지 "사소한 문제"로 치부하며 고치지 않고 넘어간다. 하지만 새해 계획을 세우거나 회고의 시간을 가지면, 이 작은 문제들은 늘 목록에 오른다. 그럼에도 나는 더 큰 목표나 새롭고 재미있어 보이는 일들에 눈길을 돌리고 만다. 그렇게 사소한 불편들은 늘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과유불급을 모르는 망토리..과유불급을 모르는 망토리..


어느 날 회고의 시간에 문득 이 작은 불편들이 일으키는 나비효과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내가 제한된 시간과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쓰고 있는지 점검하면서, 이 작은 불편들이 사실은 꽤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불편한 위와 장은 나를 화장실로 자주 불러냈고, 더부룩한 배는 식사 후 집중력을 떨어뜨렸다. 이를 해결하려고 영양제와 소화제에 쓰는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깜빡한 물건을 찾으러 가는 시간, 설거지를 다시 하는 시간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동안 나는 "무엇을 배우고, 성장할까"에만 집중했고, 그것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간과했다. 
"금 같은 시간"을 나를 위해 잘 써야 한다고 믿으면서도, 작은 불편들이 그 시간을 얼마나 망치고 있었는지 깨닫자, 더 이상 사소한 문제가 아니게 되었다. 무엇보다, 이런 사소해 보이는 것들이 사실은 가장 기본적인 것이며, 동시에 가장 개선하기 어려운 것임을 깨달았다. "나라는 사람의 기본"은 사실 일상 속 의식주를 보면 드러난다. 내가 어떻게 먹고, 어떻게 생활하고, 어떤 태도로 물건과 시간을 대하는지 말이다. 내가 가볍게 여겼던 습관들을 되돌아보니, 그것들이 나의 시간을 어떻게 소비시키고 있었는지, 나라는 사람의 기본을 어떻게 드러내는지를 알게 되었다.


예를 들어, 나는 물건의 가격과 상관없이 그것을 소중히 다루려 한다. 왜냐하면 물건을 대하는 나의 태도가 곧 나 자신을 대하는 태도와 연결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급한 성격 탓에 형성되지 않은 습관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식습관과 물건을 자주 깜빡하는 문제들이다. 내가 생각하는 일상 생활의 기본기는 시간을 내가 주도해서 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급한 행동 때문에 이 기본기가 무너지며,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낭비되곤 했다.

사람마다 기본기에 대한 생각은 다르겠지만, 기본기가 잘 잡힌 사람은 일상의 중심을 잃지 않는 것 같다. 그것은 워라밸 같은 개념이 아니라, 자신의 일상을 자신답게, 원하는 모습대로 가꿔가는 것이다. 나는 이런 관점에서 내 일상의 중심을 잡기 위한 기본기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결국, 변화하지 못했던 이유는 단지 그것을 사소하다고 여긴 나의 인식 때문이었다. 그리고 별거 아니기에 쉽게 고칠 수 있을 거라는 안일한 생각이 결국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지 못했던 것이다.


이제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변화하고 싶다면, 성장하고 싶다면 나의 기본기를 돌아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모든 것은 사소한 것에서 출발하고, 그 사소한 태도들이 모여 나의 가치를 만든다고 오늘도 굳게 다짐해본다.


당신의 일상에서 발목을 잡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평소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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