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들 그렇게 사시누?
화장실에 조용히 홀로 앉아, 곰곰이 생각해 본다. (어째, 이런 일이 자꾸 반복적으로 일어나누?)
얼마 전, 교회에서, K 장로가 예배 전에, 나에게 다가오면서, 울그락 붉으락, 상당히 얹잖은 표정을 짓는다. 늘, 싱글벙글거리던 사람의 전에 없던 태도라서, 저으기 당황한, 나는 그 연유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왜? 전화를 안 받으십니까?"라며, 다짜고짜 불평부터 한다. 무슨 큰 일이라도 터졌나 싶어, 나는 자세하게 이야기해 보라고 다구치며, 한편, 전화를 못 받은, 내 변명도 해야 했다.
Smart Phone이 막 처음 보급되기 시작할 무렵, 나도 그때, 하나 구입을 했지만, 미처 그 작동 법을 익히지도 못하고 있을 때, TV를 보니,
내 나이 또래인 듯한 머리 허연, 한 백인 노인네가 ‘뉴욕 필 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연주회에 갔다가, 음악이 연주되는 중에, 전화벨이 계속 울리는데, 끌 줄을 몰라서, 마냥 전화가 끊어지기만을 기다리는데.... 전화 건 사람은 계속 전화를 끊지를 않고.... 결국, 지휘자가 참다 참다, 연주를 중단한 사태가 생겼을 때, 내가 가슴이 뜨끔했다. 뉴스 앵커가, 하는 말이, 마치 날 두고 하는 말 같아서....
그렇지 않아도, 교회에서는 여러 번 광고를 해도, 예배 중에 가끔씩, 전화벨이 울리는 사고가 생기는지라, 그래서 나는 그때부터, 예배당에 들어가기 전에, 아예, 전화기를 차 안에 두고 내린다. 이런 사정도 모르는, K 장로는 전화를 안 받았다며 타박을 한다.
"그럼, 왜 전화를 했냐?"라고 물었더니만, 남자 화장실에서 그렇게도 애타게 나를 찾았단다.???
화장실 변기에서 볼 일을 다 봤는데, "앗차!" 휴지가 하나도 없다는 것을 나중에서야 깨달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예배, 설교 관계로 바쁘신, 목사님께 도움을 청 할 수도 없고,
자기 부인인, 여자를 남자 화장실로 부르기도 그렇고....
다른, 일반 성도들한테 부탁하자니, 장로가 칠칠치 못하다고 할까 봐, 쪽 팔리기 싫어서, 못 하겠고....
생각해 보니, 만만한 게, 나 밖에 없더란다. 그래서, 계속 그렇게 애타게 전화를....
웃음을 참으며, "그래서 어떻게 탈출했냐?"라고 물어도, "물어보지 말라"라고 한다. 궁금했지만, 나 혼자 속으로 상상만 하면서, 참았다.
사실은, 어제, 나도 가게에서 화장실에 들어가면서, 엊그제에 보니, 화장실의 휴지가 얼마 안 남아 있길래, 새 통을 하나, 그 옆에 갖다 놓아두었다. 해서, 난 화장실에 들어가며, 내가 아직 치매에 안 걸려, 이렇게 기억력이 좋음에 감사를 하며....
마음 놓고,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그런데... "아니?" 걸려있는 휴지는 발가벗고 있고, 새 놈은 보이지도 않는다?....
사태의 위급함을 깨닫고, 다시 바지를 주섬주섬 입는데, 내 처지가 참으로 딱 했다. 바지를 부여잡고 엉거주춤한 자세로 삐죽이 문을 열고 내다보니, 마침 주위에 아무도 없었다. 누가 볼세라, 후다닥, 새 놈 하나 날래 집어 왔다.
다시, 자리 잡고 앉으니, 슬그머니, 부화가 치민다. "도대체 왜들 그러고 사는가?" 언제부턴가…. 화장지 채우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휴지를 끝까지 다 썼으면, 다음 사람을 위해서 채워 놔야 하는 건, 당연한데, 아무도 그렇게 안 한다. 왜냐면, 항상 누군가가 채워 놓기 때문에?....
문제는, 그 누군가가 바로 나인데, 그렇다고, 그깟 일 좀 한다고 생색내거나, 또는, 휴지를 끝까지 쓰면, 다시 채워 놓자고 쪼잔하게 교육까지 할 일이 못 되어서, 그냥 나 혼자 오랫동안. 채워 놓음을 하다 보니, 가게 건, 집에서건, 교회서도…. 이런 일들이 반복적으로 생기는데, 내가 습관을 잘 못 들게 해서 그럴까?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화장실에 홀로 앉아 곰곰이 생각해 보니...
1) 사람들이 게을러서?
2) 남을 배려할 줄 몰라서?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보다, 근본적인, 것은, 사람의 눈만 의식할 줄 알았지, 하나님의 눈은 의식하지 못해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본다고 생각하면, 그 앞에서는 열심히들 한다. 그런데, 아무도 없는 화장실 안에 문 닫고 들어가 있으면, 아무도 못 보고, 무슨 짓을 해도 모를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어서 그럴까? 예전에는, 휴지를 아예 Box 채 화장실 안에 넣어 두었다. 그랬더니, 직원들이 퇴근할 때, 가방이나 배낭들을 갖고 화장실에 들어가서 화장이나, 옷매무새를 마치고 퇴근들을 하는데,... 너무 상식 밖의 휴지 소비량 때문에, 치사하자만, Box를 화장실 밖에 보관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배낭을 열어 보이라고 할 수도 없고.... 그러다 보니, 또 이런 일도 생기는 것이다.
사람들은, "하나님은 사랑이시다"는 대부분 알고 있지만, "무서운, 공의의 하나님"은 잘 모르는 것 같다. 하나님의 사랑 때문에, 늘 휴지통이 채워져 있는 것만 즐겼지, 그 휴지를 채워야 하는 의무나, 아무도 안 본다고 해서 (하나님은 다 보고 계시는데) 훔치는 것은, 하나님의 다른 면을 의식 못해서 일 것이다. 나쁜 짓 하는 것, 정치가들이 거짓말하는 것, 다 사실 마찬가지이다. 규모만 다르지, 다 똑같다. 남들이 모를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리 하는 것일 것이다.
그렇다고, 이런 얘기, 나랑 화장실을 함께 사용하는 사람들한테는 (너무 치사하고, 쪼잔해서?) 하기 어렵고, 그냥, 나 혼자 독백처럼 하는 말, 나랑 변기를 함께 공유하지 않는, 귀하께만 넋두리를....
(냄새나는 얘기 해서 죄송합니다... ) 근데요, 귀하는 휴지는 채우고 사시는 편입니까? 아님, 남이 채워주는 것 그냥 사용하며 사시는 편입니까?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