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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ssam Jul 18. 2018

[초보 고딩엄마의 분리불안 극뽁일기 18]

서울에서 천안까지 다섯 시간



녀석을 서울로 보낸 지 수개월

엄마 생각해서 지하철을 고집하던 녀석은

고된 학업과 과제들로 지쳤는지

"기차표 끊어줄까?"
하고 물으면 두말 않고 대답한다

"응~ 고마워~"


문제는 제시간에 기차를 못 타고 놓치기 일쑤

늘 기다리는 엄마를 동동거리게 만든다

"엄마, 나 기차 놓칠 거 같아ㅜㅜ

다음 기차로 바꿔주면 안 돼?"

일을 하다 녀석의 전화를 받으면

그때부터 온 정신이 녀석한테 쏠리고

도착하는 순간까지 가슴을 졸인다


예매하고 취소하고 다시 예매하고~




오늘은 기차를 잘 탔다는 문자를 받은 후

녀석이 좋아하는 볼케이노 치킨까지 시켜놓고

마음 놓고 기다리는데 전화가 왔다

"엄마, 자다가 천안을 지나갔어ㅜㅜ"

다시 머리가 아파왔다

"오송이나 대전에서 내려서 다시 올라와"

잠시 후 다시 전화가 왔다

"이게 그쪽으로 가는 차가 아니래ㅜㅜ"

"다음 역이 어딘데?"

"익산? 엄마가 오면 안 돼?"

"익산이면 두 시간은 걸릴 건데?"

하필 호남선이었다

순간 멍해지면서 아무 생각이 안 났다

데리러 가더라도 추운데 혼자 역에서 기다려야 하고

바로 태워서 돌아와도 새벽 세네시

일단 익산에 내리라 하고 답을 찾기 시작했다

늦은 시간이라 천안으로 오는 ktx는 없고

무궁화호만 있다고 해서

대전에서 만나는 걸로 결정했다

녀석도 한 시간, 나도 한 시간

조금이라도 빨리 만나는 게 마음이 편할 것 같아서

선택한 길이었다


딸 하나 있는 것이 어찌 이리 애를 태우는지

늘 생각하는 거지만

다둥이 엄마들이 존경스러운 순간이다


그저 별일 없이 무사히 건강하게

세상 모든 부모가 자식에게 바라는 게 아닐까 싶다


녀석을 차에 태우고 나니

신기하게도 마음이 다 풀린다

"볼케이노 시켜놨는데 이게 머야~"

"가서 먹으면 되지~"

말은 그리하고도 녀석은 금세 눈이 감긴다


서울에서 천안을 다섯 시간 만에 돌아온 녀석

제 방 침대에 잠이 든 것을 보니

새삼 고마운 생각이 든다

"엄마한테 오느라 고생 많았어 딸~
잘 자라♡"




글ㆍkoss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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