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왔다고 한 게 엊그제 같은데, 짧고 아름다운 가을도 금방 또 지나가 버렸다. 맑고 파란 하늘과 대조되어 더 아름다운 빨갛고 노란 단풍잎들을 보며 아름답다고 감탄했던 게 꿈인 것 같다.
나무들이 여름 동안 풍성하게 키워둔 나뭇잎들이 가을이 되어 그동안 숨겨둔 색들을 맘껏 뽐내고 나면, 이제 추운 겨울을 보낼 준비하기 위해 잎을 떨어뜨려 최소한의 영양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스스로 월동 준비를 한다.
그래서 바람이 살짝만 스쳐도 잎들이 무지개 빛 나는 비처럼 낙엽들이 아름답게 떨어진다. 하지만 그 짧은 순간마저도 갑자기 내린 가을비에 한순간 다 떨어져버려 아쉽게도 나무들이 금방 앙상한 가지들을 내보였다.
이렇게 나무들이 앙상한 가지들이 드러나기 시작하면, 나무들은 이제 올해를 마무리할 준비를 시작한다. 겨울의 시작은 나무들이 올해를 마무리하는 동시에 새로운 해를 맞이할 준비을 해야하는 계절이다.
잎을 다 떨구거나 앙상한 가지만 남게 되었다고 해서 나무의 삶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잎을 다 떨구었기에 겨울을 버틸 수 있게 된 것이고, 앙상한 가지만 남았기에 봄이 오면 새로운 새싹들을 피울 자리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추운 겨울에 무리하게 잎을 키우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흙 아래에서 뿌리를 더 넓혀 자리를 굳건히 잡는다.
그렇게 한 해가 지날수록 더 강해진 나무들은 추운 겨울을 버티며 자신의 몸과 앙상한 나뭇가지 위에 굳은 살을 새긴다. 그렇게 몇 번의 겨울을 버틴 나무들의 굳은살이 쌓여 우리가 아는 나무의 나이테가 되는 것이다.
나이테가 쌓이며 나무들은 더 단단해진다. 추위에도 더 잘 버틸 수 있게 되었고, 가뭄에도 더 오래 버틸 수 있는 몸통을 가지게 되었다. 이렇게 자란 나무들은 이제 두껍고 윤기 나는 잎과, 보다 더 크고 화려한 꽃들을 피울 수 있게 된다.
나무들이 이렇게 낙엽을 떨구며 본격적인 겨울의 시작을 알려준다. 이렇게 매번 찾아오는 겨울을 견디며 나무들은 더 단단해진다.
겨울을 힘겹게 견딘다는 말은 동시에 이제 곧 새싹과 꽃피는 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기쁜 소식이기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