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sed on Oct 24, 2021
해마다 미세먼지가 심해지고 자유롭게 돌아다니지 못하는 요즘, 공기정화식물들과 실내에서도 잘 자라는 실내식물들이 점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겨울에는 날이 추워서, 봄이 되면 미세먼지 들어올까 창문을 꼭꼭 닫아버린다. 이제 날이 더워지며 에어컨을 틀고 찬바람이 조금이라도 새어나갈까 다시 한번 창문을 모두 닫았는지 확인한다.
결국 조그마한 화분에 갇힌 식물들은, 갇혀버린 공기와 함께 숨이 막혀버린다. 열심히 숨을 쉬지만 숨통이 트이질 않는다. 이런 날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결국 흙 겉면에 하얗게 서리가 내리듯 곰팡이가 생겨버린다. 발견 즉시 흙에 생긴 곰팡이를 걷어 내주고, 늦지 않았으니 몇 분이라도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줘야 한다.
결국 사람의 마음도 화분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닫았던, 남에 의하여 닫혔던 내 마음속으로 통하는 문이 닫혀있다면 결국 내 마음에는 곰팡이가 생겨버린다. 환기란 밖의 신선한 공기를 들어 보내 주는 것도 있지만, 안의 갇혀있던 나쁜 공기를 빼주는 역할도 한다.
실제로도 국어사전에서 환기를 "폐쇄된 공간에 깨끗한 공기를 공급하고 열, 가스, 먼지 따위의 유해물을 빼내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식물들이 자라는 공간의 환기는 누구나 시킬 수 있다. 창문을 열고 닫는 것만으로도 식물들은 숨통이 트인다.
하지만 내 마음의 환기는 나만 시킬 수 있다. 내가 열어줘야 깨끗한 공기가 들어오고, 괴롭고 멈춰버린 무거운 공기가 나간다.
항상 닫혀있던 내 방 문을 잠시 열어 환기를 시키는 것, 창 밖을 바라보는 것, 길을 걷다 나무나 꽃을 바라보는 것, 날이 좋은 날 잠시 멈춰 하늘을 바라보는 것들 같이 실제로 내 눈과 폐를 통하여 새로운 하늘과 공기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마음의 환기가 된다.
그럼 나의 갇혀있던 화분이던, 마음이던 새로운 바람을 타고 날아왔을지도 모르는 씨앗이 싹을 틔워 새싹을 보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