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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비루코 1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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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루코집사 Sep 24. 2022

새로운 습관

비루코 11화



고양이가 오고나서 그전에는 없던 습관이 생겼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검색해서

밤에 골아떨어질때까지 검색하다 자는 습관.


처음에는 고양이를 키우는 방법 등에 대해 검색을 하다가

처음 고양이 물건들을 산 마트 물건들과 인터넷가격이 차이가 크다는 것을 알고

그때부터 끝없는 검색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한번 들어가면 영원히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은 검색의 늪.


인터넷 검색과 카페 커뮤니티 활동은 한동안 나의 모든 생활을 지배하는 듯 했다. 

한꺼번에 많은 정보들이 들어오니 

처음에는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것 같아 흥미와 재미가 생겼다. 

흥미와 재미는 또다른 호기심을 불러 오고 

꼬리에 꼬리를 물며 검색할 것들은 계속 계속 생겨났다.

그러다보니 아침에 깨어나서 밤에 잘때까지 검색을 하고 정보를 모으는데도

앞으로 알아야할, 알아가야할 정보들은 가늠조차 할 수 없을정도로

산더미처럼 느껴졌다.


예를 들어 처음 고양이를 발견하고 마트에서 산 사료는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것은

고양이에게는 건조한 건사료보다는 습식사료가

더 건강에 좋다는 정보로,

습식사료에서 캔보다는 생식이, 

생식에는 사먹는것과 자신이 직접 여러가지 영양제와 더불어 만드는 방법까지.

이게 번거롭다면 습식캔에 있는 여러가지 영양정보와 첨가물들을 꼼꼼히 살펴야 하고,

각각의 고양이에 맞게 필요한 영양이 다르기에

자신들의 고양이의 상태를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정보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양이의 기호에 맞지 않으면 머나먼 딱맞는 습식캔을 찾아 떠나는 

유목민 생활에 들어서야 한다는 정보로 이어져 있었다. 


그런데 이런 모든 정보들을 어느정도 파악하지 못한채 무작정

고양이를 데리고 온 초보 중에서도 초초초초초보집사인 나에게는

고양이를 돌봄과 동시에 공부까지 해야하는 상황이었다. 

방금 습득한 정보를 바로바로 현장에서 써먹어야 하는 지경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더 마음이 급했다. 

행여나 이 고양이에게 실수라도 할까봐, 잘못된 처치를 할까봐 걱정이 되었다. 


그러다보니 나도 모르게

아침에 비몽사몽한 상태로 폰을 들고 검색을 하다

다시 비몽사몽한 상태로 잠이 드는 날 발견했다.

무슨 정신으로, 어떤 생각으로 사는지 

그저 하루 하루 검색을 하고, 여전히 고양이에 대해

그리고 고양이를 키우는 정보들에 갈증을 느끼며 

하루가 저무는 것을 아쉽게 생각했다.


돌이켜보면 어딘가에 흠뻑 빠져 있던 그 시간이 행복했다.

우연찮게 찾은 정보로 구입한 물건이나 먹을것에 

고양이가 좋아하거나 관심을 보이면 

그게 그렇게 기분 좋을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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