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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비루코 1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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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루코집사 Oct 18. 2022

걱정

비루코15화


비쥬가 가족이 된 지 이제 한달이 다 되어 간다.

그동안 예방접종도 맞을 정도로 살도 찌고 털도 뽀얗게 윤기가 흐른다.

보살핌을 받다보니 비쥬가 태생이 

참 예쁜 고양이였던 것 같다. 

꼭 진흙 속에 진주를 찾아 깨끗이 씻기고 닦아

진주 본연의 색을 찾아준 것만 같다.


그날도 예방접종을 하러 동물병원에 갔다.

대기실에서 아무도 없을때 케이지에 있던 비쥬를 꺼내어 잠시 

돌아다니게 두었다.

의자 위에 올라가 창밖을 바라보던 비쥬.

예쁜 비쥬의 옆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그 모습을 또 사진에 담는데

배가 볼록한게 눈에 띄었다.


살이 쪘다고 보기에는 팔다리는 그대로인데

유독 배만 나온 느낌이다.

그때 머리속으로 고양이카페에서 봤던 

'고양이 복막염'에 대한 얘기가 떠올랐다. 

아직 해당상황이 되지 않는것 같아 자세히 읽어보진 않았지만

그때 봤던 증상들이 얼핏 생각이 났다. 

식욕감퇴와 한 곳에서 잠을 자는 시간이 늘어나며 복수가 찬다는.


그러고보니 처음 집에 왔을때 이후로 조금씩 식욕이 주는 것 같았다.

밥그릇을 싹싹 비워 먹다가 조금씩 남기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렇게나 고양이가 잠을 많이 자는지도 처음 알았다. 

손이 갈일이 없어서 편하다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내버려 둔게 아니었을까.



특히 고양이는 아픈 걸 드러내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집사가 눈치 챌 정도로 몸상태가 나쁘다면 이미 심하게 

악화되거나 악화되기 직전의 상황이라고 한다. 

특히 복막염은 치료없이 방치할 경우 한달이면 사망할 수 있는 

아주 무서운 병이라고 한다.

집사의 무지와 무관심으로 증상이 나타났는데도 

알아차리지 못한게 아닐까. 

미안함과 불안함에 덜컥 겁이 났다. 


 진료실에 들어가자마자

다짜고짜 선생님께 비쥬의 '배'에 대해 여쭤보았다.

처음 비쥬를 데리고 병원에 왔을때 엑스레이를 비롯해 여러가지 

검사를 했기 때문에(비쥬가 처음 다리를 절어서 엑스레이 촬영함)

선생님은 복막염에 대한 걱정은 하지않아도 된다고 하셨다.


우기다시피해서 엑스레이 촬영을 한달만에 다시 했다.


복수가 가득 차 있을거라 예상했던 뱃 속에는

태아들이 있었다.

비쥬는 임신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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