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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비루코 1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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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루코집사 Oct 21. 2022

비쥬가 임신이라니!

비루코16화





비쥬가 임신이라니...!


의사선생님께 그 말을 듣자

나는 어떻게 반응해야 좋을지 몰랐다.

귀한 아깽이를 볼 수 있다는 설레임보다도

임신한 고양이와, 출산을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이후에는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보다도

눈물부터 났다.


힘든 길생활을 겨우 접고 이제 낯선 우리들과 생활한지

겨우 한달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임신이라니...

우리 가족과 정도 더 나누고 이쁨도 받고

재롱도 피우고 애교도 부리고

늘 주위를 경계하며 긴장 속에서 살다가.

 배고픔과 추위와 더위에 늘 노출되어 있다가

이제 겨우 마음 편히 안정된 곳에서 살 수 있게 되었는데 

임신이라니....


이불 속에 있을 때 꼭 안아주면 이불 속에서 예쁘게 대답하던 비쥬.

이불 안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주는 걸 가장 좋아하는 비쥬.

아직도 이렇게 비쥬는 어린데 엄마가 되어야 하다니...


비쥬가 너무 안쓰럽게만 느껴졌다. 

그래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래서 눈물이 계속 났다.

그런데 나는 왜 이다지도 마음이 아리도록 슬픈것일까.

그건 아마도 비쥬에게서 내 모습을 봤기 때문인 것 같다.

나 역시 또래에 비해 너무 이른 나이에 혼전임신으로 일찍 결혼을 했기 때문이다.

그때의 암담함, 충격, 좌절 등

어린 내가 혼자 감당해야 했던 그때의 그 감정들이

하나하나 다시 살아나는 것 같았다. 


집에 돌아오니 전에 주문했던 인식표가 도착해 있었다.

마치 축하 선물인것처럼.

그제서야 울어주기만 했지, 진심으로 축하는 해주지 못했다는 걸 알았다.

엄마가 된다는 건 분명 힘들고 어려운 일이지만

새로운 생명을 품는 건 누구나 쉽게 되는것은 아니다.

분명 기쁜 일이고, 축하받을 일이다.

다만 길고양이의 경우 처음 짝짓기경험은 거의 나쁜 경험이라고 한다. 

오만가지 생각이 들지만 그럼에도 지금의 비쥬는 안쓰러운 존재가 아니다. 

비쥬는 충분히 잘 먹고 두손 두 발 들고 배를 뒤집어서 잘 정도로

편안하게 잘 지낸다. 그거면 된다.


비쥬야, 진심으로 축하해!

앞으로 우리 출산준비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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