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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롤로 Feb 01. 2024

백수 아들의 엄마 집에서 살아남기- 4화

백수가 과로사하는 이유는? 돈이 있어야 놀고먹지!

백수생활은 개꿀이다. 돈 문제만 해결된다면

필자는 우쿨렐레 레슨, 원데이 클래스 진행 경력 다수의 자격증 없는 강사다. 이 악기를 시작한 이유는 들고 있으면 가장 한량처럼 보이는 악기이기 때문이다.


백수 생활은 속된 말로 개꿀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고 공포의 월요일이 금요일과 전혀 차이가 없다는 점부터 개꿀이다. 체력도 남아돌으니 자연스럽게 건강관리나 운동을 해도 부담이 없고, 여유가 넘쳐흐르는 삶을 즐기는 것 그게 바로 백수 생활이다.


물론 부담스럽고 힘든 점도 분명히 있다.

남들에 비해 도태된다는 불안감, 루틴한 일상에서 벗어나 생기는 다양한 고민, 시간이 많으니 덩달아 넓어진 오지랖 덕분에 생기는 다양한 감정소모 등등 심리적으로 왜 힘든지 공감도 하지만 불안감을 지우기 위해 다른 곳에 관심을 돌릴 수만 있다면 큰 문제가 되는 건 아닌 부분이었고 그래서 경우는 개꿀이었다.


'걱정이 생기는 원인을 줄이고 그만큼의 생각을 다른 콘텐츠에 투자한다' 이것이 스트레스를 줄이는 기본적인 방법인데, 솔직히 대부분의 백수가 고민하는 이유는 고정 수익이 없어지면서 생기는 금전적인 부족함과 다른 콘텐츠를 즐길만한 돈이 없다는, 즉 금전적인 부분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에서 이 부분에서 어떻게 부담을 덜었는지 공유해보고자 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오늘 새벽에 이 글을 썼다가 몽땅 지워버리고 다시 쓰고 있다.

다양한 돈 버는 법을 알려주는 전문가들이 넘치는 이 시대에 돈 버는 법을 써도 되는건가 싶었는데,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어차피 아무도 신경도 안 쓸 거 뭘 그리 걱정하나 였다.

어쨌든 오늘 나의 글은 놀고먹으면서 돈 버는 거창한 방법을 알려주는 그런 내용이 아닌,

그냥 지난 1년간 내가 어떤 돈으로 놀고먹었는지 쓰는 그저 기록일 뿐이고 이에 대한 지극히 주관적인 나의 의견으로 혹시나 다른 의견이 있다면 무조건 그 의견이 맞다고 미리 밝힌다.



잡기에 능한 사람이 푼돈 버는 방법

자주 가던 업체에서 카메라를 대여하고 장비 이상을 체크할 때 찍어둔 사진이다. 물론 내 전공과 직무는 카메라나 영상장비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거였다.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서 우선 나는 실업급여 수급자였다.

실업급여라는 매 달 든든하게 들어오는 돈이 있으니 이것으로 기존에 하던 적금이나 투자 등에 계속 넣을 수 있었고 이외에 등산을 다니거나 친구를 만난다거나 등의 목적으로 사용할 돈을 벌기 위해 했던 일들을 나열해 보겠다.

연구노트 대필 아르바이트, 논문 대필, 스타트업 파트타이머 1(오프라인 이벤트 기획 & 진행), 행사 관련 다양한 프리랜서 활동(세팅, 콘솔, 진행, 영상제작 등) 스타트업 파트타이머 2(부트캠프 운영 & 콘텐츠 제작)

(실업급여를 수급하는 기간 중 파트타이머나 단기로 외주를 받았던 건들은 실업급여 신청 시 신고를 마치고 해당 일 만큼 돈을 덜 받은 건드리며 이외에는 실업급여를 수급받지 않던 잔여 연차 소진 기간이나 실업급여 수급 기간이 종료된 후에 했던 일들이다)


왜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능력들이 있는지를 설명하기에는 본문이 부족하기 때문에 나중에 백수 아들 시리즈가 끝나고 기회가 되면 써보기를 기약하고,

위의 일들은 '내가 찾아서 한 일'과 '아는 사람들이 먼저 연락을 줘서 한 일'로 나눠진다 


그렇다면 각각의 일을 어떻게 했는지 정리해 보자.



타인의 즐거움은 돈이 된다. 그것이 행사쟁이의 길

2AM 정진운 씨의 웃는 광대 댄스 짤. 내가 굉장히 사랑하고 애용하는 짤로 행사 관련 일들은 생각보다 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일이라 생각해 가져왔다

위에 적혀있는 행사 관련 다양한 프리랜서 활동은 내가 2017년부터 꾸준히 해왔던 부업 중 하나다.

기계 장비를 좋아해 대학시절부터 촬영이나 행사장 세팅 등의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어쩌다 보니 사회를 직접 보기도 하고 다양한 기회를 접해 생긴 대표적인 나의 얕고 넓은 능력 중 하나로 다양한 프리랜서 플랫폼과 업체를 통해서 일들을 받아서 하게 되었다.


올해 주로 담당했던 업무는 소규모 기업 행사 MC와 결혼식 식전 영상 편집이 대부분이었고 만약 당신이 부업이나 짧은 아르바이트를 생각한다면 나는 '잔치'를 찾아다니라고 말하고 싶다.


사람들은 기쁜 일에 지갑을 연다.

예로부터 환갑, 돌잔치 등 우리나라에도 다양한 축하하는 자리가 있었고 즐거운 자리에서는 사람들의 씀씀이가 넓어지기 때문에 생각보다 다양하게 돈을 벌 방법이 많다.

또한 단순히 돈을 버는 것뿐만 아니라 타인의 기쁜 일을 함께 축하해 주는 건 꽤나 즐거운 일이고 이런 자리에서 꾸준하게 명함과 연락처를 돌린다면 다른 즐거운 일이 생겼을 때 나를 찾아주는 사람들이 많이 생긴다.


예로부터 마을 잔치를 돌아다니는 광대패들이 있었고 자리를 빛내주는 광대부터 행사 장비를 만드는 목수, 홍보물을 만드는 화가가 있었던 것처럼  21세기에도 행사를 진행하는 MC, 행사장을 구성하고 세팅하는 현장 스탭, 홍보물과 행사장 내부에 비주얼을 담당하는 디자이너가 존재한다.


21세기의 광대패 행사쟁이! 이 얼마나 낭만적인가.

물론 엄마는 속 터져 죽는다.



보는 눈이 많으니 최선을 다 해라. 그러면 연락이 올 것이다.

색감이 예뻐서 넣은 작년 15:15 솔로파티 진행 후 지쳐있는 나의 모습. 너무 노는 마인드로 임해서 좀 아쉬웠지만 재밌는 파티였고 끝나고 뒤풀이에서 집에 있었다.


정말 친한 전 직장 동료 (이제는 친한 누나..?)가 이런 말을 해준 적 있다.



"니는 돈 떨어질까 걱정하고 일도 주는 누나들도 있고 참 잘살았다."


맞는 말이다. 아는 사람들에게 연락을 받아서 했던 일들은 일의 종류가 정말 다양한데 어떤 일을 해도 평타 이상을 할 수 있다는 게 제너럴리스트로서 살아가는 나의 자랑거리였고, 어쨌든 나에게 일거리를 줬던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나와 협업했던 전 팀장님, 협력사, 동료들이었고 어쨌든 내가 일하는 모습을 생각보다 잘 보고 있었다는 걸 새삼스럽게 느끼는 일이었다.

내가 함께 일하는 기간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나 좋은 성과를 냈던 부분을 기억해 주고 도움이 필요할 때 찾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참 축복받은 일이다.


백수 생활 기간 동안 당연히 사회적으로 밖에 나가는 일은 줄어들고 자신감이 떨어지는 일들도 있었다.

하지만 나에게 일을 줬던 사람들은 단순히 돈을 벌 기회를 준 게 아니라 새로운 일에 도전하면서 신기한 일을 배우기도 하고 경력이 단절되지 않을 수 있도록 도와준 아주 감사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다양한 이유 중에 내게 가장 고마웠던 점은 내가 일을 꽤 괜찮게 했었고 아직 쓸만하다는 걸 증명시켜 줘서 자존감을 높여줬던 점이라고 생각한다.


정리하자면 백수 기간에 용돈을 버는 방법은 생각보다 꽤나 다양하고 시간도 많아서 덕분에 나는 정말 즐겁고 꿀 같은 백수생활을 즐겼다. 물론 모든 일의 전제 조건은 부모님 집에 붙어서 돈을 아끼는 거였고 다시 한번 오늘 호캉스로 놀러 가신 어머님께 감사 인사를 올린다.

이런 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내가 느낀 가장 중요한 점은 어쨌든 일하는 자리든 노는 자리든 최선을 다하고 타인과의 관계를 잘 만든다면 굶어 죽지는 않겠다는 점이고 그것이 현대 사회에서 스페셜리스트가 되지 못한 제너럴리스트가 살아가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돈이 관련돼서 꽤나 무거운 이야기를 쓰는 부분이라 조금 힘들었으니

다음 시간에는 가볍고 재밌는 일을 써보려고 한다.

백수 아들은 도대체 어딜 그렇게 싸돌아 다닌 걸까? 당신이 적당히 시간이 많으면 가기 좋은 장소들을 다음 시간에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바쁜 당신을 위해 전지전능한 ChatGPT 님이 해주는 요약

백수 생활은 돈 문제만 해결된다면 개꿀이라고 주장하는 필자는 우쿨렐레 레슨과 다양한 프리랜서 활동을 통해 돈을 벌며 생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타인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면 굶어 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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