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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롤로 Feb 08. 2024

백수 아들의 엄마 집에서 살아남기- 5화

갑자기 남아도는 시간, 어디에 쓸까? 방구석 인간의 국내 여행 추천

남아도는 시간, 평일과 주말의 경계가 없는 삶

구글 지도에서 한 해가 끝나면 보내주는 업데이트. 해외는 못 나갔지만 국내만큼은 정말 재밌게 다녔다고 자부심을 갖는 나의 23년 성적표다.


지난 23년 정말 야무지게 여기저기 잘 돌아다녔다는 구글이 보내준 나의 성적표는 다시 봐도 화려하다. 요즘 1시간 40분 거리를 출근하는 중인데 내가 쓴 이번 단락의 소제목과 저 사진을 보면서 과거의 내가 그저 부러울 뿐...

갑작스럽게 이 사진을 올린 이유를 말하자면 물론 내가 작년에는 이렇게 잘 놀러 다녔다를 자랑하기 위함도 지만, 그것보다는 지난 시간에 말했던 것처럼 시간이 많으면 가기 좋은 국내 여행지를 추천하기 위함이다.


백수아들 시리즈의 5화와 6화는 내가 백수로 4개의 계절을 보내면서 직접 방문해 본 좋은 장소를 추천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며 5화는 평범한 장소들, 6화는 등산 특집이 될 예정이다. 이번 5화에서는


1. 이 글을 쓰는 필자의 굉장히 주관적인 시점
2. 주말에는 사람이 많지만 평일에는 사람이 적은 곳
3. 처음 체험해도 어렵지 않고 즐거운 콘텐츠


라는 조건에 맞는 장소를 각 계절별로 하나씩 뽑아봤고, 올해 갑자기 시간이 남아 어딘가 가고 싶은 데 갈 곳을 못 정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글이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작성해 본다.



만개한 벚꽃 길을 자전거로 즐겨보자. 경주 보문단지.

봄의 상징 벚꽃. 참고로 이 사진은 경주가 아닌 양재천이며 아쉽게도 경주 사진은 핸드폰을 7월에 잃어버려서 하나도 없다.

경주는 봄에 더욱 아름답고 따뜻한 도시다.

수학여행의 메카라지만 막상 나는 수학여행을 여기로 와본 적이 없어서 성인이 된 이후 몇 번 방문했었고 그중 가장 좋았던 계절은 역시 봄이다.


경주는 첨성대, 왕릉, 꽃밭단지 그리고 황리단길의 맛집과 경주빵 쇼핑이 가능한 동부 사적지대 인근 관광구역과 다양한 리조트, 아름다운 보문호 그리고 무시무시한 드라켄으로 악명 높은 경주월드를 보유한 보문 관광단지로 나눠진다. 생각보다 그리 큰 도시가 아니기에 1박 2일이면 충분히 두 개의 구역을 다 즐길 수 있으며, 이중 꽃밭단지를 포함한 황리단길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동부 사적지대는 밤에 가서 야경을 투어 하는 게 예쁘다고 생각하고 벚꽃을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보문단지 보문호를 자전거를 대여해서 한 바퀴 도는 코스라고 생각된다. 물론 자전거롤 못 타는 사람이라면 짧게 스타벅스 인근까지 산책만 해도 충분하고 만약 그냥 운동이 싫다면 현대 과학의 힘으로 손가락만 까딱하면 충분한 속도를 즐길 있는 스쿠터도 대여해 주니 진입 장벽도 꽤나 낮은 편이다.


특별히 보문호는 매년 경주시에서 벚꽃 마라톤을 주말에 진행하는 명소인 만큼 꼭 평일 중에 방문해 아름다운 벚꽃을 즐기는 기회를 가진다면 좋겠다. 추가로 신라의 한과 얼을 담은 도시라 그런지 경주는 한식이 정말 정말 맛있다. 맛있는 백반집에서 한상을 즐기고 황리단길에서 커피 한잔 하는 여유를 함께 즐겨보자.



자연이 만든 워터파크. 인제 아침가리계곡

근본이 겁쟁이인 필자는 호기롭게 저 다이빙 스팟에 올라간 걸 후회했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카메라를 보고 어쩔 수 없이 뛰어내렸고, 겁쟁이 중 가장 용감한 녀석 타이틀을 얻었다

필자는 더위에 굉장히 약하다. 1월에도 사무실에서는 늘 반팔로 근무하고 날이 더우면 체력이 반토막 나고 화나보이는 후천적 에스키모인이다. 심지어 물놀이도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인데 아침가리계곡은 다르다. 수위에 따라 다르지만 허리 정도까지 오는 6km의 물길을 오르락내리락하며 헤엄도 치고 미끄럼틀도 타면서 즐긴다면 어린 시절 동심으로 돌아가는 체험을 시켜줄 것이고 무엇보다 무더운 더위를 잊게 해 주는 아주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아침가리계곡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택시를 타고 방동안내센터로 이동해 트레킹을 시작하는 조금 번거로운 코스지만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고 무엇보다 사람이 너무 많아 택시를 잡거나 이동하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주말에 비해 평일은 여유롭게 계곡 트레킹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꼭 평일 중 방문하는 걸 추천한다.


주의할 점은 트레킹코스 중 약 3km는 전화도 안 터지는 코스에 물길 트레킹은 그래도 조금 위험한 편이기 때문에 꼭 믿음직스러운 동행자를 구해서 함께 가도록 하자. 만약 당신이 좋은 동료를 구해 트레킹을 가게 된다면, 차가운 물로 뜨거운 라면을 즐길 있는 핫 앤 쿡이나 차갑게 먹어도 맛있는 닭강정을 포장하는 걸 추천한다.


물놀이와 간식은 늘 떼어낼 수 없는 조합이란 건 당신도 알고 있을 것이고 몸이 든든해야 꽤나 긴 트레킹 코스를 더욱 안전하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서울 최고의 석양 명소에서 즐기는 하룻밤. 마포 노을캠핑장

사진 실력이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서울 한복판에서 즐기는 노을 캠핑장의 석양은 언제 와도 참 아름답고 야외에서 구워 먹는 고기는 서울의 유명 고깃집보다 훨씬 맛있게 느껴진다.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은 캠핑이나 백패킹의 로망을 가질 것이다. 물론 이 글을 쓰는 필자는 밖에서 씻는 거나 위생 등에 꽤나 민감한 녀석이라 빠르게 포기했지만 노을캠핑장의 환경이 너무 좋기 때문에 가을의 명소로 추천하게 되었다.


골프장을 개조해서 만든 노을 캠핑장은 지리적으로 너무나 편리한 접근성과 객관적으로 국내 최상급의 시설, 그리고 너무 예쁜 조경을 자랑하는데 여기가 얼마나 예쁘냐면 예비신혼부부들이 거의 매일 웨딩촬영하러 오르락내리락하는 바로 그런 곳이다. 백패킹 장비의 경우에는 배송비 포함 7만 원 내외로 충분히 대여가 가능하며 노을캠핑장은 서울에서 자동차로 캠핑장 주차장까지 편하게 이동 가능, 주차장에서 비박지 까지도 맹꽁이 열차를 탑승하면 정말 쉽게 수 있으니 무거운 행군을 체험하지 할 필요도 없고 화장실의 상태는 꽤나 깨끗하며 무엇보다 매점에 온갖 것들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편하게 야외에서 자는 낭만을 체험하고 싶다면 가을 노을캠핑장에 도전하는 걸 추천한다.


단점으로는 꽤나 힘든 티켓팅을 뚫어야 하지만 금토일이 아닌 평일 중에는 역시 경쟁률이 상당히 덜한 편이며 무엇보다 화구를 활용해서 야외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 호사를 누릴 수 있기 때문에 몹시 강추한다.

물론 벌레 대비나 날씨에 따라 추위 혹은 더위 대비를 잘해야 하는 건 스트레스가 될 수 있지만 그나마 더위와 벌레가 줄어든 가을이라면 괜찮은 편이고 무엇보다 잘 준비한다면 서울 한복판에서 노을과 불멍을 통해 엄청난 낭만을 치사량 직전까지 즐길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덥고 습하고 벌레 많은 초가을보다 조금 시원해진 가을을 추천하지만 사람에 따라 추위가 더 싫을 수도 있고 무엇보다 필자는 정말 더위를 몹시 싫어하기 때문에 이 점을 고려해서 적당한 시기를 선정하고 티켓팅 성공하기를 응원한다.



너무 쉽게 즐기는 설산. 평창 용평리조트 발왕산

눈을 정말 미친 듯이 맞았지만 행복해하는 미소가 보이는가? 낭만 넘치는 겨울 왕국을 정말 쉽게 즐기고 싶다면 발왕산을 강추한다.

산은 다음 주에 따로 소개할 예정이지만 오늘 소개하는 발왕산은 솔직히 산이라기보다는 조금 가파른 산책로 정도라고 생각한다.


나는 여행에서 보는 풍경은 가성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세상에 멋지고 예쁜 장소는 정말 많지만 그 장소를 방문하기 위해 들이는 노력이 정말 어려운 경우가 많지만 용평 리조트 주차장에 주차하고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는 발왕산의 가성비는 즐기는 풍경에 비해 너무나 좋다고 생각한다. 처음 곤돌라를 타고 내리고 밖으로 나가면 트여있는 스키장의 한파에 여기서 죽겠구나 내가 작가 놈에게 속았다고 있을 거지만 조금만 참고 산책로로 이동하면 나무들이 바람을 막아주면서 무엇보다 너무 아름다운 상고대 혹은 빙화를 수 있다. 코스 또한 객관적으로 꽤 쉬운 수준으로 어린이나 어르신을 모시고 온 가족단위 관광객도 자주 보이는 곳으로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도록 하자.


추가로 이왕 평창까지 온 김에 용평리조트에서 평일 중 느긋하고 여유롭게 스키를 즐기고 1박 하는 것도 충분히 가성비가 좋은 일정이며 무엇보다 어차피 백수라면 평일 중 1박 2일이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꼭 추천한다. 물론 스키도 꽤나 위험한 스포츠고 아무튼 한겨울 야외활동 자체가 위험한 일이기 때문에 이곳 역시 되도록 동행인과 함께 가도록 하자.


4개의 장소를 추천하고 보니 노을 캠핑장을 제외하고 어쨌든 내 사진을 찍어줄 만한 동행인이 함께하면 참 좋은 장소들인데, 이를 위해서 백수 생활 중에도 타인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며 때로는 새로운 모임에 참여하는 큰 도전을 통해 사회성을 유지하는 연습이 될 수 있으니 단순히 놀러 다니는 이런 계획도 백수생활을 알차게 보내는 새로운 기회로 삼을 수 있기를 응원하겠다.


그렇다면 이어서 다음 주에는 백수가 도전하기 좋은 산들을 알아보도록 하자.



바쁜 당신을 위해 전지전능한 ChatGPT 님이 해주는 요약

작가는 자신의 여행 경험을 공유하며, 구글 지도로 돌아본 자신의 국내 여행 성적표를 바탕으로 계절별 방문하기 좋은 여행지를 추천한다. 이들은 봄의 벚꽃길, 여름의 계곡, 가을의 캠핑, 겨울의 설산으로, 백수 시간을 활용해 사람이 적고 즐길 거리가 많은 곳을 방문하며 사회적 연결을 유지하고 새로운 만남을 추구하길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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