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아들의 엄마 집에서 살아남기- 7화

백수로 사는 기간 동안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느낀 점

by 롤로

사회성을 유지하기 위한 백수의 스파링 파트너 : 모임

공룡에게 포위당해 두려움에 떠는 귀여운 아기의 모습이다. 한 번에 많은 일을 벌이고 감당 안되어 슬퍼하는 모습과 비슷해 넣어봤다

필자는 한 번 밖으로 나오면 모든 것을 다 해야 하는 집돌이다.


예를 들어 오후 반차를 쓰는 날은 커다란 운동 가방 안에 온갖 짐을 다 챙겨서

[출근 -> 점심 약속 -> 은행 방문 -> 운동 -> 사우나 -> 저녁 약속] 이런 식으로 일정을 세우는데,

대부분의 약속과 일정을 위의 '출근'과 '은행 방문'처럼, 꼭 밖에 나와야 하는 일이 있을 때 몰아넣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 꼭 밖에 나와야 하는 일이 없으면 사람과의 약속을 안 잡았고, 백수 생활 중 칩거의 극에 달했던 적이 있었다.


문제는 이 칩거 장소가 아쉽게도 내 집이 아닌 엄마집이라는 사실이었고

이런 상황에서도 인간관계라는 건 좋든 싫든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생각했기에

마치 스파링 파트너를 구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새로운 사람을 만날 장소를 찾아다니기 시작했고 어쩌다 보니 여러 가지 모임에 가입해 활동했다. 물론 이런 과정 속에서 정말 재밌고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지만 오늘은 그런 뻔하고 상투적이고 감동적인 이야기보다는 백수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과정 속에서 마주하게 된 당황스럽거나 부담스러운 사람들, 결이 안 맞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뒤에서 누굴 욕하는 그림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이미 내 개인 SNS에 브런치에 글을 쓴다는 사실을 올리기도 했고 딱히 봐도 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해서 그냥 부담 없이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으로 이야기를 써보려고 한다. (혹시 글을 읽고 찔리면 아무튼 당신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하자)



지극히 개인적인 나의 '선'에 대한 이야기

대한민국 예능계에서 힘을 상징하는 대표 인물 중 한 분인 이영자 씨다. 환하게 웃으면서 선을 넘네라고 말하는 무서운 모습이 이번에 주제와 잘 어울려서 가져왔다.

우리는 사회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친절하게 인사하고 큰 문제가 없는 사람이라면 편견 없이 대하도록 교육을 받아왔고 나도 이것을 최대한 지키기 위해 노력하며 살았다.
그리고 여기에 나는 추가로 '심각하게 싫은 게 아니면 일단 해보자'라는 태도를 갖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 이유는 나의 나쁜 버릇 때문이다.


나는 무언가를 싫어하게 되면 정말 과하게, 증오란 표현이 맞을 정도로 싫어한다. 싫어하는 것과 관련된 모든 것을 편견을 갖고 긍정적인 가능성을 전부 무시한다. 그래서 성인이 된 다음부터 내가 싫어하는 대상이 사람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해 왔고 나와 자연스럽게 멀어진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이 사람을 정말 싫어하기 전 나름 적당한 관계를 계속 유지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필자는 공대를 졸업했지만 기술적인 업무보다는 사람 대하는 일을 쭉 해왔다.

조직 문화와 행사 쪽 업무를 하면서 나름의 직업병으로 모든 말에 기계적인 리액션을 하는 습관이 있고 어색한 상황에서는 마음에도 없는 상투적인 멘트를 쉬지 않고 날리는 끔찍한 병이 있다.

이 병으로 인해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인데, 이런 나의 모습을 다행히 좋아해 주는 사람도 있었지만 당연히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과 가까워지고 싶을 경우에는 조금 더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노력을 하면서 나름의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나도 호불호가 있는 사람이고 모든 사람과 가까워지고 싶은 게 아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사람을 만나면서 멀어지는 사람들이 생겨왔다.


그런 사람들에 대한 공통점을 '선을 넘었다'라고 표현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나의 '선'을 넘는 사람들은 공통점이 몇 가지가 있다.


1. 눈치가 없다

회사 생활 초창기까지 많이 들었던 소리 중 하나가 '싫어하는 표현을 잘 못한다'였다.


실제로 나는 싫어하는 게 별로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일단 해보자'의 마음으로 거절을 잘 안 하고, 나의 좋은 사람들은 내가 불편해하거나 힘들어하는 부분을 먼저 잘 캐치해 주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싫어하는 표현을 쉽게 하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여기서 내가 말하는 눈치 없는 사람들은 나의 은근한 거절의사를 못 알아채주는 야속한 사람들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거절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내 은근한 거절의사를 못 알아채준다고 서운해하면 그건 내가 과하게 바라는 거라 생각한다)


물론 나도 내가 큰 손해를 보면서 까지 모든 걸 괜찮다고 하는 사람은 아니다. 어느 정도 손해 보는 일은 당연히 거절하고 대부분 나의 거절에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


하지만 내 거절에 대해 나의 이유를 생각하지 않거나 타인을 대하는 상황과 비교하는 사람은 대부분 자신의 제안이나 요청이 얼마나 과한지에 대한 눈치가 없는 사람이다.


2. 무례하다

MBTI는 이제 유행을 넘어서 자신을 쉽게 표현하고 설명하는 방법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된 정말 많은 밈이 있었는데 이 중에서 가장 싫어하는 밈은 '나 T야 '였다.

처음 이 밈이 나왔을 때는 일종의 유머와 사회 풍자로 공감을 잘 못해주는 상황에서 'T라서 그렇다'하는 유쾌한 유머였지만, 이를 왜곡해 무례한 행동을 한 다음 이에 대한 핑계처럼 '나는 T라서 그래'라고 진지하게 말하는 사람들이 생겨났었다. 정말 최악이다.


사람과 대화를 나누며 감정을 상하지 않게 하는 것은 아주 기본적인 언어 예절이다.

상황에 따라 부탁할 때는 공손하게, 거절해야 할 때는 완곡하고 정중하게, 잘못한 상황에서는 상대의 입장을 살피며 사과를 하고, 힘든 상황에 있는 사람에게는 따뜻하고 신중한 위로를 건네는 게 사회적 관습이고 생각하면서 실천하는 예절이다.


물론 나도 친한 친구들과 편안한 자리에서 이를 지키지 않고 말을 막 하기도 하고 격을 차려야 하는 자리에서 실수하기도 하지만 최대한 언어 예절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다만 내 입장에서 기본적인 매너를 지키지 않으며 이를 'T'라고 포장하며 자신에게 공감을 강요하는 건 웃기지도 않을뿐더러 그저 무례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 뿐이다.


이에 속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한 말의 문제점을 생각하지 않고 타인이 나에게 하는 말에 대해서만 불만을 갖고 계속 말꼬리를 잡는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3. 문제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지 않는다

문제의 원인을 자신에게서만 찾는 자존감 낮은 사람이 좋다는 건 절대 아니다.

다만 내 기준의 선을 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에게 너무나도 관대한 사람들이다.

(자존감이 너무 낮으니 생기는 거다, 그건 자신감의 문제다 이런 말을 하며 깊게 들어가고 싶지는 않다)


뭔가 문제가 생겼다면 이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개선하는 과정을 거칠 텐데 문제점에 대한 변수로 자신을 고려하지 않거나 스스로에게만 너무나 관대한 기준을 대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나와 맞지 않았다.


내가 배울 점이 많다고 느꼈던 사람들의 공통점은 어떤 행동의 결과가 마음에 안 든다면 내가 무엇을 했는지 먼저 돌아보고 그다음 외부적인 요인을 찾는 방식의 피드백을 활용했었고 이런 사람들과 나는 결이 맞다고 느꼈었다.


물론 이런 방법만이 옳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문제의 원인을 검토하는 상황에서 나에게 문제가 있었는지 아예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대부분 나와 맞지 않았고 나 외의 사람들에게도 자신이게만 너무 관대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았었다.



좋은 사람들만 신경 쓰기도 바쁘고 힘들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방송인 중 한 명인 박명수 씨다. 이 분이 하는 말은 무례해 보일 수는 있겠지만 대부분 맞는 말이라 짤이 참 많다.

위의 내가 불편해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나면 '아 이 사람은 굉장히 싫어하는 게 많고 예민한 사람이구나'라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맞는 말이다. 나는 인간관계에 소모하는 에너지가 크고 그중 특히 싫어하는 사람에게 쓰는 감정 소모가 굉장히 큰 편이기 때문에 최대한 내가 사용하는 리소스를 줄이려 노력했고 무언가를 싫어하기 전에 먼저 무시하고 잊기 위한 나의 방법을 찾아낸 거다.


내 주변 좋은 사람들의 조언과 도움을 받은 덕분에 새로운 모임을 나가서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을 그저 수많은 사람 중의 하나 'one of them'이라 생각할 수 있게 되었고, 이들에게 내가 생각하는 최소한의 친절함과 언어 예절을 지키며 대하는 법을 백수 시절에 익혔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에 대한 부작용으로 나에게 그저 수많은 사람들 중 하나인 녀석이 생각보다 나와의 관계를 가깝다 느끼며 선을 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나와 멀어지게 되는 이런 선을 긋는 이유는 위에서 계속 은은하게 언급되어 온 나의 좋은 사람들을 챙기는 데 사용할 리소스를 저장하기 위해서다.


전에 써왔던 글들에서도 나는 늘 내가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운 좋게 나에게 찾아온 좋은 인연들에게 내가 선을 넘지 않기 위해서, 고마울 때는 감사를 미안할 때는 사과를 나의 감정을 온전히 바른 방향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나는 인간관계에 쓸 체력과 에너지를 더욱 키우고 비축한다.


백수생활 중에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내가 당장 하는 것도 없는데 뭔 사람을 만나나 싶겠지만 새로운 인연을 만드는 과정에서 내가 백수임에도 편견 없이 대해주는 사람이라면 좋은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원래 알던 사람이 내 힘든 상황을 위로해 주고 계속 연락해 주는 기존에 내가 알던 사람은 더욱 좋은 사람일 것이니

지금 당신의 상황과 차가운 고용 시장이 힘들더라도 내 주변의 따뜻한 사람과의 인간관계를 잘 유지하길 응원하겠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인간관계는 무엇일까?

다음 시간에는 백수와 가족들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



바쁜 당신을 위해 전지전능한 ChatGPT 님이 해주는 요약

백수 생활 중 사회성을 유지하고자 여러 모임에 나가며 사람들과의 관계를 이어가던 필자는, 이 과정에서 마주한 ‘선을 넘는’ 사람들과의 에피소드를 다룬다.
‘눈치 없음’, ‘무례함’, ‘자기 객관화 부족’이라는 기준으로 관계를 정리해 온 경험을 통해, 필자는 자신의 인간관계 에너지를 소중한 사람들에게 집중하려 노력한다.
백수라는 상황에서도 좋은 인연을 만나는 법과 인간관계에 대한 개인적인 기준을 솔직하게 풀어낸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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