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내일도 아닌 시간

by 고유

잠이 깬다. 새벽 두 시, 꼭 같은 시간에. 때로 새벽을 보내는 일은 힘겹다. 보내는 게 아니라, 견딘다고 해야 하나. 인적이 드문 지역에서 타는 버스나 열차는 배차 시간이 터무니없이 길다. 꼭 그런 곳에서 열차를 놓치는 기분이다. 시곗바늘이 한 바퀴만 돌면 낮의 같은 시간인데,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낮은 심심하지만 어쩐지 새벽은 그렇지 않다.


다시 동틀 때를 기다리는 일은 심심하다기보다 지루하고 외롭다. 말없는 나와 같이 있는 시간이 어색할수록 그렇다. 모두 잠이라는 열차에 타고 떠나는데 그 여정은 그 누구와도 함께 갈 수 없어서다. 한 꿈에 한 명씩만 떠날 수 있는데, 그곳에서 낙오된 느낌이라 오롯이 혼자라서. 지극히 개인적인 시간이라서.


오늘도 아닌 내일도 아닌 시간 속에서 지금은 어디에 속해야 하는지 혼란스럽다. 오늘, 아니 어제 있었던 일을 떠올리다가 한숨. 내일, 아니 오늘을 기다리다가 한번 더 한숨.


알겠다. 사실 너, 외로움이 아니라 불안이구나. 이 긴 새벽처럼 계속 너 혼자만 어둠 속에 있을까 봐 불안한 거지? 오늘과 내일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지금이 너가 서있는 곳 같아서 불안한 거잖아.


맞아.


한숨 다 쉬었어? 그럼 이제 그만 한숨 자. 그럼 새벽도 곧 끝나거든. 곧 오늘이 될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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