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실수를 하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저마다의 크고 작은 실수는 인간이라면 누구든 피할 수 없는 운명과도 같습니다.
인생에서 우리가 저지르는 수많은 실수 가운데 가장 뼈아픈 실수는 사람을 잘못 알아본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음에 너무 들어 옆에 있기만 해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일방적으로 끌려가며 나를 전혀 나답지 못하게 하는 관계가 있습니다. 사랑한다는 이유로 그 사람에게 맞추려고 애를 쓰지만 그것이 행복은커녕 점점 더 나는 사라지고 자신감도 떨어지게 합니다. 언제부터인가 눈치만 보게 됩니다.
이런 관계는 독이 되는 관계입니다. '언젠가 좋아지겠지' '나를 좋아할 거야'라며 막연한 기대감으로 관계에 매달립니다. 관계가 지속되는 동안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설령 관계가 끝이 나도 후회하기 마련입니다. 그 관계에 쏟은 시간과 정성은 모두 낭비한 것일 뿐만 아니라 상처만 받은 마음을 추스르는 데도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하니까 말입니다.
평생 변치 않을 사람이라 생각하고 모든 걸 희생했는데 알고 보니 이용만 당하고 끝날 때 그때 그 마상, 마음의 상처는 말로 다 못합니다.
의미 없는 관계를 지속하는 것도 후회가 됩니다. 그 관계에 속하지 못하면 세상에서 소외될까 봐, 뒤처지게 될까 두려워서 어정쩡하게 걸쳐있는 관계 역시 훗날 돌아보면 인생을 허비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머릿속으로는 그저 그런 사이는 관심을 덜 가져야지 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내 주변에 모든 인간관계를 놓지 않으려는 심리가 있습니다. 하나라도 놓치면 자칫 큰일이 날 것만 같습니다. '언젠가 필요하겠지', '어쩌면 나를 필요로 할지 몰라' 하는 기대에 빠져 있으면서 말입니다. 현실은 착각일 뿐입니다. 그저 그런 인간관계까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미련을 버리지 못합니다.
지금 의미 있고 즐거운 관계조차 시간이 지나면 가물가물해질 때가 많은데 의미 없는 관계는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런데 더 안타까운 건 그 반대의 경우일 겁니다. 정말 좋은 사람이고 나에게 진심이었는데 내가 몰라보고 상처만 줬을 때 지나고 난 뒤의 후회는 너무 늦습니다.
휴렛 팩커드의 공동창업자인 데이비드 팩커드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은 신이 내리는 선물이다. 그 사람과의 관계를 지속시키지 않는 것은 신의 선물을 내팽개치는 것이다"라고 말입니다.
‘열 명의 법칙’이라는 게 있습니다.
세상에 열 명의 사람이 있다고 하면 그중 한 사람은 반드시 당신을 싫어합니다. 열 명 중 두 사람은 당신과 가까운 친구가 됩니다. 그리고 열 명 중 남은 7명은 이도 저도 아닌, 그다지 관심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사람들은 대개 나를 좋아하는 두 명의 가까운 친구는 그러려니 하며 지냅니다. 나를 싫어하거나 그저 그런 일곱 명의 관심을 받기 위해 더 애를 씁니다. 결과는 실망과 상처로 끝나기 일쑤입니다.
정작 중요하고 나에게 힘이 되는 사람은 나를 사랑해 주는 두 명인데 말이죠. 이를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다 소중한 존재를 잊고 살아갑니다. 관심도 없는 7명, 나를 싫어하는 1명. 그들의 관심만 갈구하다 지치고 사는 게 우울하고 슬퍼지는 것 아닐까요?
인간관계에 소모하는 에너지는 만만치 않습니다. 더구나 나와 맞지 않는 사람에게 에너지를 쏟아가며 감정을 소비하는 관계, 엄청 힘든 일 아니겠습니까?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좋은 관계로 만드는 일도 중요하지만 지금 나와 연을 이어가는 사람을 진짜 내 사람으로 만드는 게 더 의미가 있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만 버려도 부질없는 인간관계에 쏟는 시간과 에너지를 아낄 수 있습니다. 그 시간과 에너지를 나에게 좋은 사람과 함께 나눈다면 험한 세상에 즐거움이 되고 살아갈 힘이 납니다.
이제라도 나와 맞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자주 하고, 소홀히 대했다면 진심을 보이며 관계를 이어나갔으면 합니다.
좋은 사람이고 편한 사람이고 그런 사람일수록 가끔 우리가 덜 챙기고 잊어버릴 때가 있습니다. 오늘 나에게 잘해준 좋은 사람들의 리스트를 쭉 적어보면 어떨까요?
내가 얼마나 그들에게 잘해주고 있는지, 기대에 부응하고 있는지.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 돌아보고 챙겨보는 것도 삶의 지혜가 아닐까 싶습니다.
마음을 터놓기 힘든 세상에 믿을 수 있는 사람 하나 생긴다는 건 크나큰 행운입니다. 그러니 나에게 좋은 사람부터 챙겼으면 합니다. 더군다나 신의 선물이라고 하니 선물은 잘 챙기는 게 예의 아니겠습니까?
지금 내 옆에 있는 좋은 사람, 잘 챙기고 계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