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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의 기술 Apr 01. 2022

기회를 찾아야 기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꽝 대신 꽉!

 과자 한 봉지를 샀습니다. 봉지 안에 경품 딱지가 들어 있다는 문구가 쓰여 있습니다. 딱지에 '한 봉지 더'라고 적혀 있으면 공짜로 하나 더 먹을 수 있습니다.

 과자를 뜯자마자 딱지부터 꺼냅니다. '한 봉지 더!' 간절함이 잠시 동안 격하게 듭니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경품 딱지를 뜯습니다만 백에 아흔아홉은 '다음 기회에'라고 적혀 있습니다. 


 사소하기 짝이 없는, 이것도 행운이라고 안되면 실망하지만 당첨되면 기분이 엄청 좋습니다. 그런데 말이 좋아 '다음 기회에'이지 한 글자로 표현하면 '꽝'입니다.  




 과자 한 봉지를 공짜로 먹는 건 다음 기회, 그러고 보면 우리는 '다음 기회에'라는 말을 참 자주 겪습니다.

 새해를 맞아 큰맘 먹고 일출을 보러 갔습니다. 시뻘건 해가 찬란하게 떠오르는 장관을 기대했는데 구름에 가려 해가 떴는지 제대로 볼 수 없었습니다. 온전한 일출을 보는 날이 실제로 그리 많지 않다고 합니다. 하는 수 없습니다. 다음 기회에 보러 오는 수밖에요.

 로또를 삽니다. '설마 되겠어?'라고 생각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은 감출 수 없습니다. 로또 1등이 여러 번 나왔다는 유명 로또점 앞에서 한참을 기다렸다가 구입합니다. 나름 정성을 들였으니 나에게도 그런 영광이 오지 않을까 두근두근 설레지만 토요일 오후 9시가 되면 어김없이 다음 기회를 기약합니다.

 취업을 준비하며 면접을 봅니다. "뽑아만 주신다면 혼신의 힘을 다해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며 결연한 의지와 능력을 어필합니다. 하지만 손에 받아 든 건 점잖게 표현한 '귀하의 자질은 우수하였으나 제한된 인원으로 인해.. 다음에 기회가 되신다면..’이라는 일명 불합격 통지서입니다.

 오랜만에 만난 지인, 반가운 마음에 밥 한 끼 아니 커피라도 한잔 나누고 싶지만 지인은 굉장히 바빠 보입니다. 흔히 이런 말을 하며 헤어집니다. '다음에 밥이나 한 끼 하자' '다음 기회에 차나 한 잔 마시자'

 기회는 얻지 못하고 죄다 '다음 기회에'라고 합니다. 말이 다음 기회지, 이 역시 '꽝'이라는 의미입니다. 


 '기회는 두 번 다시없다', '지금이 기회다'라고들 합니다. 기회를 바로 알아보고 단숨에 꼭 잡으라고 하지만 사는 동안 그런 경우가 얼마나 있을까요?

 때가 되면 치는 수능, 요건이 되면 응시할 수 있는 자격증처럼 일정이 미리 정해진 시험은 그 날짜에 맞춰 계획을 세우고 준비를 합니다. 아무리 평생 공부라고 하지만 인생은 공부하고 시험 치는 일정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힌트라도 있으면 그나마 수월할 텐데 기회는 예측 불허, 변화무쌍해서 바로 알아보기란 불가능합니다. 기회는 언제 어떻게 다가와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도무지 알 길이 없으니까요. 


 기회를 그냥 흘려보내면 기회를 알아보는 눈이 없다고 그럽니다. 기회를 잡았다 놓치면 준비가 덜 되었다고 하고요. 기회라고 잡았는데 성공은커녕 실패를 하면 기회가 아니었다고 합니다. 그것도 다 지나고 난 뒤에 말이죠.  




 기회를 만들려면 눈앞에 닥친 문제부터 풀어야 합니다. 식은 죽 먹기처럼 몇 분 만에 뚝딱 해치우는 문제부터 죽을 때까지 풀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문제까지 숱한 문제를 풀고 받고 또 풀며 살아갑니다.

 문제가 점점 커져 위기가 될까 겁이 나고 문제로 인해 가지고 있는 걸 잃을까 봐 불안해합니다. 이 문제만 해결되면 앞으로의 인생은 평탄할 것 같지만 문제는 또다시 생겨 나기 마련입니다. 이 생을 살고 있는 한 문제가 없는 그럴 일은 없습니다. 문제없는 세상은 꿈에서나 존재합니다. 그러니 문제없는 인생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문제 속에 답이 있다"

 정답을 몰라 머리를 굴리고 있으면 선생님이 하셨던 말씀입니다.

 모든 문제 속에는 크고 작은 실마리가 숨겨져 있고, 실마리를 잘 찾으면 소중한 기회를 발견해 내기도 합니다. 지금껏 대부분의 성공 스토리는 문제나 어려움을 똑바로 보고 문제 속에 답을 찾은, 즉 위기를 기회로 바꾼 사람들이 만들었듯이 말입니다. 그래서 기회는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낸다는 말이 나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기회인지 아닌지는 시간이 흐른 뒤에야 알게 되는 선택의 결과입니다. 그렇다고 손 놓고 기다릴 수만은 없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기회는 없는 거나 마찬가지, 무작정 기다려 주지 않는 기회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다만 내가 놓친 기회는 다른 누군가가 잡았을 뿐입니다. 


 '기회를 찾아야 기회를 만들 수 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기회가 없다고 탓만 하며 시간을 허비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봅니다. 막상 황금 같은 기회가 왔는데 잡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땅을 치고 통곡할 일, 기회가 오지 않는다고 불평만 하지 말고 기회를 찾아보고 잡을 준비부터 해야겠습니다.  




 새해가 되면 저마다 이루고 싶은 꿈을 빌고 다짐을 합니다. 소망을 이루기 위해 마음가짐을 단단히 먹습니다만 하루 이틀 지나고 나면 까마득히 잊어버립니다. 그러다 연말이 되면 똑같은 후회를 하곤 합니다.

'꽝’이나 다름없는 ‘다음 기회에’라는 말을 익숙하게 받아들이면서 말이죠. 


 크든 작든 분명 누구에게나 몇 번의 기회는 찾아온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기회가 없다고 느꼈다면 기회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나 자신의 부족함부터 채워야 합니다. 삶에 대한 애정과 적극적인 사고, 긍정의 바탕 위에서 자란다는 꿈, 그 꿈이 자랄수록 기회는 점점 현실로 다가와 단번에 알아보게 된다고 하니까요. 


 '다음 기회에'라는 말 대신에 '다음 기회는!' '꽝'이라는 한 글자는 '꽉!'으로 바꾸어 봅니다.

 지금까지 기회를 알아보지 못하고 '꽝'으로 날려 보냈다면 이젠 꿈을 이룰 기회를 '꽉' 잡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면서 말이죠. 기회를 찾아야 기회를 만들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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