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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의 기술 Jul 08. 2022

익숙하지 않은 것에 호기심을 가지면 그건 내 것이 된다

"딱 밥 한 숟가락만 더 먹어"

"야채를 많이 먹어야 건강해지지"

 밥 한 숟가락이라도 더, 채소를 한입 더 먹고 안 먹고를 두고 신경전이 벌어집니다. 밥보다는 패스트푸드, 야채보다는 고기에만 눈독을 들이는 아이를 설득하느라 애를 먹는 엄마, 오늘도 식탁 위에서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돕니다.

 입이 짧은 아이와 한술이라도 더 먹이려는 어른의 기싸움, 처음엔 어르고 달래며 부탁하다 기어이 화를 냅니다. 협박도 서슴지 않습니다만 결국엔 포기에 이릅니다. 늘 이런 말을 하면서요.

 "편식하지 말고 골고루 먹으라니까! 골고루!"  




 입이 짧던 아이들도 어른이 되면 입맛이 바뀝니다. 나이가 들면 음식을 가리는 편식은 점점 줄어들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여전히 편식을 하고 있습니다.

 아침 출근, 집을 나서면서부터 늘 가던 길로 가고, 매일 드나드는 건물에 들어가 언제나 앉았던 그 자리에 앉습니다. 항상 마주하는 사람과 부딪히고, 별반 차이 없는 익숙한 업무에 치이고, 영양가도 의미도 별로 없는 레퍼토리를 주고받습니다.

 가던 길 그대로 되돌아오는 퇴근길,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찾고 익숙한 장르만 고집합니다. 매일같이 변함없는 자세로 뒹굴어 한쪽이 푹 꺼진 소파에 달라붙은 채 손에 착착 감기는 리모컨을 이리저리 누르고 있습니다. 


 어제 배운 최신 지식이 하루가 지나면 구식이 되고, 얼마 전에 구입한 신상품은 금세 구닥다리가 되는 요즘입니다. 더군다나 A.I가 곧 세상을 지배할 거라고 떠들썩합니다.

 인간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세상에서 생존하려면 하다못해 조직에서 살아남으려면 창의성만이 살길이라고 강조합니다. 창의성이 있으려면 호기심이 있어야 하고요. 아이에게는 창의성을 길러야 한다고 아는 체를 하며 진지하게 말합니다. 하지만 어른인 나 자신은 호기심 제로인 채 편식하는 일상을 살고 있습니다. 


 별다른 노력이 없어도 능수능란한 오른손으로 밥 먹기, 양치질하기, 글씨 쓰기. 사소하기 그지없는 이런 거라도 손을 바꾸어 왼손으로 하면 반대편인 우뇌가 활성화되어 창의력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이 사실을 알면서도 불편해서, 귀찮아서, 아무 생각이 없어 오른손으로 늘 하던 대로 합니다.  




 '저건 먹을 수 있는 것인가?' '이것과 저것을 섞으면 어떻게 될까?'와 같은 호기심을 가진 인류가 문명을 발전시켰습니다. '새처럼 날 수 없을까?' '달나라에 토끼가 살고 있을까?'라는 호기심이 하늘을 날아다니고 달나라에까지 인류의 발자국을 남겼듯이 말이죠.

 새롭고 신기한 것을 보면 좋아하고, 모르는 건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은 인간이 가진 본능이라고 합니다. 호기심이 없다고 푸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만 '이 드라마 다음 편은 어떻게 될까?' '엄마한테 안 들키고 게임을 더 오래 하는 방법은 없을까?' '저 집이 맛집이라는데 대체 어떤 맛일까?'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면 호기심이 없다고 할 수 없을 테죠.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기 시작한 편식 같은 행동으로 우리는 좋고 싫음을 명확하게 구분 짓고 그 경계선 밖으로는 넘어가지 않으려고 합니다.

 먹어 보지 않았던 음식을 먹어 보고, 가보지 않았던 곳을 가 보고, 미처 몰랐던 경험을 하면서 견문을 넓힌다고 합니다. 현실은 낯선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걸어 보고, 모르는 내용을 질문하는 것도 꺼려집니다. 새로운 도전을 시도한다는 게 낯설기만 합니다.

 막상 해보면 잘못되거나 큰일 나지 않는데도 내가 속한 여기가 전부라는 생각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합니다. 이래저래 호기심을 갖는다는 게 쉽지 않아 창의성은 나와 상관없는 먼 나라 이야기같이 느껴집니다. 


 만약 인류에게 호기심이 없었다면 하루하루 배부르고 등 따시면 그걸로 족하다는 생각만 했을 테고, 다른 것에는 관심이 없어 인류는 아직도 원시 시대 수준으로 살고 있을 거라고 하죠.

 호기심은 배움의 시작, 알고 싶은 게 없다면 성장할 수 없습니다. 뭔가를 새로 배우고 새로이 알아 한 단계 성장하는 과정이 삶을 즐겁게 살아가는 원동력이라고 합니다.

 모르는 게 있어도 알고 싶어 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는 낯설고 두려워서 혹은 나이가 많아서 딱히 배우려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호기심이 사라진다는 건 빠르게 늙고 있다는 신호라는 말도 있습니다.  




 철학자 니체는 호기심에 대해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것에 호기심을 가지면 그것은 내 것이 된다."

 내 주변에 익숙하지 않은 것은 무엇인지 찾아봐야겠습니다. 인류 문명의 시작은 물론 성장하려면 꼭 필요한 호기심, 인류 발전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내 삶은 설렘과 유쾌함으로 변화되고, 익숙하지 않은 무엇이 내 손에 쥐어질지 모르니까요. 


 일상에서 편식을 하고 있지 않으십니까?

 오늘은 두루두루 골고루 경험해 보시죠. 여태껏 시도하지 않은 것들을 다양하게 시도하는 그런 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연령 제한이 없어 남녀노소 누구나 가질 수 있는 호기심, 호기심이 있는 사람은 늙지 않는다고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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