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짓는 사진장이 Jul 30. 2024

저녁노을과 함께 즐기면 더 환상적인 울진 은어다리



울진 은어다리를 보러 갔던 길, 볼거 다 보고 난 뒤 나중에서야 무슨 비밀얘기라도 하듯 작은딸은 내게 말했다. "아빠 아빠, 사실은 저 은어다리 처음 봤을 때는 '에게~~엣!' 하는 느낌이었어욧!"이라고.


전날 400킬로미터가 넘는 장거리를 달려 울진에 도착한 뒤 이날 하루도 빡세게 여기저기 돌아다닌 덕분에 아내와 큰딸은 중간휴식차 다시 돌아간 숙소에서 픽 쓰러져 잠든 반면, 여행을 계속 즐기겠다며 작은딸 혼자 나를 따라붙은 길이었다.







하기는 그럴 만도 했다. 해가 아직 남아있는 오후 6시30분 저녁 무렵, 울진 은어다리는 양철 냄새 살짝 풍기는 생짜 같은 모습으로 쓸쓸하게 서 있었다. 찾아오는 여행객조차 거의 없어 더더구나 외로워 보이는 얼굴을 한 채.


그런데 잠시 후 해가 서산으로 기울고, 하늘 가득히 노을빛이 물들기 시작하면서 분위기는 급반전하기 시작했다. 일견 을씨년스럽게까지 느껴졌던 은어다리는 어느덧 황금물결 속을 유유히 헤엄치는 물고기처럼 파닥거리며 깨어나기 시작했던 거다.



그 모습에 화룡정점을 찍은 건 어느 순간 짠 하고 켜진 경관조명이었다. 초록색과 빨간색 등 조명들이 명멸하면서 은어 모양을 한 거대한 조형물이 생명력 넘치게 새로 태어나면서 주변 풍경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어찌나 환상적이고 황홀했던지 작은딸은 "아빠 아빠, 힘들어도 아빠 따라 여기 온 게 너무 잘한 선택인 것 같아욧!" 하며 연신 감탄사를 내질렀다. 아마도 스물 몇 살 인생 중 작은딸이 기억하는 가장 아름다운 노을 풍경 중 하나로 남지 않을까 싶었다.


울진 은어다리가 뭐지 싶은 분들을 위해 여기서 참고로 설명을 덧붙이자면 울진 앞바다와 맞닿은 남대천 하구에 설치된 이 다리는 길이 243미터에 은어 두 마리가 서로 마주보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이 지역이 우리나라 최대의 은어 서식지여서 산란철이면 바다에서 강으로 회귀하는 은어떼를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하며, 울진군에서는 이 같은 사실을 대내외적으로 알릴 겸 여행객들을 위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2015년에 이 다리를 건설했다고 한다.


앞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이 울진 은어다리는 해질녘 풍경이 특히 아름다운데, 어두워질 무렵 불이 켜지는 경관조명과 함께 감상하면 황금물결 속을 물고기가 헤어쳐 노니는 듯한 느낌적인 느낌이 들면서 아주 매우 많이 환상적이면서 황홀한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사진 속 이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촬영포인트가 궁금한 분들도 있을 거다. 사진 좀 찍어본 분들이라면 비교적 쉽게 촬영포인트를 유추할 수 있을 거지만, 은어다리와 울진 앞바다 사이 모래사장이 바로 그곳이다.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캠핑장 쪽으로 좀 걷다 보면 모래사장으로 내려갈 수 있는 샛길이 하나 나오는데, 그리로 내려가 은어다리와 저녁노을이 마주치는 지점을 찾으면 된다. 해라는 게 매일 같은 지점으로 지는 게 아니라 조금씩 각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그날그날 직접 눈으로 확인해가며 촬영포인트를 찾는 수밖에 없다.



#울진은어다리 #은어다리촬영포인트 #은어다리경관조명 #은어다리배경노을풍경 #울진가볼만한곳 #글짓는사진장이 #사람이있는풍경


이전 28화 풀빌라 멱살잡는 계곡수영장 있는 고산자연휴양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