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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 사진장이 Aug 06. 2024

동해바다 뷰 멋진 모노레일 여행, 울진 죽변스카이레일





올 여름 휴가를 가족들과 함께 경북 울진에서 보내기로 결정하는 데 가장  역할을 한 건 바로 죽변해안스카이레일이었다. 몇년 전부터 부산 쪽 해안가 모노레일에 눈독을 들여오던 중이어서 더 눈에 확 띈 감도 있다. 해운대 등 인기여행지들 때문에 여름휴가철엔 갈 엄두가 나지 않는 동네가 부산이다 보니 그동안 마음만 앞섰었는데, 부산 아닌 다른 곳에서 눈이 다 시원해지는 파란 동해 바다를 바라보며 모노레일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는 데야 마음이 혹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자연 우리 가족의 울진 여행 첫 방문지 역시 죽변해안스카이레일이 돨 수밖에 없었다. 울진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여행지 1순위였던 까닭도 있었고, 직장 때문에 딸들과 어렵게 휴가 일정을 맞추다 보니 부득이 토~월요일 밖엔 시간이 안 났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휴가 최성수기인 7월 말, 그것도 주말인 토~일요일에 겹쳐 일정을 잡을 수밖에 없었던 데다가 부산 만큼은 아니겠지만 죽변해안스카이레일은 이 지역 최고의 인기 여행명소였으니 자칫 잘못하면 못 타볼 수도 있겠단 판단이 들었던 것.


혹시 있을 지도 모를 티켓 매진 불상사에 대비하기 위해 좀 더 만전을 기하자는 차원에서 여행 2주 전쯤 인터넷으로 예약까지 마쳐버렸다. 관련 정보 검색 결과 죽변해안스카이레일은 인터넷 예매와 현장 티켓 판매를 병행하고 있었는데, 하루 수용할 수 있는 탑승인원이 한정돼 있는 만큼 인터넷 예매가 많을 경우 현장에서 티켓 구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을 거란 얘기가 있어서다. 결과적으로 이는 아주 매우 많이 훌륭한 신의 한 수였다.


예상했던 대로 7월 말 휴가 극성수기에 주말인 토요일까지 겹치다 보니 죽변해안스카이레일에는 수많은 여행객들이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오후 3시에 예약을 한 뒤 우리 가족이 이곳에 도착한 건 2시40분쯤이었는데, 차에서 내려 매표소 방향으로 몇 걸음 걷다 보니 주변에서 "일단 키오스크에 대기자 등록부터 해야 한다"며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가는 게 보였다. 미처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상황인지도 모르겠는 상황이긴 했지만 맛집 같은 데서 단련된 내 눈치가 일단 줄부터 서라고 등을 떠밀었다.





그렇게 줄을 서서 대기번호부터 챙긴 뒤 주변 상황을 살펴보니 이미 적잖은 사람들이 여기저기 흩어져서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로부터 한 15분쯤이나 지났을까, 문득 "000번부터 000번까지는 2층 출입구 계단 앞에 줄을 서주시기 바랍니다" 어쩌구 하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우리 차례는 얼마나 남았을까 싶어 흘깃 대기번호를 확인해 보니 최소 몇 번은 더 안내방송이 나와야 입장이 가능할 듯싶은 까마득한 순번이었다.


그런데 불과 몇 분 뒤 "오후 3시 예매 고객께서는 지금 즉시 탑승장으로 이동해 주시기 바랍니다" 하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대기순번 따위는 신경쓰지 마시고 바로 모노레일을 타러 오라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예매라는 게 이 동네에선 이렇게 쓸모가 있는 시스템이구낫!' 하는 생각이 들면서 거 보란 듯 가족들 앞에서 살짝 어깨에 힘까지 줘가며 나는 보무도 당당히 탑승장 쪽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었다.


그런 우여곡절 끝에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탑승에 성공한 울진 죽변해안스카이레일은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아주 매우 많이 만족스러웠다. 죽변 승강장을 출발해 동해 바다 해안길을 따라 2.8km 구간에 걸쳐 약 40분 간에 걸쳐 봉수항 정차장까지 한 바퀴 돌아오는 일정으로 운행되고 있었는데, 그 중간중간 펼쳐져 있는 파란 동해 바다 물결이라든가 수영과 스노클링을 즐기는 사람들, 그 사이를 날아다니는 갈매기 등 풍경을 레일 위 높은 뷰에서 내려다 볼 수 있어 보는 즐거움이 남달랐다.






한여름 땡볕이 내려쬐는 환경 속에서 에어컨도 없이 한 시간 가까이 모노레일을 타려면 너무 덥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도 공연한 우려였다. 앞뒤 열린 창문 사이로 시원한 바닷 바람이 더위를 식혀주는 데다가 선풍기인지 에어컨인지 모를 모노레일 자체 쿨링 시스템도 구비돼 있어 별로 더운 줄도 모른 채 모노레일 투어를 즐길 수 있었던 까닭이다. 푸른 바다와 파란 하늘이 안겨주는 눈을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풍경에다가 쿨링 시스템까지 잘 갖춰져 있으니 금상첨화였다.


실제 경험자로서 여기서 한 가지 이용꿀팁을 드리자면 여행일정이 확정되면 일단, 무조건, 반드시 죽변해안스카이레일 홈페이지를 방문하거나 티켓예매 사이트를 이용해 인터넷 예약부터 하라는 거다. 특히 요즘 같은 여름휴가 성수기라든가 주말 같은 여행객 많이 몰리는 시즌에는 현장 티켓 구매 시 적잖은 대기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으며, 최악의 경우 티켓 매진으로 기껏 갔다가 헛걸음만 하고 돌아와야 하는 낭패스런 상황도 생길 수 있다. 친구나 애인, 가족 등 같이 간 일행 중 성질 더러운 인간이 있을 경우 등짝 스매싱을 맞을 수도 있다.






또 한 가지는 주차문제. 전용 주차장이 있긴 하지만 여름휴가나 주말 같은 때는 워낙 많은 여행객들이 몰리다 보니 거의 항상 주차장이 부족한 편인데, 이 때문에 통로 주변에 주차 같은 정차를 일삼는 차량들도 많아 5분이 멀다 하고 "0000 차량 통로에 서계시지 말고 이동해 주시기 바랍니닷!" 하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오곤 한다. 덩달아 바빠진 주차요원도 이런 차량들을 안내하느라 가뜩이나 더운 여름날 비지땀을 흘리곤 하는데, 주차공간이 부족할 경우 인근 죽변항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는 걸 추천한다.


죽변해안스카이레일은 평일의 경우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주말과 공휴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운행한다. 매월 셋째주 수요일 정기휴무이며, 해안을 따라 설치된 시설물 특성상 태풍 같은 기상이변이나 자연재해 발생시 운행이 취소될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이용요금은 1~2인 21,000원, 3인 28,000원, 4인은 35,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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