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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의 예식 시간표, 직접 설계하다

하객 동선과 진행의 흐름을 고려해 만든 결혼식의 뼈대

by amy moong


여태껏 준비해 온 음식, 드레스, 헤어메이크업, 웨딩반지 등은 대부분 외부업체를 통해 알아보고 예약해야 했던 항목들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오롯이 우리 스스로 정하고 직접 만들어 나가야 하는 준비만이 남아 있었다.


예식 세부시간 짜기 ***

예식 식순 짜기

예식장 꾸미기


지금까지도 마치 내 결혼식의 웨딩플래너가 된 마냥 여러 업체와 컨텍/섭외하는 역할을 해왔지만, 이제는 본식의 가장 기본적인 틀을 구성하는 세부시간과 식순을 직접 짜려다 보니, 내 자신이 진짜 여느 웨딩플래너와 다르지 않게 느껴졌다.



— 최적의 시간대를 설계하다


이미 정해져 있는 예식일자와 장소에 따라 대략적인 윤곽은 잡혀있던, 예식 시작시각과 러닝타임을 보다 구체화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현재까지 정해진 사항

일자 : 황금들녘이 가장 멋진 10월 초 토요일

장소 : 배우자가 운영 중인 한옥숙소

진행방식 : 1부와 2부로 나누어 진행 (1부 : 가족/친지/주변 어르신 위주, 2부 : 친구/지인 위주)


일반 예식장에서는 정해진 시간표 안에서 원하는 시간대를 고르고, 가능 여부만 확인하면 되지만, 우리는 모든 것을 우리의 의지대로 유동적으로 정할 수 있었기에 오히려 더 어렵게 느껴졌다. 더군다나 예식을 1부와 2부로 나누어 진행하다 보니 고려해야 할 요소가 더욱 많았다.


예식 별 러닝타임의 윤곽

대략적으로 상상한 러닝타임은 이랬다.

1부 : 일반 예식과 유사하게 약 30분가량

2부 : 공연 위주로 길게 약 1.5시간가량


그리고 1부가 끝난 후 2부 시작 전까지는 자리/공간 재정비, 공연 리허설 등을 위해 최소 1시간 이상의 브레이크 타임이 필요했다.


하객의 동선을 고려한 시작시각

사실 러닝타임보다 더 고민한 건, 시작 시간대였다.

1부와 2부 하객들의 동선, 식사 대접, 차량 주차 문제까지 한 번에 고려해야 했기 때문이다. 브레이크 타임 동안 1부 손님의 차량은 완전히 빠져야 했고, 이후 2부 손님이 자연스럽게 들어올 수 있는 구조가 필요했다.


또한 1부 시작시간은 먼 지역에서 오는 가족들이 소화 가능하도록 너무 이르지 않게, 2부 종료시간은 아이를 키우는 친구들이 집으로 돌아가기에 너무 늦어지지는 않게 해야만 했다.


예식 당일의 시간표

이런 고민을 바탕으로 정리한 예식 당일 시간표는 아래와 같다.

12:00 ~ 13:30 1부 손님 식사

13:30 ~ 14:00 1부 예식

14:00 ~ 15:30 휴식시간

15:30 ~ 17:00 2부 예식

17:00 ~ 2부 손님 귀가 혹은 식사


1부 예식을 정오에 바로 시작하자니, 가족들이 새벽부터 메이크업을 받고(2.5-3시간 소요) 12시 전에 여길 도착하기엔(3시간 소요) 꽤 빠듯해 보였다. 그렇다고 30분 늦춰 12시 반에 시작하자니 이후 1부와 2부 하객의 주차와 식사가 엉킬 우려가 있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일반 예식과는 달리 1부는 예식 전에 식사를, 2부는 예식 후에 식사를 대접하는 방향으로 구성했다.




사실 이렇게 진행하는 구성이 처음엔 조금 어색하고 낯설게 느껴졌지만, 기존의 형식에 기대지 않고 모든 흐름과 목적을 주체적으로 구성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큰 만족감을 느꼈다.


하객의 편의, 공간의 효율, 식사의 흐름 등
모든 요소를 고려해 만든
‘우리만의 시간표’였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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