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80만 원, 가성비와 의미를 담은 웨딩링 선택기
이번 예식을 준비하며 우리를 가장 오래 붙잡아둔 고민 중 하나는 ‘웨딩반지’였다. 우리 기준으로는 결코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간 선택이었기에, 그만큼 결정을 내리는 일이 쉽지 않았다.
음식
드레스 / 양복 / 슈즈
헤어메이크업
웨딩반지 ***
웨딩촬영
청첩장
부케 / 혼주 한복
사실 나는 처음부터 그럴싸한 유명 브랜드의 고가 반지에는 전혀 욕심이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가격의 높고 낮음이 아니라, “과연 이 반지를 구입하는 것이 정말 필요한 일인가?”— 라는 고민이었다.
주변의 결혼한 지인들을 살펴보니, 예식 이후에도 웨딩반지를 꾸준히 착용하는 경우는 드물었고 대부분은 그날의 ‘상징’으로만 고이 간직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 만약 우리도 결국 그렇게 될 거라면 굳이 반지를 맞출 필요가 있을까? 아예 안 하는 건 어떨까?
고민 끝에 우리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실용적인 웨딩반지를 맞추기로 했다.
나와 배우자 모두 여태껏 ‘커플링’이라는 것을 한 번도 해본 적 없었기에, 이번 기회에 ‘우리 둘만의 반지’를 갖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그 반지가 이후에 단지 추억으로만 남는 건 원치 않았다. 그래서 ‘언제든 부담 없이 착용할 수 있고 실용성도 갖춘 디자인으로 골라보자’— 고 마음을 모았다.
대구에서 반지를 구입할 수 있는 대표적인 경로는 [교동 금은방, 예물샵, 백화점 브랜드] 정도로 나뉘는데, 우리는 처음부터 고가 브랜드 제품은 제외하고 예물샵과 금은방 위주로 둘러보았다.
반조애(예물샵)
친절한 서비스, 세련된 반지 색상 보유(레몬골드, 베이지골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해서 나만의 반지를 디자인할 수 있다는 장점, 반지 선택 전 퍼스널컬러 피부색 측정 서비스제공
수누주얼리(예물샵)
규모가 작은 개인 디자이너 편집샵 느낌, 반조네 대비 디자인이 덜 다양하고 가격은 조금 저렴한 정도
퓨어러브(금은방)
동네 금은방 느낌, 디자인이 올드하고 가격도 은근히 비싼 편
도쿄 앤 펄(금은방)
퓨어러브 대비 큰 규모에 세련되고 체계적인 금은방 느낌, 친절한 서비스, 해외관광지? 에서 따온 이색적이고 특이한 디자인 많음, 가격은 예물샵 대비 30-50만 원 정도 더 저렴함
사실 나의 첫 계획은 이랬다.
1. 예물샵에서 다양한 디자인과 소재를 살펴보며 어떤 스타일이 좋을지 대충 파악한다.
2. 실제 구입은 보다 저렴한 금은방에서 비슷한 스타일로 구입한다.
하지만 실제로 둘러보니 내 예상과는 달랐다.
금은방 반지라고 해서 꼭 저렴하진 않았고 일부 제품은 오히려 예물샵보다도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차라리 디자인 퀄리티와 고객 응대가 더 나은 예물샵이 낫겠다는 판단이 섰고, 결국 디자인과 서비스가 가장 만족스러웠던 ‘반조애’에서 반지를 주문하게 되었다.
우리가 원했던, 실용성을 고려한 반지는 이랬다.
편하게 오래 착용할 수 있는 ’ 얇은 두께‘
과한 보석 대신 자잘한 디테일의 보석을 곁들인 ‘캐주얼한 분위기‘
24K보다는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가격대의 ’18K’ 소재
결국 나는 자잘한 다이아몬드가 사선으로 박힌 디자인으로 내 피부톤(뉴트럴 겨울)과 가장 잘 어울리는 반지로, 배우자는 같은 디자인에 두께만 나보다 1mm 굵게 맞췄다.
- 나 : 베이지골드 색상 + 두께 2mm
- 배우자 : 레몬골드 색상 + 두께 3mm
반지 중앙에는 작은 다이아몬드가 세팅되었고, 다이아와 모조 다이아 간의 가격 차이도 10~20만 원 내외라 그냥 진짜 다이아로 결정했다.
무엇보다 원하는 디자인을 바탕으로 커스터마이징 제작을 하는 제품이다 보니, 세상에 단 하나뿐인, 우리 둘만의 반지라는 점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비교적 얇은 두께에 보석도 작게 들어간 디자인을 선택했기에, 기본가 자체가 다른 디자인의 반지보다 낮은 편이었다. 여기에 할인혜택(네이버예약 10% 할인 + 당일 7% 할인 + 대구 온누리상품권 약 15% 할인)까지 적용해, 원래 233만 원이던 반지를 최종 165만 원에 구입할 수 있었다.
이렇게 우린 1인당 약 80만 원에 우리만의 웨딩반지를 마련하게 되었다.
# 웨딩반지(신랑/신부) : 165만 원
웨딩반지를 처음 맞추는 나로서는 “그냥 금은방 가서 마음에 드는 디자인 고르고 사이즈 재면 바로 구매할 수 있는 거 아니야?”— 정도로 단순하게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대부분 수제 제작 방식이라 제작 기간이 최소 2~3개월 걸리는 게 아닌가.
그래서 혹시 웨딩반지를 구매할 생각이 있다면 여유 있게 2~3달 전부터 준비하는 걸 추천한다. 물론 우리는 결혼을 두 달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 구입하긴 했지만, 다행히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어 약 1.5개월 만에 수령할 수 있었다.
사실 웨딩반지 비용 역시 절감하려면 얼마든지 더 절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서로에 대한 믿음과 약속만 있다면, 단 몇만 원짜리 실반지로도 충분히 의미를 담을 수 있으니까.
하지만 우리는 아마도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커플링이라 생각하며 조금은 욕심을 냈고, 그래도 나름의 합리적인 가격에, 마음에 쏙 드는 우리만의 반지를 얻게 되어 지금도 만족하고 있다.
만약 우리처럼 실용성을 중시한다면, 가볍고 부담 없이 오래 낄 수 있는 디자인을 추천하고 싶다.
웨딩 비용
하객 식사대접비 : 331.2만 원
웨딩드레스, 예복, 슈즈 등 구입비 : 48.1만 원
헤어메이크업(신랑신부/가족)+헬퍼 : 139만 원
# 웨딩반지(신랑신부) = 165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