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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히 Apr 03. 2024

그렇게 나는 한 달 만에 부서이동을 하게 되었다.

 - 05. 급작스러운 부서이동

 회사는 바쁘게 돌아갔다. 나 역시 회사 조직의 구성원이었기 때문에 회사가 바쁘게 돌아가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바쁘게 움직여졌다.

 그것이 바로 회사원인 것이다.

 

 그래도 난 회사생활이 재밌었다. 1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으니깐. 하지만 내가 1개월 동안 재밌게 느꼈던 회사생활이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걸 깨닫기에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내가 입사한 지 정확히 한 달 뒤, 서로 데면데면하게 지냈지만 복도에서 마주치면 나를 향해 밝게 인사해 주던 옆팀 대리님께서 퇴사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입사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았기에 나에게 퇴사란 단어는 생소했고,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쳇바퀴 돌듯 똑같은 일상을 지내는 회사원들에게 있어서 누군가의 퇴사는 그들의 무료함을 달래줄 뜨거운 감자가 되었고, 한동안은 그 사람의 퇴사 얘기로 하루가 시작되고 마무리 됐었다.


 대기업이라고 하지만 회사는 생각보다 사람들 사이의 물리적 공간이 좁은 곳이었고, 대기업이라고 하지만 모두가 뛰어난 인재는 아니었다.

 

 여기서 말하는 뛰어난 인재란 개인의 업무능력이 좋고 나쁨을 떠나서 개인적인 의견으로 사람 됨됨이를 말하고자 한다. 조직의 리더 혹은 구성원을 떠나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 있어 마땅히 가져야 할 기본적인 통념과 태도를 뜻하고 싶은 것이다.


 그 당시 조직구성원의 제일 말단에 위치한 한낱 신입사원에 불과한 내가 모든 걸 이해하기에는 사회경험이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들은 내용을 종합해 판단해 보건대, 간단히 결론을 말하면 윗사람의 책임회피로 인한 것이라고 판단된다.


 솔직히 이 내용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는 지금까지도 알 수 없다. 그 당시 나에게 있어서 그 사건의 진위여부보다 더 중요했던 것은, 한 사람의 퇴사로 인하여 인원공백이 생겼고, 난 당장 그 팀으로 가야만 한다는 것이었다.


 한 달 동안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줬던 것들이라고는 생활 태도적인 측면밖에 없다고 확신한다. 내가 실무적인 일을 하지 않았고, 또한 나에게 그런 일들을 시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신입사원이기 때문에 남들보다 일찍 출근했고, 비록 하는 일은 없었지만 자리에 앉아서 선배들이 무엇을 하는지 어깨너머로 보았고, 늦게까지 남아 선배들과 같이 술을 마시며 시간을 보냈을 뿐이었다.


 어찌 됐든 그런 모습이 좋게 비쳤기 때문이었고, 또한 사람들과 잘 어울렸고 누구보다도 빨리 회사생활에 적응을 했기 때문에 내가 입사한 지 한 달밖에 안 된 신입사원이란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망각했으리라.


 3개월의 OJT(On the Job Training) 직무 교육 기간을 다 채우기 전에 나는 실무에 배치되었다.

 그렇게 나는 입사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부서이동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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