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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필은 Nov 01. 2022

<고전정신> 머리말 및 목차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살면서 많은 질문들을 마주했지만 나에게는 이 질문을 마주한 순간이 가장 곤혹스러웠다. “잘 살아야 한다.” “열심히 살아야 한다.”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당장 머릿속에 떠오르는 막연한 대답은 가장 곤혹스러운 질문을 속 시원히 해결해 주지 못했다. 삶의 비밀은 간단한 대답으로 단번에 풀릴 수 있을 만큼 단순하지 않았다. 삶은 복잡하다. 그렇기에 삶을 살아가는 방식, 즉 삶의 방향성 또한 확립하기 어려운 것이다.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다방면으로 뛰어다녔다. 다행히도 내 주변에는 삶의 방향성을 확립하는 데 도움을 주는 다양한 요소들이 산재되어 있었다. 내 스스로의 경험에 더하여 주변 어른이나 멘토의 조언은 많은 도움이 되었다. 유명인들의 강연 혹은 그들이 저술한 책도 훌륭한 도구였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도움과 훌륭한 도구를 활용해도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확고하게 결정할 수 없었다.

이러한 시기에 인문고전과의 만남은 내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었다. 철학, 문학, 사회 등 다양한 분야의 인문고전은 나에게 삶의 이정표로 다가왔다.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나를 괴롭혔던 질문에 대한 해답을 고전은 품고 있었다. 알고 보니 고전이야말로 삶의 방향성을 확립하는 데 가장 강력한 힘을 주는 도구였다.

이 책은 나와 같이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고민하며 애쓰는 사람들을 위해 쓰였다.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던지지 않는 사람은 성인(聖人)이거나 안일한 자다. 반면에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이를 위해 끊임없이 방황하는 사람은 영혼의 색채를 선명하게 칠하는 자다. 이는 곧 자신만의 정체성을 확실히 한다는 말과 같다. 삶의 방향성을 확립해 영혼의 색채를 선명하게 칠하려는 이들에게 고전은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 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고전을 소개하고자 한다.

책에서 소개하는 고전은 내가 읽었던 고전 중 마음에 가장 와닿고 가치관 정립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고전이다. 이 고전들은 내가 고민의 늪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었다. 더불어 읽은 이에게 매력적인 메시지를 전달해 줄 수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고전을 추렸다.

고전을 소개하기에 앞서 고전 읽기에 대해 고찰해 본다. 고전의 정의, 고전을 읽는 이유, 고전을 대하는 태도를 차례대로 정리했다. 이어 책에서 소개하는 고전들을 각각 「철학」, 「문학」, 「사회」, 「생활」 네 범주로 분류했다. 「철학」에서는 서양의 철학사를 살폈을 때 핵심 줄기를 이루는 철학자들의 대표 고전을 다룬다. 「문학」은 소설 및 희곡과 같은 문학 장르에 해당하는 고전을 소개하는 장이다. 「사회」에는 우리가 사회적, 집단적 차원에서 흔히 접하는 주제에 대한 고전을 담았다. 반대로 「생활」에서는 개인적 차원에서의 주제나 실용적인 기술에 관한 고전을 제시한다.

비록 여러 고전을 네 범주로 분류하기는 했지만 이것이 학술적 혹은 전문적으로 엄밀한 분류는 아니다. 오히려 고전을 통해 특히 강조하고 싶은 주제에 따라 임의적으로 분류한 것이다. 가령 유명한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의 대표작인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문학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그러나 니체의 철학이 철학사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고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니체 철학의 전반적인 내용을 내포하기에 「철학」으로 분류했다. 니체의 『도덕의 계보』는 「철학」에 더 적합할 수 있다. 그러나 『도덕의 계보』를 통해 우리 사회 속에서의 선행에 대해 고민하고자 「사회」에 포함했다. 같은 맥락에서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도 설득의 기술에 관한 고전이기에 「생활」로 구분 지었다. 분류의 방식이 학술적으로 다소 맞지 않더라도 독자들의 너른 아량으로 양해해 주길 바란다.

덧붙이자면 고전을 선정함에 있어 난이도는 고려하지 않았다. 쉽다고 해서 완전히 소화되는 것은 아니며 어렵다고 해서 무조건 더부룩한 것도 아니다. 그러나 대체로 고전은 읽기 어려운 책이다. 이 책에서 어려운 고전을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소개하려 노력했으나, 이 책을 덮은 후 막상 고전을 직접 읽으면 힘겨울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을 읽은 것만으로 고전의 대략적인 내용을 알았다고 만족해하면 곤란하다. 핵심은 고전을 읽는 것이다. 삶의 방향성을 확립하는 일은 고전을 직접 읽는 행위로 말미암는다. 고전의 내용을 대강 이해하는 것에 만족해 안일한 태도에 빠져서는 안 된다. 고전을 읽지 않은 채 내재한 고전에 대한 지식은 아무짝에도 소용없다. 힘들더라도 어렵고 복잡한 고전을 탐독해 봐야 한다. 각 장(章)마다 국내 번역본 중 추천하는 도서를 표시했으니 반드시 직접 읽어보길 바란다.

고전의 이해를 돕기 위해 고전을 학문적으로 상세히 해설하고 분석한 책은 많다. 그러나 고전으로 삶의 방향성을 확립하려는 많은 이들이 필요로 하는 점은 고전과 삶의 밀접한 연결이다. 고전이 표방하는 가치가 내 삶과 일상에 얼마나 잘 녹아들 수 있는가. 그래서 어떤 고전이 삶을 살아가면서 필요한 가치관 정립에 도움을 줄 수 있는가. 위 질문에 답하는 이 책이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 허필은     




<목차>


머리말     

고전 읽기에 대한 고찰     


「철학」

보이지 않는 가치가 중요해 (플라톤의 『국가』)

나의 생각에 확신을 (데카르트의 『성찰』)

멋대로 오해하지 않으려면 (흄의 『오성에 관하여』)

사람답게 행동한다는 것은 (칸트의 『실천이성비판』)

모자람에 절망하지 마 (헤겔의 『정신현상학』)

삶의 즐거움을 위해 건배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문학」

운명의 수레바퀴 아래서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

전염병의 시대에 우리는 (카뮈의 『페스트』)

마음껏 방황해도 괜찮아 (괴테의 『파우스트』)

인간관계에 회의감이 들 때 (괴테의 『친화력』)

마음 가는 대로 살래 (카잔자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     


「사회」

남에게 피해만 주지 말고 (밀의 『자유론』)

착한 사람 콤플렉스 벗어던지기 (니체의 『도덕의 계보』)

국민이 바라는 정치인은 (베버의 『직업으로서의 정치』)

이대로만 자라 다오 (루소의 『에밀』)     


「생활」

사랑이 무엇인지 논하자면 (플라톤의 『향연』)

말 잘한다고 소문날 거야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

흔들리는 나를 다잡고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나만의 가치관을 고수해도 돼 (제임스의 『실용주의』)     


맺는말     

참고문헌     




<일러두기>

1. 외국 인명은 처음 나올 때만 원어를 병기하되 원어가 익숙지 않은 경우 로마자로 대체했다.

2. 인용문은 단락을 구분 지어 삽입했고 인용문 밑에 출처를 표기했다. 인용문은 그대로 싣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문맥에 따라 부득이하게 수정이 필요한 경우 일부 수정했다.

3. 추천 도서는 각 장(章)마다 기재했고 추후 판본 개정 가능성을 고려해 출판 연도는 생략했다. 참고문헌을 기재할 때에는 출판 연도까지 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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