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아이가 만화를 유심히 보다가 문득 묻는다.
아마도 숨바꼭질을 하는 장면이 나왔나 보다.
먼지 잔뜩 낀 공기청정기를 인상을 쓰고 닦다가 나는 순간적으로 머리를 도로로록 굴렸다.
"어른들은 몸이 너무 크잖아. 그래서 숨기가 힘들어서 숨바꼭질을 못 하는 거야."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내 만화에 집중한다.
엄마도 가끔 숨고 싶다.
얼굴만 가리고 모른 채 하고 싶다.
요리조리 도망 다니며 잡히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싶다,
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
꽤나 어른스러웠다,라고 생각하며
아니,
꽤나 잘 숨겼다,라고 생각하며
다시 부지런히 공기청정기를 닦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