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한 장으로 이어진 대화

예술가와 마주한 순간의 따뜻한 울림

by 바다기린

전시를 보러 다니면서 자연스레 몇몇 작가님들과 소중한 인연이 이어졌다. 단순히 그림을 보는 데서 끝나지 않고, 작품을 만든 사람과 직접 마주하며 나눈 대화는 내 감상을 훨씬 깊게 만들었다.


내가 처음으로 소장한 작품 <Here I am>을 그린 김현영 작가님은 내겐 늘 특별한 분이다. 전시장에서 만날 때마다 늘 따뜻하게 환대해 주시며 “내 그림을 좋아해 주고 응원해 줘서 고맙다”는 말을 건네셨다. 화려하지 않고 은은하게 이어지며 빛나는 작품들처럼, 작가님의 말과 태도에서도 잔잔한 행복이 스며들곤 한다.


권영범 작가님은 여행과 일상의 흔적을 그림으로 남기시는 분이다. 처음 <어떤여행> 작품을 보고 떠오른 생각들을 전하고 싶어 SNS로 내가 쓴 감상글을 보냈고, 작가님은 “일상이 곧 여행이며 여행이 일상”이라는 글로 답해 주셨다. 작품에 대한 작가님의 생각과 내 글에 대한 감사를 담은 응답은 내 글을 소중히 여겨주었다는 증거이자, 작품을 매개로 시작된 특별한 대화였다. 이후 갤러리 카프와 여러 전시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마치 오래 알고 지낸 사람처럼 반가움이 깊어졌다.


민율 작가님과의 만남은 내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었다. 작가님의 작업실로 초대받아 ‘나무의자’와 ‘상상씨앗’ 작업이 탄생한 과정을 직접 듣고 스케치를 본 것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조금 늦게 시작된 작가의 길, 그 안에 담긴 결심과 기쁨, 그리고 작업의 치열함을 들으며 ‘작가는 이렇게 사는구나’를 온몸으로 느낀 시간이었다. 전시장에서 다시 만날 때면 손을 꼭 잡고 반가움을 나누며 작품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는 인연이 된 것도 그때의 경험 덕분이다.


권마태 <빛나기위해>

권마태 작가님은 ‘춘천 아트페어’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아기 코끼리가 씩씩하게 걸어 나아가는 그림을 보고 너무 인상 깊어 작가님 SNS를 찾아 둘러보게 됐다. 가장 마음이 끌린 작품감상글을 남겼더니, 작가님은 반가워하시며 마침 우리 집 가까운 곳에 있는 작업실로 “직접 그림을 보러 오라”고 초대해 주셨다. 그곳에서 실제로 본 작품 속 아기 코끼리는 마치 나를 향해 걸어 나올 것 같았다. 작가님은 내가 감상글을 남겼던 <빛나기 위해 7>을 6개월간 책상 앞에 두고 연구하며 더 큰 작업으로 확장 중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림이 완성되기까지의 시간과 고민을 직접 들으니, 작품은 더 이상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었다.


이외에도 크고 작은 전시, 아트페어, 갤러리에서 만난 많은 작가님들이 있었다. 어떤 작가님은 그림을 보고 있는 내 곁에 먼저 다가와서 작품 이야기를 해주기도 하셨다. 하지만 대부분의 작가님은 관람자가 먼저 다가와 말을 건네길 기다리고 있었고, 나는 작은 용기를 내어 다가갔다. 그렇게 시작된 대화는 내 감상을 예술가의 언어와 삶의 이야기로 이어주었고, 그림 한 점이 내 삶 속에서 더 오래 살아 숨 쉬게 했다.


언젠가부터 나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예술가와 관람자 사이에서 마음을 이어주는 작은 매개자가 되고 싶다는. 작품은 작가의 언어로 시작되지만, 누군가의 감상으로 완성된다. 그리고 그 두 세계가 만나 대화를 나눌 때, 예술은 더 깊은 울림을 만들어낸다.


– 그림으로 이어진 대화 –

조용히 바라본 한 장의 그림,

작가의 이야기가 더해질 때

내 감상은 더 깊어졌다.

작품과 사람, 그리고 나 사이에

따뜻한 다리가 놓였다.


실천 질문

Q. 최근 본 작품 중, 작가에게 직접 물어보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Q. 작은 용기를 내어 예술가에게 말을 건넨다면, 당신의 감상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갤러리에서 작가와 대화하는 작은 팁

1. 먼저 인사하기

: “작품 잘 보고 있습니다”라는 한마디가 대화의 문을 연다.

2. 작품에서 출발하기

: “이 색이 눈에 띄는데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처럼 작품에 대한 질문이 가장 자연스럽다.

3. 감상을 솔직하게 전하기

: “이 그림을 보며 제 하루가 위로받는 기분이었어요” 같은 짧은 말이 작가에겐 큰 힘이 된다.

4. 작업 존중하기

: 사진이나 사적인 질문은 삼가고, 작품과 과정에 대한 존중을 표현한다.


커버 그림: 민율 <나무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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