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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곤 Oct 27. 2024

12월의 이별은 다시 오지 않았다

12월의 이별은 다시 오지 않았다: 최종화

 https://brunch.co.kr/@skland1952/1157

의 다음화입니다.


  남편의 모순적 확신은 그녀가 글쓰기를 하지 않았더라면 오류를 범했을지도 몰랐다. 그녀의 외로움이 극한으로 치달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완전치 않은 부부생활이라도 행복하다고 할 수는 없었을지라도 가정주부로서 보람이 있다고 여기고 왔던 그녀의 자부심은 오십이 넘어서면서 아들이 직장에 나가고 남편과도 소원해져 가면서 무너지는 듯했다. 고등학교 동창인 혜영이가 남자친구를 만난다는 소식에 부러움마저 그녀를 떠나지 않는 날도 있었다.


  여자 친구밖에 모르는 아들과 무뚝뚝하면서 감성이 무딘 남편이 그녀가 왜 자주, 그렇게 오랜 시간을 휴대폰에 열중하는지를 알고부터는 더 많은 시간을 글쓰기에 열중할 수 있게 되면서 다시 찾아올 수도 있었던 음영이 아스라이 멀어져 갔다. 주말에는 노트북에 붙어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두 남자가 끼니를 직접 해결하는 별일도 다 있었기 때문이다. 취미로 시작한 쓰기는 날이 거듭할수록 진화해 갔다. 요즈음은 결혼 후 멈췄던 독서도 열심이다. 설레는 날이 거듭하면서 잃어버린 자신의 아름다움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품게 되었다.


  여자의 삶에서 오십 대가 가장 아름답다고 찬란해야 한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남편과의 공허함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면서 정우와의 첫사랑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흘려보낼 수 있었다. 위험했던 결혼 생활과 함께. 군손님의 방문도 잦아들고 두 남자의 관심 속에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서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면서 다른 곳에 눈을 두지 않았을 것이라는 모순적 믿음으로 남편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게 되면 서다.


  사계절이 지나고 다시 12월이 찾아왔다. 소파에 앉아 있는 그녀에게는 일 년 전 자신을 잃어가던 모습은 없었다. 으로 스며드는 햇볕은 노트북을 두드리는 아름다운 그녀를 따스하게 감쌌다.


  그렇게 12월의 이별은 다시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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