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님의 거짓말에 담긴 진실

장모님의 사위 사랑

by 김곤

5월부터 휴직을 한 후로 장모님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래서 예전부터 밖에서 식사하는 것을 좋아하는 장모님을 위해 점심은 주로 둘이서 동네 식당에서 한다.


또 시간이 많아서 장모님이 은행에 일을 보러 갈 때도 동행한다. 그럴 때는 아내가 차로 데려다주면 나와 장모님은 은행 일을 마치고 걸어서 근처 식당으로 간다. 다음은 오늘 은행에서 돈을 찾고 나오면서 장모님과 나눈 대화다.


"오늘 날씨가 너무 좋네요. 어머니"

"그러게. 참 좋네"

"날씨가 어머니를 반기네요. 안 그래요?"

"그럼, 하늘에 감사해야지!"



화창한 날씨에 반한 감정을 더 누리고 싶어 우리는 평소보다 조금 많이 걸었다. 장모님이 고관절 수술을 하기 전에는 지하철을 이용해 서울의 맛집기행도 했었지만 요즘은 그렇게 못하고 동네를 걷는 정도다.


다리가 불편하신 장모님에게 " 어머니 좀 더 걸어도 괜찮으시겠어요?"하고 물었다.

장모님은 늘 그렇듯 내 손을 잡으시며 "그럼, 자네 손 잡고 가는데 뭐"라고 대답하셨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걷다가 아까 은행 안의 돈 냄새가 아쉬웠던지 나는 "어머니 하늘에서 갑자기 일억 원이 뚝 떨어지면 어떡하실 거예요?"라고 물었다.


장모님은 "우리 딸 사천, 아들 삼천, 자네 삼천 주지"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에이, 저도 주신다고요? 딸하고 아들하고 반반이 아니고요?"라고 말했다.


장모님은 나의 장난에 이렇게 말씀하셨다.

"무슨 소리야! 자네도 자식인데"


순간, 난 장모님의 마음을 확인하고 싶었다. "우리나라 장모님들이 하시는 가장 흔한 거짓말 중 하나가 '사위도 자식과 같다!'라는 것이랍니다. 어머님도 거짓말이죠?ㅎㅎㅎ, 그렇죠?"라고 내가 말했다.


"........."

장모님은 아무 대답이 없었다.


장모님의 묵묵부답에 "왜 말씀이 없으신가요? 어머니ㅎㅎㅎ" 하고 나는 어린아이처럼 보채듯 농담을 했다.


"허허 이 사람아! 대답할 가치가 있어야 하지" "세상 장모들이 다 그래도 나는 달라. 자네가 잘 알잖아"라고 하시며 "나에게 자네는 아들과 똑같은 자식이야."라고 덧붙였다.



세상 사람들이 전하는 그 거짓말에는 장모님의 깊은 사위 사랑이라는 진실이 숨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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