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행복을 쌓아가는 시간
나는 오전 6시 40분경에 집을 나와 경의선 급행 지하철을 탄다. 사무실이 있는 역까지는 1시간 20분이 걸린다. 그 시간 동안 여자친구인 글쓰기와 같이 간다. 그녀의 친구 '독서'도 함께 한다. 얼마 후 빈자리가 나서 앉으면 글쓰기가 내게 사랑한다고 하면 나는 "나도 너를 사랑한다"라고 손가락에 마음을 실어 보낸다.
출근 지하철 안에서 글쓰기와의 속삭임은 그칠 줄 모른다. 다른 이들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어 좋다. 그녀는 눈으로 보이지 않는 곳,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깊은 곳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나는 그녀의 친구 독서에게 말을 건다.
"이게 궁금한데. 독서야."
그는 "네가 찾는 것은 여기 있어!"라고 대답할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다.
"오늘은 독서와 얘기 좀 계속해야 하겠는 걸"
글쓰기와 대화하다가 내가 말했다.
"그래. 그럼"
그녀가 대답했다.
이처럼 글쓰기는 내게 자유를 선물한다. 같이 있어야 한다는 강요를 안 한다. 나를 존중하고 배려해 준다. 또 그녀는 자신에게 솔직하여 꾸밈과 과장이 없다.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다양한 언어로 자신을 나타낸다. 그녀는 순수한 영혼에 눈이 맑아 대화하다 보면 마음이 편하다. 나와 그녀의 마음이 마주칠 때면 온몸이 짜릿하다. 나에게 영감을 주는 순간이다.
잠깐 글쓰기의 친구 독서를 다시 소개한다. 독서는 글쓰기보다 패션 감각이 뛰어나다. 만날 때마다 각양각색의 옷차림을 하고 나온다. 화려하기도 소박하기도 한 그의 모습에서 언제나 새로움을 느낀다. 글쓰기 그녀와 얘기하다가 목이 마를 때는 어느샌가 나타나 목마름을 해소해 준다. 독서는 아는 것도 많다. 그의 안경 너머로 보이는 검은 눈동자는 호기심으로 가득하다. 그래서 같이 있다 보면 신선하다. 그의 모습도 자주 변해 어느 때는 보라색으로 나타나 희망을 얘기하고 어느 날은 하얀색을 입고 나와 무엇이든지 빨아들일 수 있는 힘을 보여준다.
어느덧 목적지에 도착해 글쓰기와 헤어질 시간이다.
"나 이제 내려서 사무실로 가야 하는데. 이따가 보자."
내가 말했다.
"그럼. 퇴근 때에 볼까?"
그녀가 대답했다.
"그래."
내가 말했다.
역에서 그녀와 헤어지고 사무실로 향하는 발걸음은 가볍다. 출근 지하철 안에서 그녀와 속삭이는 시간은 삶의 활력소이자 내가 하고자 하는 일과 사랑에 빠지면 '행복'을 선물 받는다는 것을 실감한다.
일상에서 행복을 느낄 때는 언제일까.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아름다운 추억에서, 가족과의 즐거운 여행길에서, 사랑하는 이와 손을 잡고 걸으면서,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선물할 때나 좋아하는 일과 사랑에 빠졌을 때일까.
오늘 하루 행복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퇴근길에 글쓰기와 그녀의 친구 독서를 만나서 물었다.
"글쓰기야! 너는 언제가 행복해?"
"글쎄, 언제일까. 누군가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때?"
"독서야! 너는?"
"음... 나를 만난 이들이 자아를 찾아가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 그들이 안고 있는 문제 해결을 위해 나를 만나러 올 때는 행복하지"
우리는 행복을 느끼기 위해 사는 것일까 아니면 생존을 위한 몸부림으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일까. 행복의 가치를 어디에 두고 사는지도 사람마다 다르고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불행하게 보이지만 본인은 행복을 느끼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도 있다.
그럼, 오늘 나에게 있어 행복은 무엇일까. 그것은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글쓰기와 보내며 한방에 큰 행복을 찾기보다 소소하게 다가오는 감정들을 소중하게 간직하는 것이다. 그것이 글쓰기, 그녀가 주는 행복이라는 것을 알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