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가는 건 아니고요. 일단 안녕히 계세요.(대목차)
주변 사람들을 보면 이것도 해보고 싶고, 저것도 해보고 싶고 하고 싶은 게 참 많다. 나는 뭐를 하고 살까... 고민을 항상 하고 살지만 딱히 하고 싶은 게 없다. 나는 왜 그럴까. 인생이 스펙터클 한데 참 무미건조하다.
나는 항상 무엇을 하든 치열하게 살았다. 운동을 할 때도, 공부할 때도 지금 하는 것을 열심히 하는 게 최선인 줄 알았는 데 돌아보니 아닌 것 같다. 퇴사하고 무엇을 해볼까? 생각을 해봤다. 모르겠다. 그래 취미를 해보자. 취미... 생각하는 게 취미였나 보다. 내 머리는 멈출 생각을 안 한다. 공부할 때나 좀 108 돌아가지! 시도 때도 없이 돌아간다.
음... 다른 것을 생각해 보자... 내가 좋아하는 것 '책 읽기' 책을 읽자. 아무것도 안 하면서 뒹굴며 책을 한동안 읽었다. 책은 재미가 있다. 이런 발언을 하면 사람들의 눈총이 나를 찌르는데 이건 글이니까 괜찮겠지...?
내게 책이란 도피처다. 책에 푹 빠져 읽다 보면 나를 잊을 수 있다. 책의 주인공이 되어 내 마음대로 상상하고 생각한다. 이런 사람도 될 수 있고, 저런 사람도 될 수 있다. 심지어 지식도 얻을 수 있다. 이 얼마나 좋은 물건인가.
책을 어느 정도 읽다 보니 슬슬 딴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전부터 내 책을 한 번 만들어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신규 간호사로 입사하는 바람에 못 했다. 나는 병원에 입사하기 전부터 글쓰기 수업을 듣고 있었다. 글쓰기 수업에서는 몇 달 전부터 전시에 관해 이야기하고 진행되고 있었다.
퇴사하고 전시에 참여하고 싶었지만 이미 많이 진행된 상황이라 망설이던 나에게 글쓰기 멤버 언니가 전시를 같이하자며 나를 설득했다. 그래! 해보는 거야 하며 용기를 내어 전 시에 관해 이야기를 꺼내 전시에 참여하게 되었다. 이 글도 전 시에 참여하는 책에 실리겠지.
전시 마감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나는 매일 글쓰기를 했다. 작가가 된 기분이었다. 창작의 고통이란... 으윽 하며 머 리를 싸매며 안 나오는 글을 짜냈다. 신규 나부랭이일 때도 난 잘하는 게 뭔가 생각했었는데 글쓰기에도 재능이 없나 보다.
재능이 없으면 어떤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좋아한다고 잘할 필요는 없다. 그러니 글쓰기 실력이 없어도 이 글을 쓰고 있는 거겠지. 전 글에서 폐인같이 살겠다 고 해놓고 바로 작가로 살아본다니 나는 참 변덕이 심한 아이 같다.
아무렴 어때 그냥 지금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사는 게 내게 가장 좋을 것 같다. 제목에 하고 싶은 것이 없다고 했는 데 나 작가 하고 싶었네... 아직 책을 내지도 못했고 아무 결과도 없으니 당분간 작가 지망생으로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