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 있는 크로스피터들이 1년 내내 기다리는 이벤트가 하나 있다. 바로 크로스핏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크로스핏 오픈'이다. 매년 2월 말~3월 초쯤 열리며, 코로나 전에는 5주 동안 진행하기도 하였으나 2022년부터는 3주 동안만 진행하고 있다.
크로스핏은 workout of the day(줄여서 WOD, 그날의 운동) 기반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매일 운동 프로그램이 바뀐다. 크로스핏 오픈은 매주 1개씩, 3주간 총 3개의 WOD를 공개한다. 3주 동안은 전 세계에 있는 크로스피터들이 같은 WOD를 수행하는 것이다.
크로스핏 오픈은 쿼터파이널을 위한 온라인예선 성격으로 볼 수 있다. 3개의 오픈 WOD 점수를 합산하여 상위 25% 인원에게는 쿼터파이널 진출 자격이 주어지며, 쿼터파이널과 세미파이널을 거쳐 대망의 크로스핏 게임즈를 통해 전 세계 최고의 크로스피터를 가린다.
크로스핏 오픈은 참가 자체로 충분히 의미가 있다. 크로스핏 오픈이 대륙별 순위, 전 세계 순위를 제공하고 있기는 하나 상위 라운드 진출을 다투는 선수들을 제외한 일반인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는다. 오히려 '어제의 나'를 뛰어넘기 위한 나 자신과의 싸움이 더 의미 있게 다가온다.
오픈 WOD가 공개된 후 4일가량 기록 측정을 위한 시간이 주어진다. 이 기간 동안 단 한 번만 측정을 하고 기록을 제출하는 크로스피터는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최초 측정을 한 이후 개수 하나라도 더 하기 위해, 1초라도 기록을 더 단축하기 위해 최소 두 번 이상 측정을 한다. 여러 번의 시도 끝에 '어제의 나'를 뛰어넘는 그 짜릿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크로스핏 오픈이 의미 있는 이유는 또 있다. 평소에 수행하지 못했던 동작이나 들 수 없었던 무게를 과감히 도전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오픈의 기적'이라 불리는 것인데 오픈을 계기로 항상 실패했던 동작에 처음으로 성공하기도 하고, 한동안 정체되어 있었던 동작 수행 능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기도 한다.
2015년에 크로스핏을 처음 시작할 때 20대부터 40대까지 나이대에 상관없이 크로스핏을 즐기는 모습이 너무 멋있어 보였다. 나이가 더 들어 40대, 50대가 되어도 멋지게 스내치(역도동작 중 하나)를 하고 싶다는 작은 소원을 당시에 빌기도 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동안 크로스핏 오픈에 참가했던 경험은 여전히 좋은 추억으로 마음 한 편에 자리 잡고 있다. 올해도 참가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50대에도 스내치를 하겠다는 더 큰 꿈을 위해 몸을 추스르는 것에 집중하기로 마음을 다잡았다.
그럼, 크로스핏 오픈에 참가하는 모든 크로스피터들의 건투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