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하다 보면 가끔 불청객처럼 부상이 찾아온다. 운동이 생업인 선수들에 비할바는 아니겠지만, 선수가 아닌 일반인에게도 부상으로 인한 슬럼프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재활 과정이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평상시 쉽게 해낼 수 있던 것도 부상 이후에는 결코 당연하거나 쉽지 않다. 몸도 물론 괴롭지만, 부상 이후 달라진 몸상태를 받아들이는 게 참 어렵다.
재활은 ‘깊은 늪’에 비유할 만큼 힘들고 지난한 과정이다. 첫째로 기약이 없다. 몸상태에 따라 대략적인 회복 기간을 가늠할 수 있지만, 개인차도 클뿐더러 그 누구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치료 방법과 재활 방법이 공식처럼 정해져 있다면 그대로 따라 하면 좋으련만 그런 공식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둘째로 재활은 혼자만의 외로운 싸움이다. 주변에서 도움은 줄 수 있지만, 결코 대신해 줄 수는 없다. 결국 당사자가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그 힘든 싸움을 주변에서 지켜보는 것도 만만찮게 힘들다고는 하지만, 당사자가 겪는 아픔과 고통과는 비교할 수 없다.
셋째로 재활은 끝없는 ‘되돌림’과의 싸움이다. 재활을 하다 보면 몸상태가 전보다 나아졌음을 깨닫는 순간이 찾아온다. 이에 고무되어 희망을 가지다가도 이내 좌절하게 될 때가 다음날 아침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몸상태가 나빠질 때이다.
이러한 과정을 계속해서 반복하다 보면 이내 몸과 마음이 지치게 된다. ‘괜찮아’, ‘다시 해보자’라며 스스로에게 용기를 불어넣다가도, ‘될까?’, ‘또 되돌아가는 것 아닐까?’하는 의구심이 피어올라 무너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활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은 언젠가는 완전히 회복하여 전처럼 돌아갈 수 있다는 믿음과 희망 때문일 것이다. 누구나 저마다의 그라운드가 있다. 다시 통증 없이 그라운드에 복귀하기 위해 힘들겠지만 참고 이겨내야 한다. 시간이 조금 걸릴지라도 그날은 온다. 오지 않을 것 같던 그날도 반드시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