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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ydia Youn Sep 12. 2022

순간의 사랑들과 성찰의 사랑.

 

Jardin des Tuileries


 반짝이는 잠시의 순간만이 사랑인 것은 아니다. 가장 아름다운 불꽃놀이를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손들의 무수한 노력이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은 그 손의 노고를 생각하기보다는 화려한 절정의 순간만을 셔터에 담는다. 휘황찬란한 불꽃놀이는 몇 초 혹은 몇 분에 그치고, 보이지 않는 손들은 다시 그 잔해물을 치워야 한다. 불꽃놀이를 보러 모여든 작자들이 남기고 가버린 각종 쓰레기들 역시 그들의 몫이다.


 우리는 불꽃놀이를 계획하는 사람들이다. 우리가 남들에게 보여주는 사랑의 모습들은 우리의 가장 찬란한 순간일 뿐일지 모른다. 누구나가 부러워하는 예쁜 커플. 하지만 우리는 반짝이는 순간들을 위해 자신을 놓아가며 상대방을 받아들여야만 하기도 했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만을 셔터에 담고자 하는 사랑은 소모적이다. 보이지 않은 손들에게 자유를 주고 싶다. 잠시의 불꽃놀이를 계획하고 잠시의 반짝임을 위해 기약할 수 없는 노력을 하기에 우리의 시간은 너무 소중하다.


 셔터를 나 자신에게로 돌린다. 셔터를 당신에게로 돌린다. 셔터를 우리에게로 돌린다. 나와 당신만 꺼내볼 수 있는 사진이라도 좋다. 셔터를 누르는 우리의 손은 진정한 자유함을 누리며 사랑을 담는다. 누구도 굳이 꺼내보지 않는 사진이라도 좋다. 셔터를 누르는 자유한 우리가 이 순간에 사랑을 나누고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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