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최소한의 행복이다.
거짓말이다.
한번 더 생각해 보거나 한번 더 말할 것도 없이 거짓말이다.
자본주의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것도 자본의 충실한 신민으로 살아가면서 돈에 관심 없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말이다. 거짓말이 아니라면 돈에 관심을 두지 않아도 좋을 만큼 돈이 많거나, 정말 신의 반열에 오른 깨달음을 가진 사람임에 분명하다. 어느 책에서 가난한 아빠는 돈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지만, 부자 아빠는 돈이 인생의 전부다라고 말한다. 부자 아빠에게 돈은 삶의 기본 값이어서 주머니 속에 든 것만으로도 세상을 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을 테지만, 역설적으로 돈이 인생의 전부라고 말한다. 가난한 아빠의 말은 나처럼 세상을 향해 무관심한 척, 돈에 무관심한 척해보려는 마지막 발버둥이거나 쓸데없는 객기에 가까운 자존심이다.
돈이 행복을 결정할 수는 없지만, 돈이 행복의 기본 값임에는 분명하다. 최소한의 생계, 최소한의 사회생활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행복을 말하는 것은 신도 불가능하다. 지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돈에 관심을 끊어서는 안 된다. 물질이 노예가 되려는 것이 아니라 인간답게 살고 누군가에게 피해나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노력과 책임감의 차원에서라도 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르스를 몰고 셀린느 면티를 월, 화, 수, 목, 금, 토, 일 바꿔가며 살자고 돈에 덤벼들 수는 없다. 덤빈다고 굴복한 돈도 아니니까.
'대한민국에서 부자가 되는 방법은 부자 할아버지의 손자로 태어나거나 로또가 5번쯤 되거나, 나보다 가난한 자의 돈을 빼앗는 것뿐이다.' 냉소적인 글을 적는 어느 블로그에서 읽은 글이다. 그 당시에는 피식하고 실없는 웃음이 나왔지만, 시간이 흘러 한 살 한 살 더 먹으면서 그의 냉소적인 글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돈에 대한 관심과 돈을 벌기 위한 노력이 나보다 약한 자의 것을 뺏는 방법을 용서할 리가 없다. 그리고, 돈에 대한 관심은 관심으로 끝나서는 아무런 변화도 가져올 수 없다. 관심만으로 돈이 늘어난다면 나도 대한민국 부자 서열 10위 안에는 거뜬하게 들고도 남았을 테니까.
초연한 척하지 말자. 할 수 있을 때 치열하게 노력해야 너그러움도 함께 생긴다. 치열하게 노력하고 결과를 얻는 기쁨을 느껴야 다른 치열한 사람을 응원하게 된다. 도울 수도 있고 베풀 수도 있다.
돈에 관심을 갖고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