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풀이, 그리고 다시 연습
6월에 네덜란드에서 유포 월드컵이 끝난 후, 각자 일정에 맞춰 한국으로 돌아갔다.
유포코리아 직원들은 네덜란드에 남은 일정이 있어 며칠을 더 지내고, 나는 승희 선수와 함께 네덜란드와 벨기에를 여행하느라 일주일을 더 있다가 귀국했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평소와 같이 매주 2회 이태원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유포 동호회에 참여했다. 모든 게 일상으로 돌아갔고, 몇 달 후 뒤늦은 월드컵 뒤풀이를 했다.
유포코리아에서 거하게 식사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고오급 뷔페에서 맛있는 식사를 하며 여름 동안 빼앗긴 기력을 보충했다. 오랜만에 팀코리아 전체 인원이 한 자리에 모이니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감회가 새롭고 반가웠다. 개인 사정으로 유포 월드컵 이후 유포 동호회에 잘 나오지 못한 동료들과 밀린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그리고 유포코리아 대표님이 지난 월드컵에 대한 짧은 소감 한 마디를 하셨다. 모두가 열심히 해줘서 너무 자랑스러웠고 재미있게 즐겨줘서 고맙다는 얘기였다. 사실 고맙다는 말은 오히려 우리가 했어야 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모두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과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게 해 줬으니 말이다. 국내에서 최초로 국가대표로서 팀출전을 하게 되었고, 남들은 잘 모르는 스포츠의 개척자 역할에 동참할 수 있었으니까.
이어서 다른 선수들도 돌아가며 소감을 이야기했는데 왠지 모르게 뭉클하면서 눈물이 핑 돌았다. 분명 발대식 때는 모두가 앞으로에 대한 기대로 한껏 설레고 신난 상태였는데 지금은 확실히 어떠한 긴 여정의 마무리가 이루어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감동적이고 훈훈한 시간이 지나고 다 같이 단체 사진을 찍었다.
헤어지기 전에 유포코리아에서 공지를 하나 냈다.
내년 2월에 일본 도쿄에서 유포 아시안컵이 열릴 예정이다.
그리고 2024년 여름, 벨기에에서 유포 월드컵이 개최될 것이다.
그래, 다음 목표는 2024년 월드컵, 바로 너다!
그때를 위해, 그리고 앞으로도 재미있고 즐거운 유포라이프를 위해 나는 내일도 다시 연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