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린블루밍 Sep 03. 2021

고독해도 괜찮은 거 맞나요?

책에서 찾은 고독의 이유 네 가지


- 무연고 사망 2천 명... 비대면 사회의 고독사

- 늘어가는 청년 고독사, '고독생'부터 돌봐야

- 거리두기 장기화... 코로나보다 '고독사, 생활고' 더 무섭다


포털사이트에 고독을 검색하면 나오는 기사들이다. 무연고 사망, 고독사, 생활고. 어두운 단어들로 가득하다.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끊고 지내다가 아무도 모르게 홀로 세상을 떠나는 것.

죽음과 이토록 가까운 고독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게 맞는지, 의문이 생기는  어찌 보면 당연한 듯하다.


강남역, 서울역, 고속터미널역. 듣기만 해도 벌써 바글바글한 인파가 눈에 선하다. 세상에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혼자 있을 바에는 나랑 잘 맞는 사람을 열심히 찾아보고 같이 있는 게 낫지 않을까. 맞는 말이다. 고독이라고 해서 평생 고독하기만 하라는 게 아니니까. 나와 결이 맞는 좋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그 관계를 아름답게 유지하면서 살면 된다. 다만, 그 가운데 나랑 만나 대화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이는 결국 '고독'을 의미한다.  


음, 좀 더 구체적으로 고독이 필요한 이유를 정리해 보았다. 책의 내용을 발췌해 네 가지로 나누어 이야기해보려 한다.  


행복하기 위해

바쁠수록 누구와도 연결되지 않은 '여백'의 시간이 중요하다. 혼자가 되는 시간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치유해주고, 성공을 위한 새로운 기회를 얻게 해 준다. 인간의 행복 중 하나로 '나답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는 것을 들 수 있다. 평소 자신을 억누르느라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혼자가 되는 시간을 마련하고 '나다운 행동'을 해야 한다. 감정의 폭발을 피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혼자가 되는 시간을 마련해서 자신을 해방시켜야 한다.

- 우에니시 아키라, <혼자가 되어야만 얻을 수 있는 것>


누구와도 연결되지 않은 시간. 나다운 행동을 거침없이 보일 수 있는 시간. 진짜 '나'로 살 수 있는 시간. 이러한 상태는 혼자가 되는 시간, 즉, 고독을 통해 만날 수 있다.



나를 지키기 위해

오, 이 한 번만은 나를 방해하지 마라.
오늘 숲에서부터 나를 따라온
수줍은 본질들이 있다.
태곳적 앎을 성스럽게 말없이 고지하면서
눈을 크게 뜨고 기다리고 있다가 나무숲에서 걸어 나온 것들.
내가 말없이 어둠 속을 갈 때였다.
---
그런데 너희들, 너희 타인들이여, 방해하지 마라. 이 한 번만은, 아, 너희들이 나에게서 느끼는 그 수줍은 본질들을 방해하지 말아라.

이제는 이해하셨나요? 내가 왜 혼자 있기를 원하는지를? 사람은 많은 고독을 필요로 해요.

- 루이제 린저, <삶의 한가운데>


자신의 본질을 방해하는 이들에게, 자신을 고독하게 둘 것을 니나는 간절히 요청하고 있다. (니나는 소설 <삶의 한가운데>의 주인공이다.) '너희들, 너희 타인들'이라는 표현에서 그들과 거리를 두고 싶은 마음, 그리고 약간의 분노마저 느껴진다. 니나 말처럼 사람은 '많은' 고독을 필요로 한다.



자유롭기 위해

고독의 특권은 '진정한 자유'를 준다는 데 있다. 이제부터 우리는 고독하게 혼자 있으며 충분한 자유를 누려야 한다. 이는 인생을 행복하고 단단하게 만드는 아주 특별한 요령이다. 평상시에 삶의 방식, 신념에 대해 혼자 깊이 생각하는 습관을 가진 사람은 설령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 상황에 내몰려도, 쉽게 흐트러지지 않고 자신을 단단하게 붙잡을 수 있다. 상황을 깊이 바라보고 사유하는 습관을 들이면, 집단 심리가 작용하는 상황에서 침착하게 사고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 우에니시 아키라, <혼자가 되어야만 얻을 수 있는 것>


위 책의 저자는 인생을 행복하고 단단하게 만드는 특별한 요령이 '고독을 통해 충분한 자유를 누리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고독의 자유는 무의식적으로 얽매여왔던 것들로부터의 해방감을 제공한다. 지금 이 순간, 자유를 원한다면 지체 말고 고독을 찾아라.



함께의 소중함을 깨닫기 위해

<노인과 바다>에서 헤밍웨이는 언뜻 외롭고 쓸쓸한 것처럼 보이는 산티아고의 삶을 통해 유대 의식의 중요성을 지적한다. 누구보다도 외롭고 쓸쓸하게 살아왔기 때문에 동료 인간과의 연대감이나 상호 의존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했을 것이다. 이렇듯 그에게 고독은 그가 상호 의존의 가치를 깨닫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요소이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의 작품 해설 중에서


망망대해 위에서 홀로 큰 고기와 사투를 벌이는 동안 그는 계속해서 소년을 그리워했다. 끝없는 고독을 겪으면서 함께의 소중함을 깨달은 것이다. 노인과 달리 고독을 선택할 수 있는 여건임을 전제로 해보자. 자발적인 고독의 시간이 한계에 달할 무렵, 우리는 관계의 중요성을 느끼고 비고독 시간으로 전환한다. 그 관계에 좀 더 진심이게 될 것이다. 다름 아닌 고독했던 시간을 통해서. 고독은 '항상 옆에 있는 관계'의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잊어버리는 실수를 예방해준다. 그러니까 건강한 관계는 고독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인간관계 노하우만큼 자신과의 커뮤니케이션 스킬에도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고독 속에서 스스로 묻고 답하는 시간을 꾸준히 갖다 보면,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진 진짜 '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건강한 관계를 구축하고 더 행복한 삶을 걸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이 글의 결론은,

고독해도 괜찮은 거 맞습니다!




우리의 불행은 거의 모두가 자신의 방에 남아 있을 수 없는 데서 온다.

- 파스칼
이전 04화 말 없는 하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