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승리
꽤 오랫동안 어두운 터널을 기약없이 걸어온 느낌이다. 이전부터 7월에 들어서면 나도 여러 모로 안정감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거기까지 걸어가는 과정이 힘들기도 했고, 다른 무언가로 인해 상처도 많이 받았다. 그리고 손꼽아 기다리던 7월이 왔다. 일상이 갑자기 뒤집어질 정도의 큰 변화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상황이나 감정이 긍정 지표로 바뀌기 시작했다.
100% 만족스런 한 달은 아니었다. 그래도 7월 초까지는 여러 열풍을 동반했고, 내 정서는 긍정과 부정을 오가며 흔들렸다. 중·하순이 되면서 찾아온 정서적 안정감은 나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더 편한 마음으로 만나는 사람을 대했고, 조금씩 일상에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 그동안 부정적인 감정에 억눌려 나오지 못했던 럭키비키가 이제야 싹을 틔운 느낌이랄까.
MBTI에도 변화가 찾아온 느낌이다. 영업이나 강의, 발표, 프레젠테이션 때만 나오던 외향적 면모는 이제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도 조금씩 드러난다. 멀리 타지에 다녀왔을 때, 그 지역 사람들이 전해준 따뜻함과 친절함이 지금의 내게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 또 본능적으로 감정에 끌려다니던 때와는 달리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도 있게 됐다. 과하게 응축된 감정들이 오히려 나를 초연하게 만든 듯하다.
간만에 “요즘 살 만하네”라는 생각이 이어지는 나날이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막연한 부분도 있다. ‘이러다 또 나를 흔드는 뭔가가 생기면 어쩌나’라는 거다. 겨우내 긴 터널을 통과하고 빛을 보기 시작했는데, 다시 어두컴컴한 곳에 들어서야 할 운명이 생긴다면? 때문에 앞으로의 나는 지금의 좋은 기분을 어떻게 오랫동안 유지하고 더 높이 이끌어갈지 살피는 게 중요하다. 여기서 필요한 게 초긍정적 사고라고 생각하고, 진정한 승리에 이르기 위해 분투한다.
이제야 내가 지닌 것들이 궤도에 오른 느낌이고, 좋은 제안이나 기회도 속속들이 찾아오고 있다. 그럼에도 사고는 불안정함을 어느 정도 동반해야 한다. 현실에 안주하는 것만큼 나를 정체시키는 위험한 행위도 없다고 생각한다. 내 바운더리를 잘 지키고, 어떤 방향으로 확장해볼지 전략을 짜는 게 앞으로의 일상이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