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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한장이야기 Oct 24. 2024

그때, 나는 소년이었다.

나의 TV 외화 시리즈들

(TV 외화 시리즈 "캐빈은 12살 The Wonder Years", "천사들의 합창 Carrusel", "천재소년 두기 Doogie Howser, M.D.", "아빠는 멋쟁이 Silver Spoons"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어린아이가 어른들의 세계를 동경합니다. 미성년자 관람불가를 기웃거리고 어른 흉내를 내지만 결국 자기 나이또래의 세상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의 관심사는 아이들의 세상에 있으니까요.


나의 TV 외화 시리즈들

그때, 나는 소년이었다.


소년시절의 저도 밤시간대에 하는 어른들의 TV 외화 시리즈들을 즐겨봤습니다. 그러나 제 심장을 뛰게 만드는 외화 시리즈들은 따로 있었습니다. 외면하려 해도 자꾸 눈길이 가고야 마는 외화 시리즈들은 소년들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작품들이었습니다.

TV 외화 시리즈 "캐빈은 12살 The Wonder Years"

위의 그림은 TV 외화 시리즈 "캐빈은 12살 The Wonder Years"의 주요 출연진들의 모습입니다. 가운데가 주인공 "캐빈"이고 왼쪽이 단짝 친구 "폴" 그리고 오른쪽이 사랑하는 여자 친구 "위니"입니다. 이 시리즈는 아직까지도 저에게 특별한 의미로 남아있습니다. 소년시절 저의 감수성과 세계관을 뒤흔든 작품입니다. 처음에는 어린아이 주제에 연애도하고 자유분방한 모습에 "역시 미국이야~"라며 흥미를 가졌지만 캐빈과 친구들의 이야기는 점점 저의 가슴을 울리고 눈물까지 흘리게 만듭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 외화 시리즈는 절대 어린이용 드라마가 아니었습니다. 심오하고 세상의 시선을 바꾸어주는 수준 높은 작품이었죠. 


아쉬운 점은 그 시절 지상파 방송에서 시리즈 전편을 방영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제가 본 것은 극히 일부분일 것 같습니다. 현지 방영 기록이 1988년부터 1993년까지 인 것으로 봐서는 제가 본 시리즈 편수가 너무 적네요. 시리즈 한국어 제목도 "캐빈은 12살"에서 "캐빈은 13살" 이렇게 나이를 먹어갔습니다. 

https://youtu.be/u9dKxVsxCDk?si=ep3ZvP56wZxAQAyt


진짜 어린이용 TV 외화 시리즈로 "천사들의 합창"을 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 시리즈는 특이하게 멕시코 드라마로 미국 작품이 아닌 것으로는 매우 드물게 대한민국에서 인기를 끈 작품입니다. 초등학교의 한 반을 무대로 다양한 개성의 어린아이들과 정말 천사 같은 담임 선생님인 히메나 선생님이 나옵니다. 예쁘고 못된 부잣집 여자아이, 그 여자아이를 좋아하는 흑인 빈민가 사내아이, 뚱뚱한 외모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아이 등등 감정 이입을 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들로 넘쳐났습니다. 히메나 선생님은 그 당시 대한민국 어린아이들의 우상이었죠. 

TV 외화 시리즈 "천사들의 합창"

https://youtu.be/FSSc0r95UPg?si=gr_PWLkpNYMu5Yeg


TV 외화 시리즈 "천재소년 두기 Doogie Howser, M.D"는 천재소년 두기가 의사가 되어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천재가 되고 싶은 욕망이 있었던 것일까요? 외화 속 두기가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학교를 가지 않네!

TV 외화 시리즈 "천재소년 두기 Doogie Howser, M.D."

사실 "천재소년 두기"에서 진짜 부러웠던 것은 따로 있었습니다. 매회 마지막을 두기가 일기를 쓰면서 마무리하는데 그 일기를 컴퓨터로 입력을 합니다. 두기가 사용하는 컴퓨터를 가지고 싶었죠. 시간이 흘러 저는 컴퓨터를 가지게 되었고 두기처럼 컴퓨터에 일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일주일도 지속하지 못했습니다. 일기 프로그램을 바꾸어봐도 일기는 써지지 않더군요.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https://youtu.be/GPuSbqZWk-4?si=UhNxOsWLqLJo55vj


"아빠는 멋쟁이 Silver Spoons"란 TV 외화 시리즈를 봤을 때가 정말 오래전이었습니다. 이 시리즈의 주인공 소년 "리키 슈러더"는 그 당시 최고의 아역 배우로 인기가 하늘을 치솟았죠. 그의 연기력을 제대로 보려면 영화 "챔프"를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TV 외화 시리즈 "아빠는 멋쟁이 Silver Spoons"

이 시리즈는 장난감 회사 대표인 부자 아빠와 그의 아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그려나갑니다. 어린 시절 이 시리즈를 넋 놓고 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집안에 오락기가 있다는 것이었죠. 더구나 장난감 기차를 타고 집안을 돌아다기까지 합니다. 어린 소년들의 천국 같은 집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https://youtu.be/Ky-gL4OkG30?si=sOJNOySAAMJexaQ6


소년 소녀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콘텐츠들이 요즘 무엇이 있을까요? 유치하기는 했지만 아이들을 위한 작품들이 꾸준히 만들어지던 때가 있었습니다. 어린아이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시기인 소년, 소녀들을 위한 좋은 콘텐츠들의 중요성은 특별히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하찮게 보아 넘겼던 TV 시리즈를 접하며 한 소년의 꿈과 세계가 새롭게 바뀌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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