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모카 Aug 03. 2022

요즘 미술, 옛날 미술

선생님은 요즘 미술 세계는 화가의 주관이 자꾸 덜 들어가는 추세라고 하셨다. 예전에는 사람 얼굴에 초록을 넣거나, 그림자에 물건의 색을 투영하는 등 (사실인것이지만 그 사실을 극대화한다는 느낌이다.), 그림을 감상하려면 화가의 의도를 생각하면서 관찰자도 시간을 보내야했었다고 한다. 


요즘은 애니메이션같은 형태의 작품이 많아졌다. 좀 더 그림이 (작가의 의도가 들어갔다기 보다는)사실위주로 변하고 작가의 생각은 얕아지고, 보기에는 예뻐졌다고 한다.


아무래도 입시미술이 사실적인 대상을 위주로 그리고 하다보니, 거기에 갇힌 사람들은 다른 그림을 못 그릴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자유롭게 생각하는 법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사물을 눈에 보이는것처럼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던 말이 머릿 속에 맴돌았다.


그 와중에 미대나온 친구를 만났다.
순수미술을 계속 할지, 아니면 산업 미술을 할 지 고민을 많이 했던 친구였다.
현대미술이 뭔지 물었다.
현대미술은 드샹이 미술관에 변기를 가져다 놓음으로서 시작되었다고 말했다.
드샹에게 변기라는 의미는, 기존 관념과 아예 다른것이었고,
이것이 미술로 인정을 받으며 현대미술이 시작되었다고 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예쁜 것에 치중되어있는 일러스트페어는 어떤 것이냐고 물었다.
그런 페어의 경우, 사람들의 눈길을 확 사로잡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인 것 같다고 했다.
아주 좁은 공간에서, 수백개의 부스 사이에서 나라는 존재를 독보적으로 드러내는 방법 중, 내 작품에 의미를 부여하고 심오한 세계관을 넣기란 어렵다고 했다.
자신이 고등학생 때, 미술의 세계에 대해 고민을 참 많이했었기 때문에 미술에 대해서 얘기해주는 것은 언제나 환영이라고 했다.

참고로, 미술의 세계에서 유명해지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다고 했다.
하나는 좋은 교수님 밑에서 제자, 혹은 후배로 연을 맺어서 인맥을 넓히는 방법이었고,
다른 하나는 한국예술종합학교같은 곳에서 실력으로 여러 전시회 등을 거쳐서 올라오는 방법이라고 한다. 후자는 다작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얘기를 들으며, 미술은 참 음악과 닮아있다는 생각을 했다.
친구는 음악을 하려면 더 자신에 대한 신념이 뚜렷해야한다고 했다.
고등학생 때 부터, 음악을 하는 학생들은 1등 리스트가 벽에 걸리기 때문에, 많은 친구들이 우는 것을 봤다고 한다.
반면 미술은 내가 만족스럽게 작품 활동을 했으면 그것으로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여기서 등수는 매기지 않는다.

이전 05화 일주일에 한 번은 너무 부족해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