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는 것 최악, 사람 모으는 것 최악. 프리랜서로 살기엔 최악체인 내가 잘난 부분이 있다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하지 않았다.
동생은 글을 쓰는 행위도 아무나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듯했다.
즉, 내가 하는 것은 모든게 좋아보이는 상태라는 뜻이다.
사실 나는 글쓰기를 아주 오랫동안 해왔다.
처음은 기록의 형태로 시작했다. 초등학생 때에 용돈기입장을 오래 썼던 아이로 뉴스에 인터뷰를 했던 적이 있었고, 일기는 그 때 부터 쭉 아기를 낳은 지금까지도 계속 쓰고 있다.
대학생이되며 내 기록일지는 스펙트럼이 넓어졌는데, 버킷리스트, 인사이트 노트, 독후감 등 종류가 다양해졌다.
책을 읽는 것도 가리지 않는데, 매년 50권씩 읽다가 최근엔 100권씩은 가뿐히 읽는다.
아주 오랜 세월을 거쳐 읽고 쓰는 활동을 했다. 내가 제일 오랫동안 했던 활동이기에 기록한다는 것은 그나마 자신이 있는 분야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러다 책을 냈고, 꾸역꾸역 두 번째 책도 냈다. 올해 초에 세번째 책을 출간하기 위해 미팅을 여기저기 다녔지만 결국 계약서에 도장은 찍지 못했다. 글쓰기의 세계에 발을 담그긴했지만 아직도 모든게 어려운 산이기에, 감히 넘을 생각은 하지 못한다. 즉, 글쓰기를 취미로 할 뿐이지 이것으로 돈 버는 활동을 하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한다는 소리다. 이것이 내가 가장 자신있고, 재미있어하는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나에게 '잘났다'는 표현은 청천벽력같은 소리였다.
내가 누구보다 더 잘난 부분이 있을리가..?
이 사태의 원인은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우리는 도전하는걸 참 두려워하고 있는구나라는 결론만 나올 뿐이었다.
세상은 내가 보는대로 보인다.
참 심플한 정답이지만 관점을 바꿔서 보기는, 내가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을 뒤틀어버리기는 너무나도 어렵다.
내가 아기를 혼자 보며 힘들어 할 때, 남편이 '관점을 바꿔봐!'라고 했을 때 참을 인을 세 번 생각했던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기도 하니까. ㅎㅎ
사실 나는 다른 사람에 비해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일과 행복 밸런스를 맞춰가며 사는 정도다.
일만 너무 열심히 하면, 당장 내일 죽는 것이 너무 억울할 것이다.
반대로, 당장의 도파민에 취해 휘청거리다보면 삶을 돌아봤을 때 남는 것이 없을 것이다.
나는 삶은 자전거를 타듯이 발란스를 맞춰 사는 것이라는 말을 참 좋아하는데,
이런 이유에서인 것 같다.
나와 반대로, 남편은 가진것이 없는 상태를 아주 두려워한다.
노동을 통해 돈을 버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가난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안다.
그래서 절대 타협할 수 없는 마지노선이 남편에게는 존재한다.
그래서 남편에게 물었다. "왜 나랑 같이 이런 도전을 하는거야?"
남편은 답했다.
"네가 하고싶어하는거기도 하고. 이렇게 사는 것이 마이너스인생으로 떨어지지는 않을거니까. 오히려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하는 것보다 이게 더 안전한 삶이잖아. 겸사겸사야."
그래서 우리는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사는 초보 엄마 아빠로 살고있다!
PS. <마흔살에 읽는 쇼펜하우어>를 읽고있는데, 내가 생각하는 철학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 ㅎㅎ 책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