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있었던 일이다. 같이 일하는 동료가 나한테 1시간 일찍 퇴근하라고 했다. 마감 즈음, 손님이 물밀려 들어왔는데 주방이 곧 마감하기 때문에 내가 필요없다고 했다. '저는 더 일하고 싶어요. 더 있어도 되나요?'라고 하니까, '안돼요. 가셔야해요.'라고 해서 더 황당했다. 그래서 이에 대한 생각을 이어나갔다.
당시의 나는 그 사람이 내 시간을 조정할 권한을 가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순순히 업무시간보다 더 일찍 집에 왔다. 하지만 출산 전 내가 출산급여를 받기 위해서 일해야 하는 의무 시간이 있었다. 또, 일을 많이 할수록 출산급여도 더 많이 받기 때문에 나에게는 일하는 시간이 매우 소중했다. 사실 이런 상황이 아니더라도, 그녀는 나에게 근무시간보다 더 빨리 집에 가라고 할 수 없었다. 내가 일하기로 한 시간은 내가 일할 권리가 있기 때문이었다.
나는 이것을 사장님께 말하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들어왔다. 당시 사장님도 식당에 있었는데, 동료가 나에게 집에 가라고 한 사실은 알 지 못한 채 '00씨는 빨리 퇴근하고 싶으면 마음대로 먼저 가버리네?'라고 오해하기 딱 좋아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것은, 바로 어른들이 말하는 '직장에서 남 얘기 하지 말라'는 것에 위반되는 행동이었다.
이를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는 방법으로는 사장님께 '저 근무시간 동안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같은 객관적인 문구를 쓰는 것이었다. 배정 받은 시간 만큼은 내가 일을 하겠다는 사실의 확인을 할 뿐, 다른 사람을 끌어들이지 않는 방법이었다. 내가 어제 당한 일을 미주알고주알 말해봤자, 사장님이 알고 싶어하는 사정이 아니기 때문에 나에게 손해로 돌아온다는 의견이 있었다. 사장님의 입장에서 생각해 봤을 때, 굳이 고민하고 싶지 않은 세세한 직원과의 마찰을 일렀을 경우 나에게도 미운털이 박힐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내가 고자질하는 유형의 사람이라고 인식이 되는 순간 좋을 것이 없다고 했다. 그렇다고 같이 일하는 동료를 감쌀 필요는 없었다. 객관적인 부분에 대해서만 말을 하면 되는 것이었다.
이와 함께, '너무 무리하면서 일하지 말라'는 어른들의 말이 살짝 이해가 되었다. 그게 무엇이냐면, 사장님은 나를 좋은 사람으로 인식하던, 나쁜 사람으로 인식하던 직원들끼리는 평등하게 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리 동료들은 모두가 일하는 시간을 늘려달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아무리 자신의 뼈를 갈고 무리해서 열심히 해도, 사장님이 나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한정적일 수 밖에 없다. 즉, 사장님이 좋아하는 동료던 그저 그렇게 생각하는 동료던 원하는 바를 크게 차이나게 이룰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 째, 직원은 언제던 떠날 수 있다. 그래서 새로운 사람들을 계속 뽑으며, 기존 직원이 나갈 경우를 대비하는 것이 사장님의 마음이다. 그렇기 때문에 특정 직원만 특별히 원하는 바를 이루게 할 수 없다. 둘 째, 법정 근로시간보다 더 많이 일을 시킬 경우 시급의 1.5배를 더 줘야하고, 노조에 가입시키는 등 복지를 늘리는 등 돈이 너무 많이 든다. 사장님은 항상 다른 사람을 통해 기본 시급으로 일을 시킬 수 있는 입장이다.
'무리해서 일하지 말라'는 말은, 내가 기대할 수 있는 목표를 정확하게 알고 가야 한다는 말이었다. '내가 무리해서 사장님이 좋아하는 일을 한다면, 나에게 특별대우를 해주겠지?'는 방향 설정이 잘못된 기대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내가 일하는 시간 만큼은 열심히 일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서는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에서보다는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을 해야한다.
어른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