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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초롱 Oct 17. 2021

프롤로그 : 생각을 멈추면 답이 보인다

나의 요가 에세이 <생각은 멈추고 숨은 내쉬세요> 프롤로그

나에게는 수많은 질문이 있었다. 특히 가장 자주 생각했지만 도무지 답을 찾을 수 없었던 질문은 '나는 왜 이렇게 살까'였다. 그 밖에도 평범하게 산다는 건 어떤 삶을 말하는 건가. 왜 결혼을 해야 할까,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행복은 어떤 감정일까 등의 질문이 내 머릿속에 꽉 차있었다. 나름대로 답을 찾기 위해 했던 행동은 꾸준히 생각을 해보는 것이었다. 계속 고민을 하다 보면 실마리 정도 찾을 수 있을 거란 기대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인터넷 검색을 했고 원하는 답을 얻지 못하자 유명하다는 자기 계발서들을 뒤적거렸다. 그러나 나는 답을 찾지 못했고 이런저런 생각들의 개수만 폭발적으로 늘어 쉽게 잠들지 못했다..


그렇게 시작된 잠과의 전쟁은 내 일상을 갉아먹었다. 기운이 없고 집중이 흐트러졌으며 사람들이 보내는 작은 자극에도 심술이 났다. 당시 내 일기장은 불만과 부정적인 감정, '짜증'이라는 단어의 반복으로 가득 채워졌다. 답을 찾으려는 시도는 나의 우울감을 증폭시켰다. 무엇인가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될 것만 같은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나는 집착했다. 일에 집착했고 모임에 집착했고 술과 연인관계에 집착했다.


어느 날, '펑'하고 모든 것이 터졌다. 내 몸이 이대로는 못 산다는 신호를 보내온 것이다. 퇴근 후 들렀던 병원에서 나에게 당장 휴가를 내고 일주일 정도 쉬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때까지 나는 내가 아프다는 것조차 느끼질 못했다. 당시에 나는 연예인이라도 된 것처럼 한 달치 스케줄을 다 잡아두었다. 그중 나를 돌볼 수 있는 날은 단 하루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일을 쉬면서 나는 체력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회사 근처 요가원을 찾았다. 처음 하는 동작을 낑낑거리며 시도하면서 처음으로 생각을 비울 수 있었다. 그러고 나니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그 덕에 그날 밤 나는 오래간만에 숙면을 취했다. 그렇게 잠을 잘 자기 위해서 요가를 시작했다..


요가를 하며 머릿속에 가득한 생각의 파도가 잠잠해지자 점점 질문의 답이 보였다. 고민을 많이 하면 답을 얻게 될 거란 나의 생각과 반대로 생각을 멈추니 답이 보였다. 또 몸에 집중하니 나 자신이 보였다. 내가 가졌던 많은 질문들은 내 몸과 마음이 함께 있지 않았기에 생겼던 것들이었다.


최근 예전에 읽었던 자기 계발서를 다시 꺼내 읽어보았다. 뻔한 말 투성이라고 생각했던 책의 한 페이지가 온전히 이해가 되었음을 물론 감동까지 느낄 수 있었다. 허황된 말의 연속이라고 생각했던 작가의 명언들이 모두 내게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 같았다. 이 신호를 기억하며 하루하루 나를 보살피는 시간을 갖자 짧은 기간에 내 일상이 달라졌다. 그리고 내가 알게 된 가치 있는 것들을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다는 마음이 일었다.


예전 같으면 퇴근 후 드러누워 유튜브를 보면서 맥주를 마셨을 테지만 요가를 한 뒤로는 일상이 바뀌었다. 퇴근 후 시간을 글쓰기로 채울 수 있을 정도로 집중력과 체력이 늘었다. 며칠을 연달아 글을 연재하며 내 마음에 나타난 변화와 긍정의 순간을 남겼고 예전과 달리 사람들의 댓글과 반응도 늘었다. 사람들이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정답을 찾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솔직하고 꾸밈없이 나의 경험과 감정을 털어놓기로 결심했다.


누군가 과거의 나처럼 '나는 왜 이렇게 살까'라는 질문을 하고 있다면 나는 여러 말 대신 딱 문장만 전하고 싶다.


"생각을 멈추고 숨을 내쉬세요. 그러면 선명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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