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글을 옮기며
2023년 4월 1일은 첫 텃밭이 시작된 날이다. 텃밭에 대한 꿈은 앞전에 살았던 덕소에서 어느 대학 농장 텃밭 분양을 보고 싹이 텄다. 이사를 오는 바람에 아쉽게 그곳에서는 해보지 못했으나 건너온 동네 양평에 공공텃밭이라는 게 있어 체험을 하였다. 그동안 모은 이야기를 브런치북으로 엮어 보려 하니 서두가 없는 것 같아, 3년 전 블로그에 기록한 설레고 어설픈 분위기의 처음을 옮겨보며 시작한다.
<첫날>
신청한 공공텃밭이 운 좋게 당첨되어 4월 1일 개장하였다.
몹시 궁금하여 상황이나 살피러 그 장소에 갔는데 모두에게 거름을 3포나 준다. 거름을 뿌리고 흙을 고르는 이른 아침 새 같은 분들이 보여 우리도 갔으니 따라 해 보았다. 기본적인 농기구가 준비되어 있어 맨손으로 간 이도 시작하기 쉽다. 딱 보기에 초보티가 났는지 훈수 두는 어르신들이 여기저기다.
뭘 심을지 먼저 정해야지!, 한결같은 말씀들.
전문가들이 옆에 계시니 많이 물어보고 도움을 청해야겠다. 거름을 뿌리고 흙을 골라놓고 왔고 다음 주쯤 작물을 심을 것이다. 일주일 동안 뭘 심을지 모종 가게를 둘러보고 계획해 봐야겠다. 주로 쌈채소가 되겠지만.
<두 번째 방문>
드디어 쌈채소를 심었다.
이틀 동안 촉촉이 비가 온 후라 땅이 포근포근, 심기에 알맞았다. 상치 3종류, 쑥갓 모종을 심고 바질, 라벤더, 스피아민트 이렇게 허브류 씨를 뿌리고 왔다. 꼭 놀이하는 기분이라 아직 실감이 안남. 밭일할 때 알맞은 신발도 필요하고.. 하나씩 갖추어지겠지? 내일은 현장에서 교육도 있고 장날이고 바쁘다.
<세 번째 방문>
텃밭 작물들도 다 심는 때가 있는데, 모종 가게에는 일제히 거의 다 나와 있다. 기온이 갑자기 올라서일까.
들뜬 마음에 심고 보니 토마토나 고추, 가지등은 5월에 심는 걸로 되어 있다. 봄꽃도 한꺼번에 피는 세상이니 괜찮겠지?..
욕심부리지 않고 조금씩 심기로 하여 휑하지만 종류는 여러 가지다.
상추류, 쑥갓, 토마토 3종, 고추 2종, 들깨는 모종을 사다 심었고, 부추, 방아, 당귀는 시골에서 파다 심었고, 바질, 스피아민트, 라벤더는 씨를 뿌려놨다.
가장 수확이 기대되는 건 토마토다.
유튜브를 보고 키우는 법을 배우고 있는데 열매가 열리기나 할는지? 초록잎 사이 발갛게 익을 모습은 상상만 해도 침이 고인다. 흙을 헤집고 가르면 올라오는 냄새가 참 좋다.
함께하는 텃밭 가꾸기의 또 다른 재미는 뒷짐 지고 다른 집 밭 둘러보기인 것 같다.
이렇게 시작이 되었다.
오래전 일 같기도 당장 또 시작될 것 같은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