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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련 Sep 19. 2024

욕망하자. 야욕하지 말고.

“삶을 즐기십시오. 욕망을 추구하십시오. 가질 수 있는 모든 열락을 얻으십시오. 진리는 깨닫지 못하나, 깨닫거나 다를 바 없습니다! 헛되이 고상한 진리를 추구하지 말고 당신의 욕망을 따르세요.” 


tv에서 강연자가 힘 있는 목소리로 자신의 사상(思想)을 주장하는 것을 보았다. 꽤나 유명한 연설가라고 했다. 헌데 강연하던 그의 표정이 갑자기 굳었다. "떠들 거면 나가시오!" 


강연자가 구석에서 떠들던 청년들에게 소리쳤다. 청년 한 명이 강연자를 향해 주먹을 꽉 쥔 채 팔을 들었다. 청년이 웃었다. 동시에 청년의 가운뎃 손가락이 주먹을 비집고 올라왔다. 불쾌한 손가락 모양새를 본 강연자의 얼굴이 뻘개졌다. 그가 연단 아래의 청년을 향해 달려 들어 멱살을 쥐어잡았다. 곧이어 서로 주먹을 날리는 그들로 인해 강연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삶을 즐기라, 욕망을 추구하라, 강연자의 모든 주장은 옳다. 하지만 그렇게 떠들어대는 자신은 정작 삶을 즐기지 못하고 욕망을 추구하지 못하고 있었다. 누구의 욕망이고 누구의 즐거움인가? 욕망(慾望)과 야욕(野慾)을 구분하지 못하면 생생한 이 꿈속에서 길을 잃는다.


그의 즐거움은 자신의 말에 귀 기울이는 타인에 기대고 있으니. 그는 타인의 노예다. 그에게서 대단한 자부심이, 우월감이, 동시에 열등감이 보였다. 그와 같은 이는 결코 변하지 않는다. 그렇게 존재하면서 세상의 혼란만 가중시킨다. 완고하고 처절한 자신의 위대한 사상의 늪에 빠져서. 슬프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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